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 육갑한다]는 말의 참뜻은 결코 장애우에 대한 표현이 아니다.(교육상 필히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50여년 전까지의 흔한 인사말이었던 [진지 잡수셨습니까?]는 못 먹고 굶고 살았던 것이 인사말이 되었다고 하나, [진지는 잡수셨습니까?(드셨습니까?)]하고 바꾸어 보면, 밥도 먹지 않고 부지런히 일만 하는, 혹은 풍류에 빠져 있는 어른들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에 대한 공경심의 발로가 곧 그런 인사말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설이다. 거의 같은 연배에 있는 동료간에 통용되는 인사말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진지 잡수셨습니까?]는 [진지는 잡수시고 나서 일하십니까?]이다.

박 정희 대통령이 죽고 [서울의 봄] 운운하던 당시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또한 같다.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현재완료형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봄은 올 것이다, 봄 같지 않게 = 봄은 봄같이 오지 않는다]하는 미래형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작가의 의도에 달려 있는 일이다.

백마비마(白馬非馬)는 “백마는 말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 의미에 대해 논리학적으로 “백마”와 “말”은 동일개념 동일의미가 아님을 주장했다는 설, 또는 그냥 궤변이라는 설 등 이설이 많다. 중국고전 전문가 사이에서도 정설이 없는 미해결 문제다.[Wiki백과]

육갑(六甲)을 보자.

이는 <육십갑자>의 준말이다. 그리고, <(병신)(이) 육갑한다>는 남의 언행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온다. <육갑을 떨다> 또한 같다. 그러나 이는 비판 없이 사전에 올린 커다란 오류이다. 서너살 먹은 똑똑한 아이가 남긴 이야기이다.

육갑(六甲)을 다시 보자.

육갑은 십간(十干)[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과
십이지(十二支)[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를 순차로 배합하여 육십 가지로 배열한 순서로 갑자(甲子)에서 시작하여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갑술, 을해, 병자, 정축, 무인, 기묘...를 거쳐 계해(癸亥)에서 끝난다. 그리고, 이것이 한 바퀴를 돌았을 때, 즉 60세가 되면 돌아올 환(還)자를 써서 환갑(還甲) 혹은 돌아올 회(回)자를 써서 회갑(回甲)이라 한다. 만 60세의 환갑잔치와 회갑잔치가 그렇다.

이제, [병신 육갑한다]는 말의 참뜻을 알아 보는 이야기로 되돌아 가자.

어느 양반집 자제 하나가 워낙 똑똑하여 서너 살 때 일찌감치 육갑의 순서를 모두 외웠다. 자연 그 양반집을 찾는 어른들의 칭찬이 따랐고, 때때로 손에 돈이라도 쥐어주면 아이의 육갑하는 소리는 더 크게 계속되었다. 어른들도 그 순서를 따질라치면 이내 답하는 그 아이에게 물어 확인하는 편이 수월하였다. 막상 그리 되다 보니 그 아이는 누구라도 대문에 들어서기만 하면 뒤따라 다니며 육갑을 읊었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그러면, 양반집을 찾은 손님은 입이 닳도록 다시 양반 앞에서 아이를 칭찬하곤 하였다.

하여, 그 아이는 다른 것은 별로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였다. 애오라지 육갑하는 것 하나로 족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양반집으로 일을 하러 온 이웃 동네의 한 머슴이 대문을 들어서기 무섭게 양반집 아이가 머슴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 하는 육갑을 따라다니며 귀찮을 정도로 읊어대자 그 머슴이 시샘하는 뜻으로 혼자 중얼거렸다고 한다. [병신, 육갑하고 있네…] 그리고, 머슴은 돌아다니며 그렇게 떠들었다고 한다. [병신, 육갑하네…]

사실 육갑을 잘 하는 그 양반집 아이가 머슴에게는 어딘가 모자라는 그런 아이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좌우지간 신체적인 문제는 결코 아니다.

누구로부터 혹여 [병신 육갑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거저 이웃 동네 머슴인줄 알면 된다.[병신 육갑하네!]하는 그 머슴이 하는 말 따위에 성을 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