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궁 군이 목숨을 걸고 매달려서 믿는 건 오직 수(數)에 대한 한자사전의 ‘서너 또는 두어 오륙 정도의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정의뿐인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는 “국어사전, 한자사전, 나무위키의 정의를 두루 제시하고 그걸 종합적으로 취합해서 설명했다”고 한다. 오히려 내가 입맛에 맞는 국어사전의 일부인 수천은 천의 여러 배라는 정의 하나에만 목숨을 걸고 매달려 수천은 삼천 이상의 수만을 일컫는 말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단다.

아니, 수천뿐 아니라 수십·수백·수천·수만·수억에 대해 모두 수십·수백·수천·수만·수억의 여러 배가 되는 수라고 일관되게 정의하는 우리말 사전을 믿지 그럼 뭘 믿어? 지난 글에서 시시콜콜하게 일러준 조악하고 조잡하고 후진 한자사전을 믿으리? 어중이떠중이 심지어 대가리 불량 보궁·소판 군마저 참여해서 작성할 수 있는 나무위키를 믿으리?

수십·수백·수천·수만·수억을 정의하면서 ‘여러’라고 했다가 ‘두 서너 곱절되는 수효’라고 했다가 ‘몇이’라고 했다가 ‘매우 많은 수효’라고 하는 미친년 사방팔방 오줌 길기기식 한자사전을 믿느니 무신론자인 내가 차라리 하나님·부처님·알라님을 믿고 따르겠다. 한자사전의 정의는 서로 뜻이 안 맞아 충돌하는 상충 범벅이란 말이지. 내가 한자사전이 조악·조잡하다는 이유다.

보궁 군이 나무위키에 대해서 조또 모르고 까부는 거 같아서 이에 대한 공부가 먼저 필요하다. 나무위키는 나무위키를 스스로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나무위키는 따로 출처를 요구하지 않는 만큼 신뢰성과 전문성 면에서는 약점이 많다. 나무위키에 작성되는 대부분의 문서는 합리적인 출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출처로 대체되는 정보는 디시인사이드, 개인 블로그 등에서 발췌한 2차 정보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문서에 기입된 내용은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 및 주관이 상당히 강하게 들어가 있기에, 그 신뢰성과 내용의 정확성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내용의 부정확성에 더불어, 출처가 의심스러운 내용을 통해 혐오를 재생산한다는 비판 또한 받는다.』

수천에 대한 나무위키의 말 ‘주로 천 단위의 숫자를 어림하여 말할 때 사용하며, 그 외에 천만, 천억 등 단위의 숫자를 말할 때도 사용된다“가 도대체 말이냐, 막걸리냐? 우리말의 기초가 되는 국어사전과 심지어 조악하기 짝이 없는 한자사전에도 저런 후진 정의는 없단 말이지.

한자사전의 조잡한 풀이 ‘서너 또는 두어 오륙 정도의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에 대해 두어 보다는 서너가 오륙보다는 두어가 더 많이 쓰여서라더니 다음엔 오륙 보다는 두어가, 두어보다는 서너가 수의 의미에 가까우니까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이게 같은 말이란다. 두어가 더 많이 쓰여서라더니 두어가 수의 의미에 더 가깝다고 말을 바꾸지 않았느냐. 하여간 자기가 한 말을 자기조차 뭔 말을 했는지 알지를 못하고 자빠졌으니 난 그저 한심한 거다.

게다가 정작 본론으로 들어간 한자사전이 수십을 ‘두 서너 곱절되는 수효’라고 정의하고 있음을 알리자 그건 또 수에 대한 정의는 가까운 의미의 순서대로 서술한 거고 수십의 경우 두 서너는 불확실한 수를 뭉뚱그려 쓰는 말이란다. 이건 뭐 엿장수 꼴리는 마음대로다. 스텝 꼬인 비몽사몽 몽유병 환자의 옹알이다.

어쨌든 저 정도 주장을 하려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나는 수천은 3천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맨입으로 하지 않았다. 수천은 ‘천의 수효가 한둘이 아니고 그보다 많은 여러 배가 되는 수’라는 국어사전의 정의를 근거로 가져오지 않았느냐. 그래서 두어가 더 많이 쓰인다거나 수의 의미에 더 가깝다고 한 보궁 군의 주장에 대해서 뇌내망상이나 뇌피셜 말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출하라 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언어 감각이란다. 이건 뭐 코흘리개 생떼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니 이 철부지를 상대하는 나는 그저 또 한숨만 나오는 거다.

지난번에 영포 양을 등장시켜서 예를 든 적이 있지 않았느냐. 영포 양이 동네아줌마들 앞에서 금반지 수십 개 있다고 대차게 자랑질하고선 달랑 10개를 내놓은 황당한 상황 말이지. 어제는 여덟 번을 찌른 문화일보의 기사도 가져와서 예를 들었다. 수차례 찔렀다고 해놓고선 뒤의 자세한 내용에선 달랑 한 번이나 두 번 찔렀다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냐고. 이것이야말로 상식적이고 보편타당한 감각 아니겠느냐.

『그와는 별개로 이 논쟁의 시작인 “수천 명이라고 하면 1천명에서 9999명까지를 이르는 말이니 희생자가 800명이라고 쳐도 200명 정도만 차이가 난다”고 ‘영구짓’한 주장은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냐? 이에 대해서도 보궁 군은 답해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보궁 군은 왜 이에 대해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거냐. 궁하냐? 바둑 만방으로 깨지곤 바둑판 뒤집어엎고 소판 군과 함께 합동으로 열나게 토끼는 중인 거냐? 응? 보궁 군은 결자해지해야 한다. 그리고 집어치우자.

에이 씨, 잠이나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