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라고 하면 안되는 이유가 나왔다. ("주얼리"이기 때문이었나!)』

추미애의 페이스북 글이다. 추미애가 누군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던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였고, 민주당 대표였으며, 문재인 정권의 법무부장관이었다. 그런 자가 여기에 서식하는 똥멍충이·좀비들과 별반 다름없는 유치찬란한 짓거리나 하고 자빠졌으니 진회숙으로부터 “수준하고는”이라는 핀잔을 듣는 거다. 진회숙은 진중권의 누나다.

아래는 시사평론가 유창선이 페이스북에 쓴 진중한 글이다. 일독하길 권한다.

<다시 '쥴리'>

좌우를 불문하고 악인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가장 숭고한 이념과 주의를 내걸은 사람들이 정작 인간에게 가장 잔혹할 수 있음을 인간들의 오랜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쥴리’를 향한 음해와 공격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광경도 그러하다. 74세의 어느 노인을 내세워, 25년전에 단 한번 본 사람이 ‘쥴리’였다고 가히 초인적인 기억력을 자랑하며 유포한다. 16년 전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낸 생태탕집 얘기는 차라리 소박하다. 조금만 합리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임을 알 수 있고, ‘쥴리’의 실체 자체가 터무니없는 것임을 생각할 수 있다. ‘쥴리’면 어떠냐가 아니라, ‘쥴리’는 부재했던 것이다.

열린공감TV라는 유튜브는 원래 악명이 높은 곳이니 그렇다 치고, 내가 정작 처연하게 바라보는 것은 그러한 음해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이 사회의 광경이다. 100만에 가까운 시청자들이 그 영상을 보고 열광하고 환호한다. 대부분 민주당이 집권해야 적폐세력의 집권을 막고 촛불정신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리고 정의를 말하거나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일게다. 약자를 말하고 젠더를 말하던 사람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그런 영상을 소재삼아 한 나라의 법무부장관을 지냈던 여당 정치인은 반색하며 ‘주얼리’를 말한다. 거기에도 수천 명이 누른 '좋아요'의 자국이 (내 눈에는 핏자국처럼) 얼룩져있다. 그들 가운데 태반은 조동연 교수 논란 때 사생활을 거론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진영 앞에만 서면 무너져버리는 인간에 대한 예의, 진영 앞에만 서면 되살아나는 인간에 대한 폭력성을 다시 한번 목도하게 된다.

<오마이뉴스>도 빠지지 않고 열린공감TV가 대단한 특종이라도 한듯이 받아쓴다. <오마이뉴스>는 내가 20년전 ‘진보적 시사평론가’ 소리를 들을 때 함께 일을 많이 했던 곳이다. 그런데 이제 내게는 너무 멀어진 당신들이 되었다. 물론 그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오늘 한 여성의 삶을 유린하는 (그녀가 대선 후보의 부인이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 기사를 버젓이 공유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여성기자를 보았다. 같은 여성을 유린하는데 참전하고 있는 그 모습이 차라리 참담하게 느껴졌다.

‘쥴리’ 얘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보는 대체 어떤 것이냐고.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던 그 진보가 맞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