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특정 정당을 더욱 더 일관되게 지지하게 되었다.
이는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을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편 정당을 더욱 더 싫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양극화된 정치적 정체성은 얼마나 더 강력해졌을까?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랜 세월 미국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왔던 '인종 정체성'보다도
더욱 강력해졌다고 한다.
당파성이 이젠 인종 차별조차 넘어섰다는 것이다.
당파적인 적대감은 미국 사회가 허용하는 몇 안되는 차별로 계속 남을 것 같다.
"정치적 정체성은 이제 증오를 위한 그럴듯한 구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자신을 벌레나 쓰레기 쯤으로 치부할까봐 체면 때문에라도
인종이나 젠더 등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감정을 함부로 드러내지 못하지만
정치적 정체성은 예외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발산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견해를 접하며 그러한 정체성을 교정할 수 있을까?
정치, 사회학자들이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별로 그렇지가 못하다고 한다.
공화당원에게는 진보적인 트위터봇을,
민주당원에게는 보수적인 트위터봇을 팔로우하게 했지만
두 집단 모두 반대 의견을 들은 후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더욱 강화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인터넷의 발달은
양극화된 개인과 극단적인 정치인의 연결 통로를 더욱 확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전에는 정당들이 극단적 성향의 후보들을 스스로 걸러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어떤 유형의 정치인도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에 불만을 갖고있는 개인들에게 직접 자신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에 대한 정당의 통제도 점점 약화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강성 당원과 약한 정당'이란 말로 요약한다.
그렇다면 정치 양극화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저자는 "내가 내린 처방보다는 진단을 더 확신한다."면서도 몇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다당제 친화적인 정치제도로 여겨지는 비례대표제와 중선거구제, 순위투표제,
그리고 좀 더 실질적인 삶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지방정치의 강화가 그것이다.
저자의 진단과 처방이 한국사회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수 있을까?
이미 우리나라의 정치 양극화 현상은 미국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고질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광적인 팬덤 현상도 문제지만,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증오와 저주의 정치셈법 역시, 나날이 도를 더해 간다.
이게 민주주의의 위기인 것인지,
아니면 겉만 번지르르한 민주정치의 진짜 민낯인 것인지
갈수록 헷갈리는 요즘이다.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원제 - 우리는 왜 양극화되었나) : 에즈라 클라인>
프레시안 books 발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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