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박완서의 단편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쳐 드립니다]는

험한 세상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전쟁과 피난의 시절, 어머니 탓에 기지촌에서의 삶을 살아내야 했던 여자는

자신의 삶도 평탄하지 않아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게 되고

꿈 많고 부끄러움 많던 소녀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여자가 됩니다.

세 번 째의 결혼 이후

지방살이를 청산하고 서울에 돌아 온 어느 날

종로를 지나던 여자는

서울의 한복판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한국인 관광 안내원의 말을 듣습니다.

여자는 성장한 이후 줄곧 잊고 살았던 부끄러움을 문득 느낍니다.

일본인들에게

한국인 소매치기를 조심하라 안내하는

한국인 관광안내원

박완서의 저 소설 읽으며 여자가 부끄러운 만큼이나

나도 부끄러웠던 젊은 날의 기억이 문득 새롭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어떤 분이 일갈하셨지요.

그렇습니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사람됨의 시작이며 끝입니다.

부끄러움이 남아있다면 당신은 아직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쓰고…

지우고… 

또 쓰고… 

또 지우고…

정성들여 길게도 쓴 글

다시 읽어보니 부끄러워 지우는 당신은

지 똥 지가 먹는

식분증食糞症 걸린 개가 아니라

아직은 천선遷善의 여지가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