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동생들 앞에서 무섭고 외로워도 당당한척하며 살았고

초딩 때는 그냥 의연한척하며 노는 재미에 빠져 살았다

중딩 때는 내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조금 고민하다보니 지나갔고

고딩 때 무언가 보여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의에 맞서는척하며 반항으로 살았다

그리고 사회로 들어서 도리를 한답시고 효자인척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족쇄가 되어 잃어버린 시간은 고사하고 남은 시간마저 제약을 받는다.

척하며 살았는데 또 그렇게 살으라니.

마음으로 행한다면 그 떡으로 만백성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데

내세우지 않으면 게으름을 숨기는 방편이요 실속을 챙기며 훗날 변명거리가 되고

억지 춘향에겐 암행어사 출두도 없다

실천 행

그 가식의 삶을 위해 오늘도 홍두깨를 씻어 놓고 나에게 술 한 잔 따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