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짓말을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발각되어서 양심에 털 난 사람이라 손가락질을 받을 때 어찌할 것인가. 낯 뜨거운 민망함을 상상하면 손이 떨린다. 수전증이 와서 글을 쓸 수가 없다. 우리 보궁이는 나와는 다른 인간인 듯싶다. 거짓말이 생활화가 되어서 거뜬하게 해낸다.

<그건 내 오류였다>에서 스스로 오류라고 한 것은 쟁점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보궁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면서 환호작약하는 만세를 불렀다. 딱 5살 코흘리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여러 번 지적했건만 어제도 반복했다.

내가 대문짝에 백기를 내걸었었단다. 속되게 말하면 야바위·사기술이고 점잖게 말하면 사실왜곡이고 견강부회다. 반드시 답해야 할 쟁점 세 가지에 대해서 보궁이는 기름장어 마냥 열심히 토끼는 중이라는 게 팩트다. 기록에 모든 것이 남아있다.

보궁이는 내 글의 요지가 케빈은 정치적 성향이 있는 인물이어서 안 되고 진중권은 객관적이라서 된다는 것이고, 이런 저런 입맛에 맞는 사례를 가져와서는 독일은 되고 영국은 안 된다는 거라고 했다. 아니, 내가 언제 그런 후진 글을 썼어? 시작부터 이리 엉터리 개수작이니 뒤의 것은 뻔하다.

보궁이 가져온 케빈의 “이것 자체로 공직 결격 사유가 된다”는 얘의 정치적 시각이 반영된 시각에 불과하다고 한 것은 영국의 실상과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 24세 연하의 여비서와의 혼외 섹스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부총리 존 프레스콧의 경우다.

케빈의 말대로라면 존은 바로 사임하거나 해임됐어야 한다. 그러나 존은 노동당 지방선거 참패 후에 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 단행한 개각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궁이는 케빈이 후진국에 사는 사람이냐고 했다. 여기에는 영국의 공직에 대한 엄격한 현실을 반영한 고매한 교수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이라는 의미가 함유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묻는다. 공직 결격 사유에 재명이의 음주운전 전과와 석열이의 사소한 구둣발 중에 어느 것이 더 중할까? 하나 더 물을까? 케빈의 나라 영국의 부총리 혼외 섹스 스캔들과 석열이의 사소한 구둣발 중에 어느 게 더 위중한 공직 결격 사유일까? 보궁이는 진정 윤석열의 구둣발이라고 답할 수 있어?

흔히들 메신저의 메시지에 대해 반박불가일 때 메신저를 공격한다. 나는 보궁이가 알지 못하는 메신저의 정치적 성향을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케빈의 나라 영국의 실상에 대한 팩트를 가져와서 비판했다. 보궁이는 내가 가져온 팩트를 입맛에 맞는 사례를 가져온 것이라고 폄하했다. 거짓과 사기술로 연명하는 보궁이의 일상을 감안하면 보편타당한 근거와 팩트조차 그리 여길 수도 있다싶어서 안쓰럽고 애잔해지기도 하다.

청와대·민주당·조국을 혐오하고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진중권의 말은 문제가 없냐고? 문제가 있으면 보궁이가 삼빡하게 반박하면 된다. “독일에서는 장관이 법인카드로 머리를 했다가 잘린 일이 있고, 스웨덴의 총리 지명자는 법인카드로 초콜릿을 샀다가 잘린 일이 있는 것으로 안다”는 진중권의 메시지에 대해서 내가 했듯이 보궁이의 입맛(?)에 맞든 안 맞든 팩트를 가져와서 논리적으로 깨부수면 된다. 아무도 어디에도 말리는 사람 없다.

“케빈의 것은 영국에 사는 고매한 교수의 발언이 아니다. 지난번에 보궁이가 ‘굿모닝충청’의 기사를 가져와서 서울대 우종학의 평가가 마치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교수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인 양 속이다 들켜서 망신을 샀던 그 우스꽝스러운 사건과 판박이다”고 했더니 보궁이 발끈했다. 자기가 언제 우 교수가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인 양 속였냐고 한다.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냐를 떠나서 우 교수의 평가가 과연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자”고 한 건 달걀귀신·처녀귀신이냐? 보궁이다. 더구나 보궁이 가져온 듣보잡 <굿모닝충청> 기사도 “정치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으로서, 순수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우 교수의 평가를 들어보았다”고 속이고 있잖아.

국민의힘에서 처음에 합성사진 아니냐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더니 블로그 글 하나와 듣보잡 게시판의 글 하나를 가져왔다. 블로그 글을 다시 보니 무지 큰 글씨로 주절주절 쓴 한참 아래에 조막만하게 “처음엔 합성사진이라더니 논란이 커지니 다리경련이라고 말하는 국힘당”이라고 써있다. 그러니 내가 못 볼 수밖에.

잡담이라는 듣보잡 게시판의 것은 내가 말하기도 참 민망스러운 수준이다. 딱 여기에 서식하는 킹포석짱 댓글 수준이다. 아휴, 개인 블로그 글과 저따위를 근거라고 가져오는 애는 내 논쟁경력 사상 처음 본다. 코흘리개 같은 보궁이의 모가지에 땟국물 줄줄 흐르는 게 보일 정도다. 최소한 국민의힘에 반우호적인 성향의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기자 정도의 것은 가져와야 되지 않겠나. 응?

진회숙의 것을 직접 보고 싶다고? 너처럼 야바위 짓하고 사기나 칠까봐? 뭐 떠다 처먹여주지. 성실하고 자상한 데다 착하기까지 한 나니까.

오늘은 글이 길어져서 세 가지 질문은 생략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궁이는 반드시 답해야 한다. 자신의 말과 글과 주장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이다음에 커서 훌륭한 사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