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비비 타령? 예비비는 사용처가 분명히 기재된 돈이고 항목에 이사비용이 없다고 주장한 건 소판이다. 우스꽝스러운 개소리를 바로잡아주는 일은 당연하다. 위중한 과대망상 병자(病子) 소판이가 잘나서도 성우 목소리여서도 아니다. 하여간 웃겨죽겠다.

아무래도 우리 소판이가 또 토끼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인간의 권리이고 인간다움이라고 기염을 토했던 애가 뭐 이래? 그런 의미에서 다시 묻는다.

예비비는 예측이 불가능한 예산 외의 지출에 쓰기 위한 돈이다. ‘청와대 이전’은 예측하지 못한 비용의 발생이므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돈인 거다. 소판이는 예비비가 사용처가 분명히 기재된 돈이고 항목에 이사비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그리 생각하느냐?

2.

신문사 교열기자가 하는 일은 단순한 맞춤법 교정이 아니다. 기사의 오탈자 확인·사실관계 체크·비문 다듬기를 한다. 원고와 인쇄물을 대조하는 것도 교정·교열하는 사람들의 일이다. 출판사도 마찬가지다.

나는 페이스북에서 많은 시인·소설가·기자·시사평론가를 알고 있다. 그들의 맞춤법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다. 시사IN의 교열기자는 기자들의 맞춤법 실력에 대한 질문에 “맞춤법에서 틀리는 경우는 희귀하다”고 단언했다.

소판이가 금세를 금새로, 희한하다를 희안하다로 잘못 쓴 것은 별 볼일 없는 내가 단박에 알 아 차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쉬운 것을 잘못 쓰는 모지리들이 언론고시에 합격해서 기자 행세를 할 가능성은 무(無)다. 소판이는 그냥 무식한 거다.

사실 맞춤법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이시옷 쓰기이고 이보다 더 어려운 게 띄어쓰기다. 그리고 교정·교열 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게 오탈자다. 이거 잘못 쓰면 아주 골 때린다.

골뱅이소면무침이 골뱅이소변무침이 될 수 있다. 갈치 무조림이 갈치 무좀, 마늘종볶음이 마늘똥볶음이, 공자가 고자로, 프로게이머가 프로게이가 된다.

3.

소판이가 “교정이 얼마나 필요하면 교정의 정 자는 바를 정과 의논할 정 두자의 한자가 쓰인다”고 했는데 이건 또 웬 무식한 삽질이냐?

교정은 校正과 校訂을 쓴다. 전자는 소판이가 말했듯이 바를 정이고, 후자는 의논할 정이 아니라 바로잡을 정이다. 의논할 정은 𠄚이다. 대체 이 의논할 정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PS: 꼬스지아가 오로광장 시절에도 했던 애기를 또 리바이벌했다. “평소 형님으로 대하던 분한테 분쟁이 생기자 **어린이로 조롱질하며 화를 돋구는(돋우다가 맞는 말이다) 것을 보고 야비한 성향임을 알아봤다“고 했는데.

응, 나도 그때 내가 했던 말을 똑같이 리바이벌해줄게. “얘야, 그의 욕설세례에 맞서서 같이 무차별의 욕설을 퍼붓지 않은 것은 내가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잘 증명해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