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말에 고교 동창회에 나갔더니 별로 친하지 않은 어느 친구 놈이 이런 말을 내게 들려 주었었다. '너는 자서전을 남겼으니 죽음 앞에서 비교적 떳떳하겠다. 솔직히 아무리 폼나게 인생을 살았더라도 알아 줄 사람이 없을 뿐더러 죽으면 인증 샷이 전혀 없다'라는 말이었다. 

모 카페들에서 내가 자서전을 냈다고 공개하였더니 두어 분이 내 자서전에 쓴 것에 대하여 강의를 하여 달라고 청탁하여 왔으나 거절하였다. 내가 강의 체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내 자선전을 읽었던 두 여인이 자신의 어렸웠던 시기를 떠올리면서 눈물을 지었다는 말에 나도 살짝 감동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냥 인사치례인지는 몰라도 많은 지인들이 내 자서전을 아주 재미있게 읽어 보았단다.   

차제에 자서전 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문우로 부터 '강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받아 다음과 같이 강의 개략을 요점 정리하여 보았다. 내가 자서전 강의를 직접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자서전은 인생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분이 쓸 수 있는 문학 장르이다. 소설이 허구를 지향하는 반면, 자서전은 개인의 경험담을 글로 쓰는 것 이다. 내가 누구이며 가족관계, 사회에 대한 적응 등에 대하여 기술하되 자신만의 풍부한 경험담을 쓰면 된다. 

성장과정에서 풍부한 경험담을 주로 쓰되, 주제를 선별하여 독자의 감흥을 일으켜서 감동을 줄 수 있어야야 한다. 거주지, 가정, 사회(학교, 직장, 단체), 취미, 종교 등을 다를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특별하고 인상적 체험담 중심으로 써나간다. 

살아오면서의 개인 사정, 자신의 성격, 사회상, 시대풍조, 정치 및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 자신만의 주제(반성, 깨달음, 교훈, 정보, 주장) 등이 가미되어 있어야 한다.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과거 및 현재를 기록하면서 미래에 대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다. 자신의 전기를 수필처럼 사실을 기록하되 소설다운 구성, 흥미, 읽는 재미로 쓴 사람의 인생관, 교훈, 지식, 정보 등을 넣어야 한다. 전기는 자서전과 달리 유명한 인물의 일생에 걸친 사적(史蹟)을 후세 사람이 기록한 글이다. 
 
자서전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나 갈등 양상, 줄거리, 그 안에 있는 사건과 행위 등을 포함한다. 자서전에서는 그 개인이 속했던 사회 모습, 시대 풍조나 관습, 문화적 현상 등을 읽을 수 있다. 자서전은 흔히 노년기에 들어쓰므로, 자신의 생애를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지나온 삶과 사물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