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로광장 시절이나 여기에서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있다. 왜곡·선동질·모리배질·헛발질·똥멍충이질에 대한 바로잡기와 적절한 응징이다. 반론을 주로 해왔다. 그런데 뭐? 내가 십년 전부터 쓴 모든 글이 정치글인데 이제 와서 쫄아서 정치글 쓰지 말자고 한다고? (내 반론에 찍소리 한마디 못하면서 말이지.^^;;)

아지메에게 주는 숙제.

사기 치지 말고 자유게시판에서 반론이 아닌, 내가 선제적으로 쓴 정치글 다섯 개만 가지고 와봐.^^

아래는 내가 과거에 정치글은 삼가자고 오로광장에 썼던 글이다. 참고하라고 가져온다. 여기에 등장하는 돈오점수로는 소판돈이다.

일관성을 잃은 영자 언니

다이아몬드와 금이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희소성 때문이야. 그래서 경제학은 희소성에서 시작하지. 정치하는 애들이 아귀다툼에 골몰하는 이유가 국민을 위해서 그러는 줄 알아? 아니야. 그것도 권력이라는 희소성 때문이지. 아무나 만질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이니까.

세상에는 답이 없는 것들이 꽤 되는데 그 중에 둘만 꼽자면 하나는 신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더 성장을 해야 더 크게 분배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와 이만큼 성장했으면 더 큰 분배가 있어야 한다는 (정치라기보다는) 사상과 이념이야. 그래서 나는 종교와 사상과 이념의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쿨한 편이야. 서로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면 그만이니까. 답이 없으니까.

경영학에서는 매니지먼트의 기술 외에 중요하게 여기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야. 나는 어느 정도는 기업들이 실천하고 있다고 보지만 더 통 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를 바라는 사람이야.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지.

모범택시 기사가 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정면으로 들이 받은 사고로 호텔 측이 5억원가량의 피해를 입었을 때, 운전기사의 형편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고 피해를 변상받지 않도록 하고 그 기사의 병원 치료까지 부담했지. 또 그녀는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호텔 소속 임직원들을 동원해서 조리법 컨설팅과 식당 환경을 개선해주는 소상공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어.

오로광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도 야멸차게 눈물 쏙 빠지도록 정치권을 나무라는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응접은 하되 먼저 나서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어. 오로광장은 그런 자리가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지. 그래서 지난번에 술자리에서는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금물이라고 얘기한 거야.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을 줄을 알아야지.

돈오점수로부터 시작되어서 code0jj까지 이어진 소동이 볼썽사나운 설전임을 나는 잘 알아. 그래서 영자 언니의 칼질을 예상했었고, 그래서 그녀의 기승전결을 무시한 ‘퐁당퐁당’ 칼질 외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는 거야. 논리 정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정곡을 찌르는 삼삼경천님의 안철수에 대한 감상까지 정치적인 글이라는 이유로 칼질하는 것을 보고 영자 언니가 이번에는 오로광장 운영에 대한 방침을 확실하게 정한 것 같아서 기대가 컸어.

그런데 이게 뭐냔 말이야. 자신은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다면서 <먼길, 말몰이꾼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정치적인 글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던 돈오점수로가 정치 본색을 드러내며 ‘청와대의 암캐’ 운운한 정제되지 않은 정치적인 글은 왜 수수방관하느냐 말이야.

나는 그동안 오로광장에서 수많은 욕지거리를 받았지. 하이에나 같은 놈, 미친 놈, 성적변태자, 성폭행범 김길태, 만약 여자였다면 친한 친구의 서방조차 간식으로 냠냠하고도 남았을 놈 등등이 그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분노한 적은 한 번도 없어. 모래알만큼도 상처받은 적도 없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아.

그런 내가 4년 전에 ‘모욕죄’로 고소한 적이 있어. 나를 성폭행범 김길태라고도 하고 만약 여자였다면 친한 친구의 서방조차 간식으로 냠냠하고도 남았을 놈이라고도 했던 애를 ‘모욕죄’로 고소한 거야.

내가 고소한 이유는 그 아이가 미워서가 아니야. 영자 언니가 내 글은 모조리 칼질하면서 저 증오의 악다구니로 가득한 글은 관대하게 신주단지 모시듯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나는 영자 언니의 편파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고, 증명하고 싶었으며, 그녀가 깨닫기를 바란 거지. 고소한 직후에 그 글은 사라졌어. 영자 언니가 한 것인지 겁먹은 그 아이가 스스로 한 것인지는 나는 알 길이 없지만.

불행하게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영자 언니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요즘 악연도 인연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어. 이렇게 질긴 인연도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어. 저 겁먹었던 아이가 난빈삼각인데 이 아이가 돈오점수로이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