한 잔의 杭州

무심코 찔러보는 호기심일지도 모른다

파란 잔디 위엔 묵은 낙엽이 공존하고

서호(西湖) 녹수(綠水)는 세상을 머금고 있다

언젠가 한번쯤은 살고 싶은 이 하늘 아래

숱한 인연들이 버들꽃씨처럼 오가고

좋아하는 찻집에서

인생을 관조하는 늙은이 되어

아득한 숨결을 한 모금씩 마실진대

보거라

하얀 나비 한 쌍이 잔디와 낙엽을 희롱하며

이렇게 살아가라 하더라

그렇게 놀다 가라 하더라

*(개똥시인의 덧글)

세상은 넓고 가보고 싶은 곳은 많습니다.

지난 가을 중국인 친구의 초대로 중국 항주를 찾았을 때

오후 한나절을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서호 호숫가 찻집에서 황산 마오펑 녹차를 마시며

조용한 사색을 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