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인 1998년 일본을 국빈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

일본이 한국 투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외환위기를 부채질한 게 얼마 전 일이었을 때다. 김대중은 “일본이 한국 등 아시아에 큰 희생과 고통을 안겨줬지만 이제 달라졌고, 경제 대국으로서 아시아 국민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길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했다.

“20세기 한일 관계를 마무리하고 21세기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이념에 입각해 정치·안보·경제·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자”고도 했다.

‘일왕’이라 해야 한다는 주변의 의견에 김대중은 “일본에 대한 감정은 이해하지만, 상대 국민이 원하는 대로 천황으로 호칭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나도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김대중은 일본 방문 내내 ‘천황 폐하’라고 했다.

폐하(陛下)는 궁전에 오르는 계단 밑이라는 말이고, 신하가 황제에게 하는 극존칭이다.

땟국물 클럽 멤버들의 분기탱천대로라면 원조 골수 ‘토착왜구’는 김대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