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달챙이 숟가락]

▲추억속의 달챙이 숟가락(홍상기 지음•북갤러리)=현직 경찰관이 어린 시절 추억과 다양한 소재의 이야깃거리를 글과 그림으로 한데 묶은 에세이집. 그동안 잊고만 지냈던 불과 몇 십년 전 우리 주변에서 허다하게 일어났던 상황들을 실제적인 사건들로 추억을 불러내고 있다.

사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위 책의 내용을 저는 전혀 모릅니다. 단지 제목의 '달챙이 숟가락'에 관심이 있어 인터넷을 뒤지다가 접했지만 사진이나 그림조차 없이 검색어엔 거의 다 '달팽이 숟가락'으로만 설명이 되어 있기에 이 무슨 해괴한 백과사전 자료인가 너무 허탈하고 원망스러워 '숟가락'을 뺀 '달챙이'만으로도 얼른 연상되는 지금은 어느 누구의 집에도 없고 말 그대로 사전에도 없는 옛날 우리집의 '달챙이 숟가락'이 떠올라 마치 지은이의 '추억속의 달챙이 숟가락'처럼 올립니다.

처음 직장생할을 하던 어느 날, 사무실에서는 위 제목처럼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제가 던진 질문은 "혹 '달챙이', 그 '달챙이 숟가락'을 아시나요?"이었고, 저는 그 숟가락에 관해 모양새와 용도를 섞어가며 자세히 설명한 적이 있었습니다. 달챙이는 숟가락이고, 그냥 달챙이입니다. 하지만, 밥을 먹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마솥의 누룽지'를 닥닥 긁어 모으거나 그 자리에서 긁어 먹는데 사용했던, 솥바닥과 닿는 쪽이 닳고 닳아 납작해졌거나 다소 우묵한 모양으로 부뚜막에 늘 두고 살았던 물건이었습니다. 

자연 가마솥에 달라붙은 누룽지를 있는 힘껏(?) 긁다가 묻어났을 법한 미세한 고급영양제 철분가루(?)도 달챙이는 두 말없이 고스란히 입으로 옮겨 전달했을 것입니다.

하찮거나 어쩌거나 오늘도 그런 달챙이 숟가락에 묻혀진 듯한 아름다운 추억이 영양가 높은 철분으로 돌아와 그대로 순전히 자유게시판에서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