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은 사파리다.

완벽한 안정장치와 적당한 부와 시간을 가지고 대평원의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지상낙원이요 호사겠지만.

그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맹수(?)들은 하루하루가 긴장과 사투 암투의 연속이다.

이는 고급 독립군 (프로)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이곳에서 달이는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였다

고수가 영양가 있는 것으로 먹을 만큼 먹고 다음을 위해 물러서면

차례를 기다려 또 달려드는 게 있다

바둑평원을 유유자적 하는 달이가 그들에겐 그만큼 보드라운 먹이 감 이었으리라.

버릴 게 없었다.

덩치가 크지 않아도 새가슴이라 후한이 걱정되지 않고 자존심에 경우를 뒤틀지 않으며

적당히 아니면 무리해도 시간이 지나면 쉬 풀려버리는 여린 마음이라

애써 달려 들것이 없을 땐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격려만 해주면 마지막 술판이 있었으니까.

독립군.

속설로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는 숭고한 정신. 아니다 그것과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고

일상에선 도태되고 가족에겐 신세지기 싫고 바둑으로 마음 닦고 바둑돌로 숙식 해결하는

숭고한 수도자들이다. (자칭)

그리고 자의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제자를 양성하며 독립군의 대를 이어간다.

당하고 또 당하면 달아나야 하는데

마치 흡혈귀에게 물린 것처럼 이상한 마력에 이끌려 또 다른 자신을 찾는다.

자기를 그렇게 만든 이는 어찌 못하니까 일종의 어긋난 피해 보상심리의 작용일까.

그렇게 물고. 또 물고 .....

한낮엔 사우나에서 개기다 해가지면 송곳니를 숨기고 길 다란 투명 빨대를 입에 물고

오늘은 누구의 신선한(?) 피를 찾을까 두리번거리며 나선다.

어느 해 여름인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몇 년째 바둑 친구인 허씨와 내기바둑을 두고 있는데 평소에 술좌석이 몇 번 있던

P형이 이 바둑 끝나면 나 좀 보자고 불러낸다.

화장실로 불려가는 건 예나 지금이나 찜찜한데. 별 심각한일 없는 사인데 왜 그러지.

그때. (3~40년 전)

안 사장 전화 왔습니다.

당시 기원은 독립군들의 공동 사무실.

모두 사장 아니면 부장 차장....그리고 좀 고상 떨면 실장님 선생님...모두가 지 사무실이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사람은 불문율로 절대 기원이라고 먼저 밝히지 않는다.

무슨 짓들을 하고 다니는지.

허접한 야그들을 지껄이고 돌아온 그는 나를 불러 본론으로 들어갔다

먼저 내가 거부감을 가장 적게 느끼고 친분이 있는 사람을 앵벌이로 내세우는데

그 사람이 P 형이었고.

나머지는 바람잡이로 이제 생각해도 붕어대가리처럼 금방 잊어버리고 미끼를 물어 버리는

달이가 딱 걸려들었음이다

먼저 자기들의 군자금을 확보하고 작전에 들어간다.

나의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은 앵벌이가 맡고.

마작. 하이로. 포커. 훌라...

바둑 외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파악부터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친분 있는 앵벌이의 승률을 한껏 올려준다 나중에 지들끼리 재분배 하지만

일부는 섭외비로 지출되고.

바로 나를 데리고 환심 사는 게 뭐겠는가 술이다

술좌석에 잠시 합석하고는 앵벌이를 한껏 띄워주고 엄살을 떨고는 지들끼리 패자전 한다면

슬그머니 빠지고 두 사람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여기서 나는 녹는 것이다.

몇 순배 돌고나니 사적인 야그도 나오고 별 관계없는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데 감동 먹고.

그리고 다음에는 지분을 나눠 가지자는 동맹을 맺으면서 걸려드는 것이다.

만주벌판을 누비는 독립군의 길로 접어드는 지난 인생의 한 전환점이 시작된다.

독립군의 경로는.

1. 구경한다. => 2. 협찬한다. => 3. 메이저 옆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마이너에 참가한다.

4. 가끔 후보로 메이저에 참가 한다 (여기서 작전이 들어옴)

5. 메이저에서 초청이 잦고 대우도 좋아지면서 서서히 두부 속으로 파고드는 미꾸라지.?

경상도 버전으로 재떨이에서 시작 되는 것이다.

1~5번의 수순을 거치며 한동안 독립군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내 이빨 도장을 찍은 내 제자는 없었고 내성이 강해졌고 목덜미엔 근육이 강화 되었다

바둑 평원을 같이 거닐 던 사람 몇몇은 가끔 떠오른다.

그러나 딱히 그리운 사람은 없고

그 잃어버린 시간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애증의 강처럼 추억으로 잔잔하게 흐른다.

아이러니하게 그 강에서 주워 온 검은 돌 하얀 돌이 지금은 유일한 위로다.

이제 피비린내 나는 암투도 사악한 작전도 없는 또 다른 평원 사이버오로에서 유유자적하면서

훗날 참 잘 늙었다는 소릴 들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엔 흙탕물이 튀고 스치는 옷깃에 바람 잔날 없다

유토피아는 없다

누구의 잘잘못도 부각되지만 무관심과 방종 회피도 일조를 하고 있으니 모두의 잘못이다

가치가 있는 일에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온몸으로 수상전을 펼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을 찾기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 사람들의 허물을 내 관점에서 시시비비를 만들면 안 되는 것이다.

여기 남은 게시판 마음대로의 게시판이라 광장에선 하지 말라할 땐 유배지라 외면하다가

갈 곳 없어 모이는 곳으로 만들 것인가.

대면하지 않아 술좌석도 현금도 헛바퀴 돌았던 가치관도 없겠지만

오늘 삭제되는 글을 보며 이러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며

바둑을 오해하며 알게 된 사람들과 남은 인생을 같이해야 하는 비애를 느낀다.

차라리 내기지고 술 사주던 그때는 이렇게 반목하진 않았다

지금은 바둑의 가치를 따지는 게 아니라 바둑 두는 사람들의 가치싸움으로 보인다.

바둑이 우리역사의 부끄러움 대륙과 일본의 전장터고 작금의 이라크 같은 느낌이다.

오로의 적극적인 대응도 여기까지 끌고 오는 사람들도 모두 원망스럽다.

정치 종교 이야기는 광장에서 하지 말고 여기서 자유롭게 하라했는데

그래서 어기는 사람은 여기로 보냈고 누군가 시비를 걸고는

광장 없애고 남은 게시판이라 엄하게 적용한다고라.? 웃기지 말고 여기도 없애라

그냥 바둑사이트니 바둑만 두든지 배팅으로 중독되어 운영비만 보태라.?

기우를 하찮게 보는 오로나 하찮게 보인 기우님들이나 영양가 없는 글 올리는 나 같은 부류나

앞날이 션하다.

도덕은 암기나 간접경험으로 되는 게 아니고 마음먹은 설정으로도 되지 않는다.

선의의 동기에 실천에 의한 시행착오가 만들어 주는 것이며

그것은 마음에 앞서 몸이 먼저 움직이게 만들어 다행과 잘못의 과정을 거쳐

비로써 인격이 되는 것이다.

바둑이 잡기가 되던 인격수양이나 신선놀음이 되던 각자의 함량이나 오로의 방침이겠지만

동안 애정을 가졌던 한 사람으로 모든 게시판 닫기를 권한다.

지금 그때 독립군들의 그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