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을 오르다.

5/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항타기조종사 동료 회원님들및 가족들을 모시고 노고에 대한 위로의 행사를 위해 계룡산 근처에서 모임을 가졌다. 전국에서 오시기에 중간쯤 되는 장소로 계룡산을 택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오랜만에 만나 인사도 나누고 식사와 담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정을 마친뒤 아내와 나는 하루더 묶고 가기로 했다.

1993년 대전 EXPO 일본관에 파견되어 약3개월 가량
대전에 머물면서 비번날만 되면 숱하게 오르던 계룡산을
근 30년만에 다시 오르기 위함이다.

다음날 아침. 산채 비빔밥으로 식사를 한후 준비해온 배낭을 맨다. 남매탑으로 코스를 정하고 등반을 시작했다.
오르기 전의 자신감은 오르막 경사를 만나면서 만만치 않음을 깨달은후 발걸음이 조금씩 느려진다.

처음부터 목표는 산을 오르기 위함이지 정상이 목표가 아니였음으로 천천히 쉬어 가면서 올랐다.
맑은 계곡의 물소리는 쉴새없이 들리고 누가 공들였는지 돌계단들이 정성스럽게 놓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내와 함께 하루 만보를 걸으면서 가파른 산을 오를때면 항상 정인의 "오르막 길"이란 노래를 즐겨 부른다.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뿐 아득한 저 끝은보지마~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란 노래 가사가 가슴에와 닿는다.

한참을 올라가니 나무다리가 보이고 나무숲 사이로 햇살이 비취는걸 보니 정상이 가까워 진것 같다.

여기서 부터 남매탑까지 5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니 다시 힘이난다. 오르막 내리막을 몇번 지나 드디어 목표지점인 남매탑이 보인다.
해발627M. 수술후 최고의 기록이다. 그동안 낮은 산들은 많이 다녀도 600고지가 넘는 산은 정말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롭다. 이번을 계기로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 찾은것 같다.

동학사에 소속되어 있는 상원암의 청량사터(淸凉寺址)에는 보물 제1284호인 오층석탑과 보물 제1285인 칠층석탑이 남아 있는데 이 두 탑을 가리켜 오누이탑 혹은 남매탑이라 부른다.

남매탑의 전설 내용이 정겹고 그옆에 잡보장경에 나오는 반석이란 글귀가 가슴에 와 닿는다.

상원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과히 장관이다. 계룡산 도인들이 터를 잡고 도 닦을만한 곳이리라 생각된다.

200M 근처에 삼불봉이 가까이 있었지만 서둘러 하산 하느라 잊어 버리는 까닭에 둘러보지도 못하고 내려온게 조금 아쉽다. 근30년 만에 다시 찾은 계룡산 등반은 나에게 새로운 추억과 자신감을 얻을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것 같다. 이기세를 몰아 조만간1,000고지에 오를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