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씨는 라면을 먹어도 가장 매운 불닭매운라면 아니면 젓가락 얼씬도 안한다.

밥상엔 반드시 쌈장 혹은 고추장 곁들인 풋고추가 올라와야 한다.

그 것도 새끼손가락 보다 조금 큰 청양고추로...

어쩌다 여럿이식당에라도 가면 풋고추를 꼭 찾는사람이다.

 청양고추든 머든 매운 것을 찾는다.

코로나 때문에 역시 타격을 많이 받은 곳은 기원이다.

부담없고 낮익은얼굴들 매일 볼 수 있고 내기편바둑이라도 벌리는 날이면 하루해가 금방 간다.

세월도 시절도 하 수상하니 요새는 기원도 영 썰렁하다.

사람들이 모이는 기원은 아무래도 꺼림칙하여 대개들 집에서 인터넷바둑을 두나부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던 사람들도 며칠에 한번 얼굴내밀 정도이니 요 일이년 원장의 얼굴엔 시름이 깊어간다.

마땅한 바둑상대도 없어 서넛이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비상구를 열면 별도로 마련된 흡연구역이 있지만 손님이 별로 없으니 과거처럼 그냥 실내에서들 피운다.

“아...칠십줄에 접어드니까 말이여 몸이 영 말을 안들어...니는 어떠노?”

농담잘하고 잘 웃기는 박사장이 뜬금없이 말을 건넨다.

가락시장중매인 출신인데 타고난 부지런함과 몸에 벤 근검절약으로 말년엔 버젓한 상가주인이다.

상가라고하니 상상과는 달리 그냥 단층짜리 시장근처 가게가 너댓개달린 오래된 건물이다.

얼핏보면 다 찌그러져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 것이 월 삼사백이 들어오는 황금거위알이다.

코로나 때문에 임대료 인상은커녕 작년 일년은 반만 받은 착한건물주이다.

“뜬금없이 먼 몸타령이여...혈색만 족쿠마...”

“아...그게 말이여 요샌 통 잘 서지도 않고 설사 이게 섰더라도 작업들어가면 금새 서리맞은 가을 배추여...아 글씨..”

늘 점잖키만한 서교장이 입을 연다.

“너...비아그라 사용안하나?”

“그 것이 혈압 때문에 의사놈이 처방을 잘 안해주는데 어쩌다가 처방해 줄때도 있고...”

“내가 친목회 갔다가 어떤넘에게 들었는데 비아그라는 어차피 화학제고 청양고추를 살짝발라보라그라더라...”

“그라마 오래가까...그거 디기 매운데.....”

“아 그러이 듬뿍바르능기 아이고 살짝말이다 살짝...”

“니는 그거 청양고추살짝 발라봤나?”

“그 것이 문제는 하고나도 여운이 서너시간 간다는 것이 쬐끔 문제여...”

“여운? 그게머고?”

“아 이사람 그게 혼자하는게 아니고 마누라가 있는데 그거꺼정 설명해조야 되낭”

“푸하하하..그그기 그렇지 허긴..하하하”

객적은 농담에 늙은이 네명이 모여 간만에 파안대소들 한다.

불타는 금요일저녁이다.

과거 같으면 부부생활에 아주 중요한 날이다.

아주 과거엔 토요일이 주말이었지먼 요샌 금요일이 주말이다.

늙은백수에겐 허긴 매일이 주말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김만복씨는 오늘 청양고추를 임상실럼해 보기로 하였다.

냉장고야채칸과 김치냉장고 아랫서랍에도 흔히 있는 청양고추는 만만하기만하다.

마누라 좋아하하는 망고까지 사들고 귀가한다.

“식사 할래요?”

“응 해야지...”

“그 건 뭐에요?”

“자네가 좋아하는 망고..”

“흐....웬일이야...”

다 늙었지만 그래도 젊은때의 미색이 조금은 어른거리는 마누라이다.

한때는 사내들이 길 가다 쳐다보기 마련인 여자였지만 늙으니 다 허망하다.

때론 불쌍하기도 하지만 그 것이 인생인데 워쩔것이여...

과일봉지를 건네주며 마누라허리춤을 툭 친다.

근래엔 안하던 짓을 하는 늙은서방을 바라보며 조금 민망한 표정을 짓는다.

욕실에서 청양고추를 비틀어 씨를 변기에 버린다.

싸한 매운내가 코를 자극한다.

살짝 그래 살짝....

검지로 즙을 살짝 찍어 남성중앙의 골이팬 곳에 살짝 바른다.

몇초지나지 않아 약간 화끈거리는 느낌이든다.

‘아 화학제재도 아니니 신체에 해로울리 만무겠지...’

살짝 찍어바르고 남은 고추를 변기에버리고 물을 내린다.

늙은 마누라는 젖이 안나와 분유로 아이들을 키워 가슴은 아직 팽팽하다.

수유한 여자들의 가슴은 바람빠진 풍선처럼 되어버린다.

불꺼진 방엔 교교한 적막만이 흐른다.

이불깃 스치는 소리와 쓰다듬는 소리까지 들릴정도로 고요하다.

“오늘 갑자기...어머..어머...이양반이..”

운우지정의 시간을 가진 것이 한달이 되어가니 거의 잊어버릴 정도인데 오늘 새삼스레 다가오는 늙은서방이 싫지만은 않다.

소 닭쳐다보기식의 나날이었는데 오늘은 무슨 날잉가 하고 생각을 더듬는데 손이 불쑥 들어오며 살짝 걸친 것을 끌어내린다.

김만복씨는 약간의 화끈거림을 수반한채 봉사를 시작한다.

“여보..이상해요....이상해요..”

이 건 무에 완전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 느낌이다.

상호간의 화끈거리는 마찰에 쌍방이 모두 불에 데인 것 같은 뜨거움이 진동을 한다.

“여보...여보...나..나죽어......응응....”

정성스레 씻어도 중앙의 싸한 느낌이 꽤 오래간다.

잠자리에 돌아와 두사람은 간만에 금새 골아 떨어진다.

부인은 이상한 경험을 준 늙은서방이 자주 엉뚱한 짓을 하여 그렇지.......믿음직하기도 하고 귀엽기만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