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SBS 법조팀 임찬종 기자의 어제 페이스북 글이다.

영포인트 양과 함께 정독하고 정신 좀 차리길.

기대난망이지만.

후훗.

판사의 질문과 ‘기레기’의 왜곡

예상했던 대로 어제(22일) 정경심 교수 공판도 변호인이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서 검찰이 박살났는데도 '기레기들'이 마치 피고인 측이 불리한 것처럼 기사를 써놨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여럿 있군요.

제가 어제 공판 내용 전체를 상세하게 정리하기엔 여유가 없습니다. 대신 어제 증인 신문 과정에서 재판부 판사가 한 이야기 일부만 옮길게요. 이것만 봐도 약간은 파악이 되실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검사의 이야기도 아니고, 기자가 쓴 문장도 아니고, 판사가 법정에서 한 말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첫 번째 것은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주대 김 모 교수(조민의 체험활동확인서를 작성한 사람)를 판사가 직접 신문한 내용이고, 두 번째 것은 오전에 출석한 2009년 당시 공주대 대학원생(조민이 공동저자로 등재된 논문초록의 제1저자)을 판사가 직접 신문한 내용입니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재판에서, 허위 여부가 핵심 쟁점인 체험활동확인서의 내용 중 일부에 대해, 판사가 공판 과정에서 스스로 나서서 “사실이 아닌 거죠?”라며 허위라는 결론을 도출한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물론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적폐라서 그랬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검찰이 박살난 공판인데 변호인 측에 불리하게 진행된 것처럼 언론이 왜곡 보도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살아가는, 1+1=2가 성립하는 세계에선 그렇습니다.

--------------------------

[증인으로 나온 공주대 김 모 교수에 대한 재판부의 직접 신문]

○ 판사

증인(공주대 교수)이 조민에게 하라고 했던 게 (2008년 8월 조민이 증인에게 쓴 메일에 나와있는 걸 보면) 독후감 쓰기, (집에서) 식물 기르기, (집에서) 물고기 기르기 3가지였잖아요. 그런데 2007년 0월~2008년 0월 (조민의) 체험활동확인서 보면 "홍조식물 배양실습" 이렇게 돼 있고 "2주간 교육을 성실히 이수했으며 이후 월 1회 이상 주말을 이용하여 홍조식물을 성공적으로 배양하고 있음."이라고 돼 있어요. 이거는 분명히 사실과 다른 거네요?

● 증인(공주대 교수)

네, 과장이 심합니다.

○ 판사

(조민의 체험활동확인서에 나온 내용 중) 2008년 3월 방학 중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사실이 아닌 거 맞는 거죠?

● 증인(공주대 교수)

네

-------------------------

[증인으로 나온 당시 공주대 대학원생에 대한 재판부 직접 신문]

○ 판사

(조민이) 물갈이를 할 때는 그럼 어떤 설명을 해줬나요?

● 증인(당시 대학원생 - 해당 논문초록 제1저자)

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이야기해줬습니다.

○ 판사

실험과 관련해서 설명은 안 해준 건가요?

● 증인(당시 대학원생)

세세한 실험내용이나 방법들에 대해선 안 알려줬던 것 같습니다.

○ 판사

증인이 보고 있을 때 증인의 지시 하에 (조민이) 물갈이를 했다고 했잖아요. 증인이 옆에서 있어야 (물갈이를) 하는 거죠? 조민이 혼자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 증인(당시 대학원생)

제가 주고 잠깐 자리를 비울 수는 있지만 (조민)학생이 와서 스스로 (물갈이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