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 교수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병리적 문제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서 교수 특유의 재치와 허를 찌르는 신랄한 풍자로 뼈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엔지오프레스 = 글 서민 교수]

사례 1. “어찌 이리도 모진 것이냐?”

2021년 3월 3일, 한겨레신문 선임논설위원 박찬수가 쓴 칼럼 제목이다.

그가 이 글을 쓴 이유는 황송하게도 내 글 때문,

‘조민 추적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목의 내 칼럼은 2월 27일 조선일보에 실렸다.

박찬수는 그 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지난 토요일 <조선일보>에 실린 서민 교수의 칼럼, ‘조민 추적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글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강퍅하고 정치적으로 모진 공격에 몰두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 교수는 “부모의 죄가 곧 자식의 죄다. 똑똑히 지켜보고 종놈이 법을 어기면 어찌 되는지 뼈에 새기거라”라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대사를 인용하면서, ‘연좌제에 반대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을 언론이 뒤쫓는 건 연좌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가 말하고 싶은 건 실은 이것일 게다. ‘때론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물어도 된다. 반성하지 않는 자에겐 그 어떤 관용도 필요 없다.’]

좌파 기자답게 그는 내 글의 의도를 제멋대로 재단한 뒤, 다음과 같이 개탄한다.

조국의 딸을 추적해 사생활을 공개하는 게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과 무슨 상관이냐고. “고교 시절 등교 시간 1분 늦었다고 쪽문조차 걸어 잠근 학교를 바라보며 느끼던 막막함을,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서 똑같이 느낀다. 그게 정말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바람직한 방향인 걸까.”

하지만 내가 그 글에서 실제 하려던 말은 다음이었다.

‘조민은 자신이 봉사활동을 하지 않은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동양대 표창장을 입시창구에 제출했다. 그녀는 입시비리의 수혜자이자 적극적인 가담자다. 따라서 조민을 비판하는 건 연좌제가 아니다.’

그리 어려운 내용도 아닌데 박찬수가 이를 이해못하는 건 좌파들이 그간 감정에 기댄 선전선동만 하느라 이성이 마비됐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는 조민을 입시비리의 주범이 아닌, 어리고 순수한 딸로 설정하고 그녀에 대한 공격을 개탄한 것이다.

뭐,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조민에 대한 언론의 추적을 모질다고 비판했던 그 박찬수가 한동훈 법무장관 딸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에 눈을 감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서른살을 넘긴 조민과 달리 한동훈 딸은 아직 대학에 원서를 낸 적도 없는 미성년자인데 말이다.

아이러니하게 그 공격의 선봉에 선 건 바로 박찬수가 몸담은 한겨레신문, 그들은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여부가 딸에게 달려 있는 양 파상공세를 펼쳤고, 그 과정에서 한국3M이 복지관에 기증한 노트북의 기부증서를 한동훈 딸 이름으로 받았다는 왜곡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건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토록 열심히 준비했다던 청문회에서 망신을 당하고도 ‘한동훈 딸 스펙비리 조사특위’를 당에 설치해 딸에 대한 조사를 계속한단다.

이쯤 되면 박찬수가 ‘어찌 이리 모진 것인가?’라고 개탄할 만하지만, 검색을 아무리 해봐도 그가 그런 내용의 칼럼을 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라도 개탄해 본다. ‘박찬수는, 그리고 한겨레는, 어찌 이리 내로남불인 것인가?’

사례 2. 2022년 5월 23일, 한겨레는 “‘계양사람’ 윤형선 주소지, 후보 등록일까지 1년간 목동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인천 계양에 연고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공격하던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날인 지난 2일에야 인천 계양구로 주소지를 옮긴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의 관심이 쏠린 계양을 선거구, 대선후보였던 이재명이 이곳을 택한 이유는 만만해서였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의 대표를 뽑는 행사인만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것에 대한 비판은 감수하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계양에서 25년간 병원을 한 윤형선 국민의 힘 후보는 ‘25년 윤형선, 25일 이재명’의 프레임으로 이재명을 공격했다. 문제는 이 공격이 제대로 먹혔다는 점이었다. 두 후보의 격차가 9.9% 차이로 좁혀지더니, 급기야 골든크로스가 일어나 버렸다.

한겨레가 나선 것은 바로 이 즈음, 그들은 윤형선 후보가 목동에 살다가 선거를 앞두고 전입한 것처럼 보이는 기사를 썼다. “윤형선 정말 소름 돋는다. 서울 살다가 2일에 전입신고 한 주제에 이재명한테 뭐?”라는 댓글이 최다공감 1위인 것에서 보듯, 이 기사는 소정의 효과를 거둔 모양이다.

신이 난 이재명은 “가짜 계양사람 윤형선, 오늘은 목동에서 안 주무셨나”라는 특유의 조롱을 하기도 한다.

진실은 뭘까.

윤형선은 목동에 집이 있었지만, 계양에서 병원을 열면서 그곳에 전세를 얻어 24년을 살았다. 그의 자녀들이 계양에서 학교에 다닌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작년 5월 계양 집주인이 집을 판다며 나가라고 해서 목동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1년만에 다시 계양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도 윤형선이 가짜 계양 사람인가? 25년이 24년이 된다고 해서 이재명의 25일이 25년이 되는 건 아니잖은가?

하지만 한겨레는 이런 사실을 알리기는커녕 ‘윤형선도 계양 사람이 아니다’는 선동기사를 썼으니, 이것이 불편부당을 사시로 삼아야 하는 언론기관인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의 기관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한겨레가 정의로운 언론을 만들어 보겠다며 국민 성금을 모아 창간된 언론사임을 감안하면, 이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가 아닐까. ‘한겨레’를 ‘한걸레’라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21년 11월 21일, 한겨레 팀장이라는 김진철은 한겨레를 한걸레라 부르는 것이 사람들의 문해력이 낮은 탓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이 사회를 이끌어가겠다는 이들의 문해력이 바닥이라면, 배웠다는 이들의 언행이 소모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대중 선동을 일삼는다면...”

이 말을 그대로 한겨레에게 돌려준다.

내 쉬운 글조차 이해 못 할 문해력을 가진 이가 대기자 노릇을 하고, 특정후보를 편들기 위해 거짓선동을 일삼는 언론사라면,

당신들은 ‘한걸레’가 맞습니다.

[서민 교수]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의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기생충학 박사 

•현,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서민 교수는 앞서 수많은 각종 인기 방송 패널로 출연해 인지도와 열혈 팬덤을 확보, 현재 구독자 약14만의 정치풍자 콘텐츠인 ‘빨대포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조국 흑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 ‘서민의 개좋음’, ‘서민의 기생충 열전',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서민의 B급 정치’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