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연속 글쓰기 도배는 처음이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양해 바란다.)

탈북해서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주성하 기자의 페이스북 글이다. 신문에 쓰지 않은 귀한 글이어서 소개한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해놓고선 철저히 내편만 먼저였다.

내가 보는 민주당의 가장 큰 대선 참패 원인은 인사, 사람을 잘못 썼기 때문이다. 아니, 사기를 쳤다.부동산 정책 실패를 가장 큰 참패 원인이라 꼽지만 결국 이것도 사람 때문이었다. 집값 잡는 실력보단 내 편의 말이 더 우선이었다.

그래서 과거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만드는데 일조한 김수현 다시 갖다 쓰고, 강남 공인중개사의 인사이트에도 못미치는 김현미가 국토부 장관이 된 것이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똥 푸던 사람까지 다 데려다 쓸 기세였다.

조국 수호한다고 서초동 나간 사람들, 금태섭 반역자라 내치던 사람들, 그들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탄광의 카나리아를 목졸라 죽인거다. 그래서 지금은 자기들이 죽은거다.

이제 뭔 짓을 했는지 알까? 아마 모를 거다. 열폭하지 마라. 두 수 앞도 못보는 그 무능력에 교만까지 겹쳐지면 말없이 피할 뿐이다. 사람들 질리게 한 ‘내로남불’과 무능도 따지고 보면 내 편만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먹을 게 생겨도 내편만 나눠먹느라 주변을 돌아볼 새가 없었다.

그들의 시선엔 세상이란 사람(내편)과 적(사람 아닌 사람)으로 나눠진 것이었다. 민주당에 인물이 없던 것도 아닌데, 내편만 찾다보니 이재명까지 온 것이고. 우리 편은 무조건 정의이니 이재명이든 누구든, 우리 편이면 악당으로부터 지켜야 할 정의로운 자로 만들기 위해 별 무리수를 다 썼다.

5년만에 정권을 내준 기록을 세운 지금, 민주당엔 재건에 필요한 훌륭한 인물이 많지 않다. 운동권식 후배 양성 시스템 때문인지 ‘앞으로 가’ 명령주면 눈이 뒤집혀 인격도 품위도 내던지고 질주하는 무지하고 충성스러운, 머리는 비었지만 오로지 짖는 게 충성인줄 아는 저질 돌격대가 생겨났다. 이건 조폭 시스템이다. 처음엔 몰랐지만 시간이 가고 보니 두목, 중간 보스, 머리 빈 돌격대원이 국민들의 눈에 보인다. 굳이 말을 안 해도 댓글에 줄줄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승리하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새 사람 갖다 쓸까. 이런 시스템이 자성 기능이 있을까. 저쪽은 30대 당수에 자기 두목 날린 사람까지 갖다 써서 바뀌어 나타났는데, 지금 민주당이 그럴 수 있을까.

지금도 페북 보면 내 탓보다 남 탓하는 글이 많다. 내편 아니라고 좌표를 찍어주면 무자비한 다구리와 양념질로 거세해 버리려고 좀비처럼 몰려가던 사람들이 대선에서 지고도 그대로 페북에서 분풀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5년 뒤 다시 집권하려면 과거 새누리당이 그랬듯이 강제적 물갈이가 불가피해 보인다. 죄 지었으면 감옥에 가고, 2024년 총선에서 패배를 맞아, 국민에 의한 강제청산이 집행된 뒤에야 민주당은 희망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민주당 내부엔 훌륭한 의원들도 있다. 12척의 배가 보인다. 그러나 원균이 죽어야 이순신이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5년 뒤가 결정될 것이다.

이건 전혀 어렵지 않다.

정책실장에 장하성 김수현보다 낫고,

비서실장에 임종석보다 낫고,

민정수석에 조국보다 낫고,

국토부 장관에 김현미보다 낫고,

법무부 장관에 추미애, 박범계보다 낫고,

교육부 장관에 유은혜보다 낫고,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보다 낫고...

더 쓰면 손 아프니 그만.

이 나라에 위의 인물보다 나은 사람 널렸는데, 윤 정부가 굳이 찾지 아니하고, 빚이라도 진 것마냥 박근혜 시절 인물 빡빡 긁어다 재활용하면 무조건 필패다.

“나는 정치 신인이라 빚진 게 없다”는 말 지킬지 두고 볼 생각이다. 빚진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서만 해결하길 바란다. 덧붙여 인사청문회 무시와 적폐청산은 딱 문재인 정부만큼만 해주길 바란다. 패자는 승자의 칼을 겸허하게 받아야 한다. 그 칼날에 광기가 서리면 민주당이 부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