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계에서 좌파행세를 하지 않으면 인간구실 못하고 조리돌림 당하는 시대다. 경쟁하듯 “나는 깨어있다”면서 서로서로 끊임없이 핥아주고 빨아주며 싸구려 문학·출판 권력을 구축한다. 무덤 속의 김수영이 벌떡 일어나 이단옆차기를 준비할 일이다. 이 난삽한 와중의 어느 젊은 (나보다는) 유명 문학평론가의 기개 하나를 소개한다.

이 친구가 여기에서 말한 진보는 날라리·패션 좌파를 일러 말한 것이라 나는 굳게 믿는다. 보수가 소중하듯 진보주의자 역시 소중하기 때문이다. 제시 잭슨은 (리영희 선생의 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지 않았나.

『진보란 근대의 기생충으로

무능하고 나약한 자들의 집단 최면이다.

반면 개인주의자는 자신에게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뼛속 깊이 보수인 근대의 주체다.

성숙한 개인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보다

뭐가 중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