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인터뷰가 끝날 때 쯤..

준비해간 부채와 붓펜을 들고 검토실을 찾았다.

행사장 옆쪽에 마련된 검토실에는..

선수들과 기자단이 있었고..  검토를 위한 바둑판도 마련되어있었다.

유창혁 사범님께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은하 : 사범님.. 저 왔어요.

유사범님 : 아.. 왔어요? ^^

은하 : 저.. 여기 싸인 좀 부탁드릴께요.. 몸이 아프셔서 병상에 계신대요.. 건강하시라고 싸인 좀 부탁드릴게요.

정성껏 싸인을 하고..

어떤 문구가 좋을까 주변 분들과 상의를 하시는 유창혁 사범님.

너무 고맙고.. 염치가 없어서.. 차마 악수는 청하질 못했다.

지난 5월부터 유사범님의 악수를 별렀(?)는데..

아아.. 도대체 언제 할 수 있을까..?

이제 슬슬.. 은하도 승부욕이 생긴다.

언젠간 하고 말 거야~! (치토스?)

집이다. 

오자마자 속눈썹부터 떼고.. 화장을 지우고나니..

아~ 이제 살 것 같다...

가방을 열어 유창혁 사범님의 싸인 부채를 끄집어냈다.

곧 내 손을 떠나야 하는 부채이지만..

구하는 단계부터 정성을 들였기에..

그간 정이 들었는지.. 애착이 간다.

지인의 고향에 계신 아버지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병상에서도 바둑을 즐겨두시고.. 바둑TV도 자주 보시는..

유창혁 사범님의 오랜 팬이시라는 그 분께..

좋은 추석선물을 마련해드리고 싶었다.

유창혁 사범님의 삼성화재배 8강진출..

그리고 삼성화재배 기념부채가 나왔다는 이야기..

이 두 가지 소식을 듣고는 이거다! 싶었다.

일단 아는 사범님들께 연락을 해 한게임에서 나온 기념품 보따리(윷놀이셋트, 바둑책, 부채)를 통째로 얻었다. (사실은 빼앗았다. ^^;;)

그래서 챙긴 부채를 먼먼 경주까지 고이 모셔(!)왔다.

헤헤헤..

부채야.. 좋은 곳으로 가야해.. ^^

가서 행운의 부적이 되주렴..

화장을 지운 것도 잊고..

부채를 펼쳐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정말 신이 난 얼굴..

눈도 반달눈에 화장도 지웠지만..

이번 투어사진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내 얼굴이다.

유창혁 사범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부채를 받으실 신 선생님..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