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어색함이란....
나도작가 코너,
인사말이랍시고 글을 하나 써 두었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하루종일 촌놈이 양복을 입은 듯 엉거주춤, 없던 멍석이 깔린 탓인지 안절부절, 댓글 하나 달려니 허전한 마음에 제대로 손이 안간다.

시골 촌집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동안 정 들었던 촌집(?) 매니아광장에 대한 애착심이 아직도 묘한 발목을 잡고 있다.
물론 매니아광장에 처음 글을 올릴 때도 이와 유사한 느낌이었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그 무엇이? 있다.

그래, 매니아광장은 그냥 글을 쓰고 글을 읽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곳은 많은 기우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었다.
글을 읽으며 댓글을 쓰고, 댓글을 읽으며 댓글을 쓰던 그래서 나누던 서로의 대화는 오프라인에서 나누는 대화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소중한 정서의 오고감이었다.
마치 꿈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 툭 던지며 지나가는 한 마디, 한마디가 쌓이고 쌓여 나에겐 소중한 삶의 쉼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화령의 달빛이 흐르는 문경새재의 돌담길을 돌며 도란도란 나누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아직도 빛바래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다.
무슨 일인지 통 뵈지 않는 연인님, 경인옥돌님, 박사르님.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항상 곁에 있는 손종수님, 천라지망님(별천지님: 실데없이 개명을!), 소라네님,
지금은 시집을 가 잘 살고 계실 류향님.
다시 뵙고 싶은 그리운 이름들이다.

매니아광장에 들락거린 지 3년 6개월.
이 기간은 나에게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추락과 좌절, 오욕과 서러움이 함께 한 암흑의 기간이었다.
그 깊고도 깊은 어둠속에서 부족한 자신을 향해 울부짖듯 글을 쓰고 그리고 말할 수 없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언제나 나에게 녹차향의 격려를 주신 웃는향이님, 바둑톡톡님, 아스라이님, 한솔몽스님, 한결푸름님.
잔잔하면서도 알 수 없는 따뜻함을 주시던 우공이산님.
무뚝뚝한 어투로 어깨를 토닥이던 오로묵시록님, 비밀경찰님, 카너모리님.
먼 이국의 하늘에서 유성처럼 날아와 나의 마음을 짠하게 하시던 무정님, 한벗들님, 술익는향기님.
글도 잘 쓰시고 재치로 나를 미소짓게 하시던 음모자님, 수응진타님, 명해설자님, 나무등지고님.
글방 훈장님같이 나에게 배움을 주신 사문난적님, 풍진객님.
마음의 스승님 같으신 산중어르신.
미천한 나를 홀아비 대장으로 섬겨 나에게 폭소를 주시곤 하던 누항사님.
나와는 영원한 맞수일 것 같은 노털파도님.
풋풋함으로 나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시던 선비무도님.
그리고......(^^) 소소협사범님.
그 외 대명을 바꾸어서 도무지 누군지 알 수 없는 많은 님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인사로 대신하고 싶다.

무엇을 어떻게는 아직 모르겠다.
그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개길에서 가끔 힘들 때 여기에 마음의 짐을 풀어 놓고 땀을 식히며 살아가는 이야기나 하면 좀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걱정도 많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물어보고 싶다.

"헤~ 이 양복 좀 어울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