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판 군이 잘못 쓴 정초(正初는 양력 1월1일이 아니라 음력 1월1일 우리의 고유명절인 설날이라고 바로잡아주자, 자기는 ‘새해 첫날’이라고 못 박고 초하루 즉 1월초 즈음을 '정초'라고 한 것이라고 했단다. 이게 말이냐, 방귀냐? 무슨 자기 대가리 때리기 놀이하는 중이냐? 그러니 잘못 썼다는 거 아니냐. 정초는 음력 1월1일이므로 아직 멀었다.

국어사전 정초의 예문에 ‘정초부터 세금이 올라 부담이 된다’라고 씌어있다고 들이밀었다. 그래서 정초가 음력설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양력 1월1일을 정초라 사용도 한다는 것이란다. 그러니 내가 이 아이를 똥멍충이라는 거다.

저 예문에서 말하는 정초가 양력 1월1일이라는 증거가 되기나 하냐? 왜? 저게 성립이 되려면 각종 세금이 양력 1월1일에 오르고, 오른 세금고지서를 양력 1월1일 즈음에 받아야 한다. 그런데 실상이 어디 그러냐? 이 무식한 돌빡을 그냥 콱! 다시 말하지만 정초가 음력 1월1일임에는 변함없다.

보궁 군이 꼽사리껴서 지금은 음력보다는 양력을 위주로 쓰니 양력 1월1일을 정초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틈만 나면 자기 가방끈 길다고 자랑질·광고질하고 지금도 가방끈 길어진다는 우리 영포 양의 꼬라지를 보자. ‘퀴즈 맞히기’를 ‘퀴즈 맞추기’로, 결제(決濟)를 결재(決裁)로, ‘이해할게’를 ‘이해할께’로, ‘오랜만에’를 ‘오랫만에’로 잘못 쓴다. 저리 잘못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보궁 군의 주장대로라면 결제를 결재로 쓰고, ‘퀴즈 맞히기’를 ‘퀴즈 맞추기’로 쓰고, ‘이해할게’를 ‘이해할께’로 쓰고, ‘오랜만에’를 ‘오랫만에’라 쓰는 것을 허용해야 하냐? 우리말 개판 만들 일 있냐? 응?
 

결제를 말할 때 결재로 쓰면 안 되고, ‘퀴즈 맞히기’를 말할 때 ‘퀴즈 맞추기’로 쓰면 안 되고, ‘이해할게’를 ‘이해할께’로 쓰면 안 되고, ‘오랜만에’를 ‘오랫만에’라 쓰면 안 되는 거다. 마찬가지로 음력 1월1일 설날을 뜻하는 정초(正初를 양력 1월1일에 쓰면 안 되는 거다.

나라사랑은 주둥이로만 하는 게 아니다. 우리말을 바르게 잘 써서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나라사랑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