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죽영웅님이 바둑에 몰두하다 주화입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금강경 덕분이라고 하셨는데요.

매우 의미 심장한 얘기 같아서 말을 좀 더 보태봅니다

주화입마는 바둑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것이 가지고 있는 함정이겠지요.

특히 정치는 그 중 대표적인 것이죠.

정치에 골몰하게 되면 진영논리와 편향성에 빠지고 흑과 백의 한편에 서서 

분노와 증오에 빠지게 됩니다.

이럴 때에 분노와 증오를 치유해 주는 것이 바로 금강경입니다.

금강경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 금강경 사구게인데요.

사구계 중 제4구게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모든 현상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으며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게리 레너드의 책 '우주가 사라지다'에도 보면 

현실 정치에 고민하는 저자에게 

지구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다가 승천한 두 분의 스승이 홀연히

그가 혼자 사는 집에 나타나서 가르침을 주는데

천상의 깨달은 대사들은 인간들의 정치를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얘기해 줍니다.

책 제목에도 잘 나타나 있지만 

인간의 삶과 세상과 우주가 꿈과 같이 실체성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게리;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살되, 참의 세계와 환영의 세계,

두 개의 보이는 세계 중에서 참만이 진짜고 나머지는 다 가짜라는 관점을 유지하라는 말이군요.

아턴; 맞아요. 역시 똑똑한 학생이군요.

우리가 이러한 관점에서 정치를 보지 않는다면 

정치는 우리에게 번뇌와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 틀림없을 겁니다.

바둑이 도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입니다.

바둑에는 싸움이 있고 생과 사가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가상 현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

바둑 한 판을 두고 나면 잠시 동안은 그 여운이 남아있을 수 있지만 

곧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압니다. 

정치도 그와 같아서 가상 현실인 게임과 같습니다,

우리는 심각하지 않게 그러나 진지하게 그 게임에 참여해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