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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에서 뒤바뀐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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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전을 치르면서 반 이상의 병력을 잃은 한국(7승 10패). 중국과의 맞대결에서도 3승 8패로 꽤 밑졌다. 다행히 위안거리라면 ‘4천왕’이 건재했다는 점. 그러나 16강 관문을 지나치자 우람한 장수 2명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세돌이 복병 왕야오에게 일격을 맞았고, 박영훈은 3전 전승으로 압도해 왔던 창하오에게 첫 패점을 안았다. 11월에 속행될 8강전은 국가대항 단체전을 방불케하는 한중 4-4의 대결구도. 이창호와 더불어 쌍두마차 역할을 해야 할 최철한의 어깨가 무겁다.  제11회 삼성화재배 16강전 ○최철한 9단(한국) ●구리 9단(중국) - 장소 :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날짜 : 2006. 09. 08 - 결과 : 252수끝, 백반집승 장면 (완착과 호착) 최철한은 구리에게 갚아야 할 빚이 좀 있다. 시소 승부 끝에 한중천원전 통합타이틀을 두 번 내주었고, 2년 전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도 아픔을 겪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종반의 반상. 백1로 몰았을 때 선수랍시고 한점을 살린 흑2가 운명을 바꿔놓는다. 백3으로 찝는 호착이 있다는 걸 몰랐을까. 실전진행1 (무리한 욕심) 전반전은 공격이 결실을 거둔 최철한의 리드. 그러나 그 이후 무리한 삭감으로 인한 바꿔치기에서 손실을 입어 오히려 흑쪽이 두터운 가운데 끝내기에 들어갔다. 흑의 수중에 떨어진 △를 최대한 이용할 요량이었던 백1이 욕심. 흑2가 적절한 반격이어서 위기를 맞았다. 백은 A쪽도 끊기는 약점이 노출돼 있는 불편한 심기다. 참고도1(두터운 보강) 최철한이 초반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던 데엔 휴식일 동안 상대방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 힘이 됐다. 구리는 32강전에서 재미봤던 포석을 재차 들고나왔고, 해법을 준비한 최철한의 입가엔 미소가 흘렀다. 백1로 약점을 두텁게 보강했더라면 편한 마음으로 마무리지었을 것이다. 흑2로 지키는 수가 크지만 백3에 뻗는 수도 못지않게 끌리는 곳이다. 참고도2(낭패) 두 기사는 양국을 대표하는 전투바둑의 대명사. 창과 창이 맞부딪쳐 항상 불꽃을 튀겼다. 어느 한쪽이 중도에 부러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불계로 끝난 판이 많았다. 골치가 아파졌다. 가령 백1로 잇거나 하면 흑2 이하 8까지 낭패. 최철한은 형세를 손해 보며 중앙의 백일단과 좌하 흑▲를 바꿔치기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실전진행2(백이 선수) 불계로 판가름나던 내용이 작년 한중천원전 2,3국에선 연거푸 반집으로 운명이 갈렸다. 치열한 백병전에다 고도의 끝내기 싸움까지 가미된 반집승부. 최철한은 ‘도합 한집’에 울분을 토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장면>의 시점으로 돌아가, 흑1은 불가피. 그러고 보니 이곳에서 백이 선수를 잡았다. 백8, 10이 두터운 끝내기. 최철한은 전력을 다한 끝내기로 재역전 반집승, 빚진 반을 갚았다. 참고도3(흑이 두텁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최철한은 예전의 격한 호흡에서 침착한 모습으로 안정감이 붙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리한 바둑을 어지럽게 만든 대목은 개선할 사항. 흑1이 호처. 구리가 이곳을 막지 않은 것은 최철한에게 행운이 따랐다고 할까. 다음에 A로 뚫는 수가 기분 좋다. 검토진은 거꾸로 흑의 반집승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참고도4(패) 흑1을 선수하고 3에 잇는 것도 확실한 선수라고 내세우기 어렵다. 백8에 흑9는 안형을 빼앗는 수인데 8의 곳에 백돌이 놓이면 그냥 잡히지는 않는다. 14까지 패가 나는 형태이다. 최철한의 삼성화재배 최고 성적은 지난 대회서 이룩했던 4강. 중환배말고 우승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세계대회를 이제는 제패할 날도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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