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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6개월 양재호 “못 다한 개혁 짧고 굵게 완성”
컴백 6개월 양재호 “못 다한 개혁 짧고 굵게 완성”
영재 입단 강화하고 대바협 협력도 추진
[언론보도] 박주성  2020-08-02 오전 08:55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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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시절의 양재호 사진=월간바둑


○● 언론보도- '일요신문' 바둑기사, 7월 29일 1473호 [원문 보기] ☜ 클릭


눈이 펄펄 내리는 한겨울 이른 아침. 바둑책과 기보집으로 삼면을 두른 냉기 가득한 충암고 바둑실. 조개탄 넣은 작은 난로 옆에 한 사람. 언 손은 입김으로 녹이며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무릎 꿇고 앉아 책장을 넘기던 소년. 70년대 양재호를 회상하던 한 학교 선배의 기억이다.

어린 나이에 왜 그리 독하게 공부했을까? 양재호 9단은 "사실 바둑은 제가 좋아서 시작한 게 아닙니다. 아버님의 꿈이었죠. 철이 들어선 그 꿈을 이뤄드리고 싶었습니다. 중1 말부터 마음을 다잡고 공부해 고1에 입단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울산 출신이다. 63년 태어나 79년에 프로기사가 되었다.

▲ 79년 5월, 입단 직후의 양재호(왼쪽). 함께 입단한 이계훈과 함께 창경원을 찾았다. 사진=월간바둑

승부사로 남긴 기록은 남부럽지 않다. 동양증권배 우승(89년), 패왕전 준우승(88년) 등 우승 1회, 준우승이 7회다. "바둑 자체는 적성에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성격적으로 승부와는 체질이 안 맞았어요. 입단 후엔 바둑보다 학교 공부에 중점을 뒀고, 대학도 합격했습니다. 스트레스 받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데 바둑에 지면 어쩔 도리가 없죠. 술도 못 마시던 젊은 시절이라 정처 없이 거리를 돌아다녔어요. 지금도 걷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라면서 웃었다.

바둑도장을 차려 후학을 양성했다. 방송에선 명해설자로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하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2011년 4월부터 바둑행정가로 거듭났다. 약 5년 동안 한국기원 제6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 조훈현-양재호가 대결한 23기 패왕전 도전 1국. 1988년 3월, 양재호의 고향 울산에서 열렸다. 사진=월간바둑.

이후 K바둑방송 대표로 일하다 올해 2월 3일 다시 제9대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복귀했다. "어떤 단체나 늘 변화가 필요합니다. 한국기원은 시기를 놓쳤어요. 지금은 더 어렵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굳이 제가 다시 나설 필요가 없었죠. 다시 사무총장으로 불러주셨을 때 주위에 사람들은 다 말렸습니다. ‘왜 사지(死地)로 가시나?’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양재호 사무총장의 새판 짜기는 이제 막 포석을 마쳤다. 중반전에 임하는 각오와 비전을 들었다.

- 다시 사무총장으로 돌아온 소회는.
8년 전엔 ‘쓰러져 가는 바둑계를 살려보겠다’는 거창한 꿈이 있었다. 하지만 실무에 들어가니 눈앞에 쌓인 현안 처리로만 바빴다. 문제가 생기고, 사건이 터지면 해결하느라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물러난 후엔 내가 사무총장으로 뭘 했다고 말하기 어렵더라. 그때 못했던 변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짧고, 굵고, 과감하게 개혁하겠다.

-'개혁'이라면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말하나.
두 갈래가 있다. '대회'는 재미있고 흥미롭게 바꾸겠다. ‘보급’도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 재미가 있어야 팬들이 모인다. 기존 대회방식에서 재미없는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겠다. 새로 만들 대회는 흥행에 초점을 맞춰 설계하겠다. 지금은 한국기원에 바둑TV가 있으니 방송과 더불어 시도할 수 있는 게 많다.

보급도 그렇다. 바둑인구는 갈수록 노령화되고, 바둑교실은 모두 무너졌다. 바둑은 진짜 맛을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바둑 룰만 아는 사람을 18급이라고 가정하면 최소한 10급은 되어야 바둑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애정을 가진다. 이 틈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국기원이 맡아야 한다.

▲ 한국기원에 컴백한 양재호 사무총장. 지난 5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전 창설’과 ‘바둑 보급’, ‘영재 발굴’ 등의 계획과 구상을 설명했었다.

-대회방식에 변화라면 어떤 점이 있을까.
바둑리그를 예로 들면 주장전 도입과 같은 거다. 올해 시니어리그에서 주장전(지명대결)을 하니 시청률이 바로 급상승했다. 다음 한국리그와 여자리그도 주장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장전을 만들고 대국료에서 차등을 주면 해외 용병도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다. 커제, 양딩신 같은 선수가 와서 신진서, 박정환과 붙어야 흥행이 되지 않나.

-시니어리그와 여자리그는 한창 진행 중이다. KB리그 준비상황은?
9월에 세팅을 마치고, 10월에 개막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10개팀 개막이었다. 거의 완성이 되었는데 최근 약간 변동이 생겨 고민이다. 아직 1~2팀은 확정이 안 되었다. 곧 예선도 치러야하는데 팀이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인 선발인원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기전 확대도 예고했었다. 진행상황은 어떤가.
응씨배를 능가하는 세계대회, 국내최대기전 창설, 1억5천만 원 규모의 여자대회를 말했었다. 여자대회는 개막 준비를 마쳤다. 9월 초에 들어간다. 국내기전은 협의가 다 되었는데 후원사가 워낙 코로나에 민감한 회사라 일정을 연기했다. 세계대회도 같은 이유로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이외 소소한 대회 몇 개가 가시권에 있다.

▲ 1회 동양증권배 시상식. 우승자 양재호 9단이 이젠 세계대회 창설을 위해 뛰고 있다. 사진=월간바둑

-가시권에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회를 말하나.
그 중에 하나로 신진서와 박정환이 대결하는 '7번기' 또는 '10번기'를 기획 중이다. 한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그 지역 명소를 순회하면서 멋진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바둑을 두는 콘셉트다. 이런 게 팬들이 원하는 대회가 아닐까? 승부는 최고점에 오른 기사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룰 때 재미가 있다. 지금 바둑리그처럼 선수 간에 전력 차이가 나면 시청자들은 바로 외면한다.

한편에선 ‘왜 이벤트 대회만 만드냐’는 반론도 듣고 있다. 지금은 프로기사 인원이 너무 많다. 전체가 참가하는 규모의 대회는 흥행이 어렵다. 한국기원은 전체 기사의 복지보다 바둑을 널리 알리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 바둑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져야 바둑TV 시청률이 상승하고, 수신료과 광고비가 따라서 올라간다. 프로기사의 복지도 신경 쓸 여유가 생긴다. 이런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보급 면에서 한국기원의 새로운 전략이 있나.
한국기원 프로기사들은 모두 뛰어난 인재다. 기존 학교 등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제반 환경은 한국기원이 제공한다. 학교와 행정적인 절차를 대행해서 프로기사는 가서 교육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뜻이 있는 기사를 모아 다방면으로 재교육하겠다. 물론 재정적인 지원도 따른다.

그 외에 바둑 초보자를 위한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계획이 있다. 예전 구글 알파고와 대결할 때 하사비스에게 직접 요청했었는데 그 후에 소식이 없다(웃음). 국내 업체와 손잡고 추진할 예정이다.

▲ 양총장의 새판 짜기는 이제 막 포석을 마쳤다.

-이 외에 검토하는 과제가 있다면.
입단제도는 손봐야 한다. 이미 기원과 기사회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했다. 전반적인 논의를 다시 할 생각이다. 영재 입단을 강화해 기준도 현재 16세보다 더 낮추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어린 친구 중에 재주가 있으면 과감히 뽑아줘야 한다. 입단 연령이 올라가는 건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인재가 넘쳐날 때는 입단 수를 제한했다. 지금은 원하는 이도 적고 수준이 낮은데 입단자 수는 많이 늘어났다. 전체 입단자 수는 신축성 있게 가려고 한다.

대바협과 협력관계도 재구축해야 한다. 꼭 통합이 좋은 건 아니다. 단체 자체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번 통합했던 시절에는 한국기원이 대바협을 지배하는 구조였다. 그건 아니다. 각자 평등한 관계에서 상부상조하는 게 더 이상적이다. 평소엔 자기 역할을 하면서 일이 있을 때는 한 몸이 되는 거다.

바둑계 전체를 보며 한국기원에 입장에서 변화를 이어가겠다. 세상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희생은 불가피하다. 피해 보는 층이 생기면 욕을 먹게 된다. 이 점은 각오하고 있다. 그래도 유익한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바둑계 전체가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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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  2020-08-03 오전 8:03:00  [동감0]    
화이팅입니다!
바둑정신 |  2020-08-03 오전 1:56:00  [동감0]    
양재호화이팅 !!!!!!
56danbi |  2020-08-02 오후 10:10:00  [동감0]    
욤먹을 각오가 되어있다. 바로 그것입니다. 욕먹지 않고 어떻게 큰 변화를 성취하겠습니까.
다만, 최대한 소통하십시오, 결단은 총장의 몫입니다.
응원합니다.
大竹英雄 |  2020-08-02 오후 9:39:00  [동감0]    
양재호사무총장님의 여러가지 좋은말씀 (못다한 개혁 짧고 굵게 완성) 듣고 많이 안타갑다는 소감을 올리며. 다만 오로같은 바둑온라인사이트에서 40. 50 프로바둑대회같은 온라인바둑대회라도 많이 열리는길만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바둑게는 서로 이해상반대는 세력들이 모인곳이라서 개혁을 빠르고 신속하게 가능할지.....
포석진행중 |  2020-08-02 오후 9:05:00  [동감0]    
전혀 와 닿지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과감히 젊은 프로들이 판치는 세상 만들어
주기을 기대 합니다.
현학 |  2020-08-02 오후 5:22:00  [동감0]    
욕먹을 각오가 돼어 있다.
이말에 좋은 성과 기대 합니다 .
maha0721 |  2020-08-02 오후 3:14:00  [동감0]    
세계대회. 바둑리그 용병.국내 최대기전.신박 10번기가 눈에 쏙 들어 오네요.요즘 지자체들이 자신들 지역과 연관된 인재를 활용하여 지역을 알리는 일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바둑을 통한다면 신박 10번기가 최고겠지요.영화 세트장 건립.케이블카 사업 등은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여러 지역에서 하고 있어 잘못하면 적자가 쌓이는 애물단지가 되기 쉽습니다.
maha0721 |  2020-08-02 오후 3:08:00  [동감0]    
코로나 시대에 바둑뿐만 아니라 모든게 힘들어 졌고 어느나라 할것 없이 어려워진건 어쩔수 없습니다. 그래도 양 사무총장 같은분이 기원 제반 업무를 이끄는 수장이 되어 한결 나아 보입니다. 추진하는 업무가 모두 성사되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것입니다. 바둑 승부도 그러하듯 최선을 다하면 모두는 아니더라도 많은 일이 이루어 지리라 믿습니다.
tlsadd |  2020-08-02 오후 2:04:00  [동감0]    
아무리 어려워도 바둑토토는 하지맙시다
입영전야愛 |  2020-08-02 오전 11:03:00  [동감0]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겠습니다 뜻하는 바 한계단 한계단 잘 마무리 하시어 좋은 성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중에 말씀하신 모두가 만족하는 변화는 없다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건승을 빕니다
tjddyd09 |  2020-08-02 오전 10:24:00  [동감0]    
학구파 양재호 9단,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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