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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시선
글쓴이 대왕두껍   조회 967 수정일 2020-10-27 오후 9:01:00
길모퉁이를 돌다 마주친 시선. 서로 한 번 스쳐감으로써 역할을 다할 뿐인, 어느 여인이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 너무도 쓸쓸한 당신의 얼굴을 이젠 먼 곳에서 찾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흡사 거울을 본 듯한 기분이 들어 발걸음을 떼기 힘들었던 일도 이젠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절을 살고 있기에. 때마침 자기의 오롯한 심정을 마치 대필하다시피 기록하여 준 소설책 한 권「이별없는 아침」. 저에게 위로를 주면서 또한 질투심을 일으키고 있는 유일한 친구입니다. 이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표현해야 마땅한 개인적 기술(記述)이라면서, 열심히 가슴에 담아둔 말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허나 차곡차곡 정연한 글자들이 소르르, 잉크가 흩어지듯 번지며 문득 한 여인의 쓸쓸한 모습이 문장에 나타나는 그때. 그대는 어디를 보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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