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보궁이가 내가 자기를 쓰레기라 했다고 삐쳐서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다. 더 이상 쫓아다니며 시비를 거는 스토커는 되지 말잔다. 그런데 나는 보궁이를 쓰레기라고 한 게 어제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의 글 <사악하다>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내 지난 글 <똥기름 바른 장어마냥 토끼는 놈이 궁지에 몰린 놈이다>에서 나는 보궁이를 향해 “그냥 쓰레기다”라고 썼다. <여전히 배삼룡>에서는 “얘는 그냥 철면피·쓰레기다”라고도 했다.

똥멍충이라느니 사기꾼이라느니 하는 야박한 말들은 했어도 내 어느 곳에서의 논쟁 역사상 사람에게 쓰레기라 불러준 건 보궁이가 처음이다. 아무 죄의식 없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과 사실왜곡을 동원한 음해를 끝없이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난 2월에만 세 번이나 보궁이를 쓰레기라 불러주었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데 우리 보궁이는 왜 마치 처음인 것처럼 느닷없이 삐치고 발끈해서 나와의 이별을 통고했을까? 왜 저따위 후진 싸구려 연기를 했을까?

논리의 토끼몰이를 당한 끝에 외통수에 몰리자 도저히 답이 안 나오거든. 아무리 짱구를 굴려보아도 도대체가 앞길이 막막하거든. 그러니 다시 짱구를 쥐어짤 수밖에. 그래서 나온 것이 저것이지. 쓰레기. 쓰레기.

나를 양아치로 규정하고 스토커로 몰고서 튀면 만사형통이거든. 착한 사람도 되고, 백기를 들고 줄행랑치는 꼴사나운 몰골을 피할 수 있는 소중한 일거양득의 묘수이거든. 야바위로는 더할 나위없는 신의 한 수 같거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마당 쓸고 돈 줍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뭐 이런 건데. 나름 잔머리를 엄청 굴리고 썼다만, 이게 금세 들통 날 추접한 야바위 짓이거든. 그래서 내가 늘 똥멍충이·사기꾼이라고 놀리는 거고.

보궁이의 작품인 세기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최고의 절창(絶唱)을 보궁이에게 또 돌려준다. 보궁이는 자신이 설파한 복음 그대로 잘 실천만 하면 된다.

『주고받던 논쟁에서 갑자기 답변을 못하는 건 답변할 말이 없는 거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궁리해 봐도 답변할 말이 없을 때에는 '나의 오류였다'고 한마디 하면 된다.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