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로 중계대국에
예닐곱명의 국내외 프로기사 대국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나현과 박영훈, 최정과 한상훈, 이영구와 김정현. 양등신과 쉬자양, 김창훈과 조승아,
박재근과 심재익, 그리고 안성준과 한승주 대국입니다.
모두들 박진감 넘치는 대국이었고,
바둑 케이블에서 밤 7시에 방영한 이영구와 김정현 대국은, 스릴이 넘쳤습니다.
대국도 멋졌고, 해설도 멋졌습니다. 오랜시간 밤늦도록 감상도 잘했습니다.
결국 반집 승부가 두팀간의 승부로 결정이 되는 바람에 희비쌍곡선이 벌어졌습니다.
바둑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는 이런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어야 하고,
이런 스릴 넘치는 승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제가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박재근과 심재익 대국과, 양등신과 쉬자양 대국입니다.
아, 중국선수 이름을 잘못 표기했네요.
양등신이 아니라 양당신이네요. 아, 그것도 아니고 돋보기로 자세히 보니 양딩신입니다.
죄송합니다. ^^
이 얘기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리 흥미로운 것도 아니고, 별 이야기꺼리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한번 꺼내 보았습니다.
과거 오랜생활 공직생활할 때의 직업적, 습관적 관찰하던 습성이 몸에 배서인 것 같습니다.
잠자리에 들기전 두 대국을 모두 감상했습니다. 자동보기로 말이죠.
먼저 박재근과 심재익 바둑을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아직 잠이 오지 않아 이번엔 양등신과 쉬자양 바둑을 감상했죠. (또 양등신이라고 하네....^^)
그런데....
첫수부터 바둑을 두면서, 포석이 진행되면서 방금 전 보았던 바둑이 나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박재근과 심재익 바둑이 나온다는 말이죠.
그래서 자세히 화면을 관찰해 보니 분명 양등신과 쉬자양 바둑이었습니다.
어허~~
오로에서 직원들이 바빠 착오로 대국을 잘못입력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혼자 너털웃음을 웃었습니다.
그런데...바둑이 더 진행되는 걸 감상하다 보니 이번엔 다른 바둑 내용이 나오는 겁니다.
어라!
할수없이 직업 근성이 본능적으로 발동되어 이번엔 본격적으로 바둑판 앞에 바싹 앉아
두 대국내용을 혼자 각각 놓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두 대국 내용이 첫수부터 25수까지가 똑 같다는 걸 비로소 발견할 수 있었죠.
히야! ~~~
이런 경우도 있네요.
오래전 어느 누가인가가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같은 대국이 나오려면 1에 동그라미 50개를 나열한 대국을 해도 나올지 말지 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1에 동그라미 50개면 이렇게 표현되죠.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국.
어제 두 대국이 같은 건 겨우 25수까지 입니다.
361수가 아닌 25수까지만....
중국기사 2사람과 한국기사 2사람이 각각 둔 내용이 똑같았다는 얘기입니다.
허지만....
25수까지라 하더라도, 아무리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대라 하더라도
단순한 포석 같아도 결코 단순한 포석이 아닌 포석을 25수까지 진행되는 동안
중국선수들과 한국선수들간에 각각 둔 바둑이 같았다는 건,
음미해볼만한 특이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서 감히 이야기 꺼리도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토요일 아침에 한번 웃어보려고 올려 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독자님들 각자 머릿속에 그려보십시오.
감사합니다. 모두들 복많이 받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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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