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로 살고 싶다

                                           저니

내가 사는 사회는 포장된 순수만을 추구한다.

아이들의 동심.

처녀의 순결.

새해 첫 먹은 마음.

남녀의 순수한 사랑.

그러나..

아이들의 동심이 한때 일그러지고,

처녀가 자신의 순결을 지우고,

새해 첫 먹은 마음이 여지 없이 꺾이고,

남녀의 순수한 사랑이 싸움으로 얼룩지면..

이내 모든 것이 무너진 듯 넋을 놓고 개탄 만을 한다.

고무신 문화라고 한다. 장마 때 고무신속에 버선이 젖지 않게 사분 사분 걸어가다

물이라도 튀어 젖어 들어가기 시작하면, 다 포기하고 첨벙 첨벙 걸어 가듯..

이런 세계에 나는 산다.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아니 나에 대한 포기는 하지 않고 산다.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않지만 썩은 퇴비에서는 씨앗이 움트기 때문이다.

그래 내가 사는 이유이다.

진정한 순수는 깨끗한 도화지에 한 점의 티없이 그려낸 그림이 아니다.

그릇된 동심을 바르게 이끌어 가려고 하는 것

순수와 순결이 처녀와 창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

새해 먹은 마음은 매번 지키지 못한다고 해도 매번 포기하지 않고 이루려 하는 것

남녀의 사랑이 깨어졌다고 해도 나 자신의 사랑이 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순수를 품고 살아가는 나를 매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