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명절에는 장거리도 합승도 많았다
초보시절 장거리는 지리도 모를 뿐만 아니라 요금을 몰라 안가기도 했다
요즘 명절은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는데 불경기 탓과
문화가 바뀌어 차나 오픈 된 시장이나 가게보다 마트 쪽으로 몰리는 탓인 듯하다.
이미 사라진 직업 직종이 많지만
택시가 사양 직종임엔 틀림없어도 없어지지는 않을 것임엔 확신한다.
미래영화에도 하늘을 날아다녀도 택시가 있었고 조만간 자율 버스 택시가 등장 할 듯 같다
어차피 그때는 내가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우니 걱정할 일도 아니다.
명절인데 근무 날이라 나왔건만 길거리는 적막강산.
어쩌다 콜이 나오면 위치 확인 전에 이미 누군가 품어 가버린다.
재주들도 좋아.
한 시간 가량을 빈차로 돌다보니 울다 지친 아이처럼 짜증을 넘어 꺼이꺼이 수준.
앞 교차로에 파란 불이지만 짐작 컨데 밟아도 타임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서행 했다
(소주 한 병 사들고 들어가서 맞수들과 담배내기 바둑이나 둘까)
이런 저런 갈등 속에 여유롭게 담배를 뽑아 무는데.
빠~~~~앙
“엄마야 앗 뜨거”
빼어 문 담배를 떨어드렸기에 반사적으로 받아 들려다 놓치는 사이 급정지.
다행이 따르는 차가 없어 별일 없었지만
1차로를 가던 나를 중앙선 넘어 경적을 울리고 추월 하던 놈은 결국 교차로에 섰다
앞서가던 차가 달리다 자신 없어 정지해 버렸고 글마는 다시 급정지.
끼이~~~~익
저런....
다행히 추돌까지는 가지 않았고 나는 그 차 뒤에 서행 하여 섰다
(자슥 명절에 뭐가 그리 급하냐 초상이라도 난겨)
담뱃불을 붙이며 중얼 거리다 뭔가 위기감을 느꼈다.
추월한 차에서 제법 건장한 남성이 문을 열고 내리는 것이다
(이거 한바탕 해야 하나)
안전띠를 풀고 창문을 활짝 내리고 나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남자는 나에게로 오지 않고 앞차로 가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상대가 창을 내리지 않았는지 (짐작으로 여성 운전자라 생각했다) 삿대질만 했다
(즐마 싸가지네)
아마도 왜 급정거했느냐고 한듯했다
요즘은 그런 짓하면 보복행위로 법적 처벌이 따른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내가나서 말어.
그 잠깐의 갈등 속에 바로 나에게로 내달려 왔다
“야 십새끼야 뱃대지 기름찼냐 택시가 왜 낭창하게 길 막고 다녀”
어이가 없었다.
“십새끼?”
“그래 이 십쌔끼야”
아예 주먹으로 치는 시늉까지 하면서 윽박질러 왔다
(그래 열심히 일하려 해도 손님 없는데 잘됐다)
나는 차문을 열었고 이미 신호는 떨어져 앞차는 떠나고 뒤차들이 재촉하는 경적이 난무했다.
빠~~~~앙 빵 빵 빵.
순간포착.
숙췬지 음복인지 모르지만 눈언저리가 약간 볼그스름했다.
내가 적당히 맞으면 이 싸가지 버릇도 좀 고치고 불경기에 일당도 좀 챙기고
맞아 죽으면 살아 구차한 삶 명분 만들어 죽을 수 있고
보험이나 합의금으로 살아 못한 미안한 가족들에게 지금보단 나은 생활을 넘길 수 있다.
싸가지를 갈구는 또 다른 싸가지 생각으로 차에서 내렸는데
배를 내밀며
“그래 우짤낀데 니미 오늘 죽겠네”
이건 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러나 사람이 극한상황에 이르니 오히려 처연해짐을 느꼈다 경험도 여럿 있었고.
“당신 한 잔 했네.”
“이 십새끼 이거 상습범이네 니가 뭔데 그라고 증거있나.?”
또 주먹을 들고 위협하기에.
이미 몇 대 맞을 각오를 했고 녹화도 되어 있으니 계획범이 아니라면
한식에 죽으나 천명에 죽으나.
“어이 바라 시간 5분도 안 남았데이.”
‘뭐 니가 김두환이가 시간 재고 때리나.“
주변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피해가는 차들의 경적으로 어수선했다
“바라 바라 이정도면 내가 안 해도 누군가 신고했다.”
“니가 음주가 안 나와도 앞차와 나에게 한 걸로 보복운전에 폭행에 속하는 거 아나.?”
“혹 음주 나오면.?”
“인자 2~3분 남았는데.... 우짤래.?
그 남자의 얼굴은 조금 더 붉어져 갔고 처세를 결정 못해 쭈빗 거렸다.
“바라 그렇게 바쁘거등 어제 나서지 그랬냐.”
“이옹 이옹” 멀리서 경찰 소리가 들렸다.
나는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십새끼 빨리 안 틸겨.?”
3=3=3=3=3=3===33=3=3=3=3==3=3=3=3=3=3=3=3==3==3
경찰이 출동해도 피해자가 없는 현장. 중대사건도 아닌데
자율적으로 시시티비 검색해가며 매달릴 것도 아니고 나도 그것으로 접었다.
그러나 결국 기분 잡쳤고 핑계거리 생겨 소주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명절에 좋은 액땜 했으니......)
나름 잘 해결 했으니 바둑신께서 어여삐 여기사 숙적들과의 담배내기는....
혹시나 했지만 빌어먹을.
이리 터지고 저리 깨지고 길에서 안 맞은 매 오로서 다 맞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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