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많은 사화 사옥들이 있었지만 가장 참혹했던 것은 기축사화(사옥)일 것이다.

모사꾼 송익필은 성질 급한 송강정철에게 귀띰과 속닥거리고 정철은 오밤중, 상선을 만나 어린궁녀와 운우지정으로 파김치된 선조를 깨우게 한다.

잠결에 역적이란 소리에 식겁한 선조는 엉겁결에 파발마를 띄우라 고함친다.

역적토벌 파발이 뜨면 1호경계령이 발동되고 모든대신들은 대전집합명령을 받는다.

선비 수천명이 비명횡사하고 그 가족들은 노비로 전락하는 피바다의 단초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날밤.....

재빠르게 피신한 가족들은 남부여대 보따리 챙겨 멀리 산속으로 더 깊은 산속으로 도망을 간다.

졸지에 상놈전락은 물론이고 하루하루 생계를 고민하는 신세로 떨어진다.

잡히면 삼족을 멸하고 아녀자들은 권력에 빌붙은 자들의 몸종이 되어버린다.

성도 이름도 감추고 화전민으로 백정으로 도붓장수등으로 전전하게 마련이다.

경순왕의 둘째아들의 후손이자 고려시대 명장 김방경의 후손인 백범김구선생의 조상들도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

백범역시 한때는 백정질로 생계를 이었었다.

용인 백암엔 자점보가 있다.

저수지를 이용 수로를 만들어 농사에 획기적정책을 펼칠 정도로 김자점은 행정엔 탁월 하였지만 과격한 성격으로 인해 탈이 나버린다.

다른 것은 몰라도 광해군의 외교정책만은 인정하였던 그는 청나라대군과의 일전을 기피하면서 인조의 눈밖으로 밀려나고 결국 역적으로 몰려 부자가 함께 죽는다.

그 김자점의 후손중 한사람이 백범선생이다.

성삼문을 비롯한 사육신의 가족과 후손들도 참혹한 죽음을 당하던가 도망하여 천민으로 살아 가게 되고............

수많은 사화들은 그렇게 상놈 천민들을 양산한 것이 조선시대 역사이다.

우리들이 들먹이는 양반상놈은 그렇게 처참하되 허망한 분별일 뿐이다.

장택상의 젊은 비서 YS(김영삼)는 장택상이 선거운동차 칠곡왜관 읍내에 들른다.

마침 장날이라 거리가 꽤 번다하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사방을 울린다.

“똥 퍼! 똥퍼어어어어....!”

연설장 안내멘트담당이 목소리 시원찮고 마침 콧물감기까지 걸려 훌쩍거리는 참이다.

YS가 ‘똥퍼’의 구루마를 멈추게한다.

“아재, 똥퍼모 하루 얼매나 버노?”

그렇게 어찌어찌하여 그 똥퍼는 졸지에 장택상이 연설장 바람잡이 마이크를 잡는 신분상승을 하게된다.

사람팔자 아무도 장담 못한다.

그 장날 YS와의 만남이 그의 운명 수레바퀴를 180도 틀어버릴 줄이야....

장택상이 자유당소속으로 당선되고 YS의 정치적미래 또한 더 밝아진다.

똥퍼 또한 선거철에 마이크잡지만 평소엔 장택상이 비서들의 꽁무니에서 서류가방을 들고 따라 다닐 정도로 신임을 받게되고....

나중엔 YS의 선거운동까지 열렬하게 하는 상도동파 최말단이지만 모가지에 그래도 힘좀 주는 인물로 출세한다.

장군쫄따구 끗발이 대대장 중대장 끗발보다 더 센 경우가 허다한 것이 우리들 세상사니까.....

똥퍼는 두아들의 교육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서민들 한달 생활비 두세배되는 과외비를 지출할 정도로 말이다.

결국 아들들은 서울대등 일류대 진학을 하게되고 한놈은 사법고시까지 덜컥 붙어버린다.

검사시보 임용을 거쳐 일선에서 활동하던 큰아들은 보다 큰 야망을 위해 사표를 던지고 잠시 YS비서 직책을 하다 민자당소속으로 모지역구 출마를 하여 당선된다.

간혹 티비에 판때기 보이기도 했지만 한때는 위세가 대단하였다.

지금은 정계은퇴를 하였고 워디서 바둑이라도 두는지 죽었는지 알 수는 없다.

국회의원현직 당시 큰아들은 대단히 보수적 정치인이었다.

그가 보수이던 진보이던 탓할 바는 못된다.

조상내력을 보자면 보다 진보적이어야겠지만 수십수백억 자산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 재산 지켜내겠다는 일념은 보수로 기울기 마련이겠지만 정치적행보로 미루어 그는 수구에 가까운 인간이었다.

양반 상놈 들먹임이 허망하듯...진보 보수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 인식의 허상과 의식의 맹종을 경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참 인간의 모습인가?라는 화두를 늘 자신에게 질문하는 인간말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충성 애국 이런게 아냐.....중요한 것은 진실이야 진실......이라고 수없이 티비에서 되뇌이던 ‘이영희’선생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