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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앗아간 마법의 현혹술
혼을 앗아간 마법의 현혹술
[제6회 농심신라면배 12국] 한창규  2005-02-25 오후 00:46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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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배는 이창호에게 확실히 ‘효자 기전’이다. 본선 12연승(예선 포함 28연승). 과거 ‘철의 수문장’ 녜웨이핑이 중일 수퍼대항전에서 세웠던 11연승을 능가했고, 기록 행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게다가 최근 부진 탈출의 돌파구로서 톡톡한 역할을 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그토록 목말라 했던 승리. 이창호가 등장하자 봇물 터지듯 콸콸 쏟아내고 있다. 내용 또한 최고조 시절을 연상케 한다. 발상의 자유로움이 하나 더 더해졌다.

이제는 3국이 1명씩 남은 동등한 입장. 말이 주장전이지 왕밍완과 왕시가 어디 이창호의 이름값에 견줄 수 있으리오.

제6회 농심신라면배 제12국
○이창호 9단(한국) ●왕레이 8단(중국)

- 장소 :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
- 날짜 : 2005. 02. 24
- 결과 : 184수끝, 백불계승


장면 (기묘한 붙임)

‘평범 제일주의’가 예전 이창호바둑의 트레이드 마크였다면 요즘은 범상치 않은 수를 곧잘 선보인다. 여러 군데서 기발한 착점을 들고나왔다.

그 중의 하나가 옆구리에 붙여간 백1. 좌우동형의 중앙인 듯한 묘한 곳에다 철썩 갖다붙였다. 마치 이세돌이나 최철한의 수를 방불케 한다. 이 수에 왕레이는 평정심을 잃었고, 이창호는 맥점 퍼레이드로 순식간에 승세를 닦는다.





실전진행1 (지나친 대응)

△는 아리송한 시기에 던진 질문. 상상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결행하기는 더욱 힘든 일착. 당대 최고수가 이런 수를 툭 던지면 당하는 쪽은 무척 당황스럽다. 왕레이의 시름이 깊어지는 건 당연한데 흑1은 너무 많은 부분을 생각했다.
최강의 대응이기도 한 흑1은 좌하 ▲들을 응원하며, □ 두점이 움직여 나가는 수단을 원천봉쇄하는 의미도 깃들어 있다. 그러나 우하 진영을 사수하는 데는 빵점짜리였다.




참고도1 (물러설 곳)

참혹하게 무너진 실전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물러서서 받는 흑1이 정수였다. 백2에는 일단 흑3으로 잡고, 만일 백6까지 활용하려 들면 흑7, 9로 화를 낸다.
그리고 백2로 5에 맞끊어서 변화를 구할 경우 잠자코 흑A로 늘어두면 백에게 후속 수단이 마땅치 않다. 하다못해 흑1로는 5쪽으로 뻗느니만 못했다.






참고도2 (탈출)

〈실전진행1〉은 필연 수순에 가깝다. 5쪽으로 건너는 수와 6으로 호구치는 수를 맞보기로 삼은 백4가 탄력적인 응수였으며, 흑11도 절대적인 끊음.
근거를 빼앗는 흑1은 백2로 탈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흑3으로 추격하더라도 백4로 숨통이 트인다.








실전진행2 (피도 안나게)

우하일대는 흑이 공들였던 터전. 그곳이 유린당하면 번듯한 집이 없다. 어찌됐든 물고 늘어져야 하는 형편이다.
승부를 보려면 흑1, 3뿐. 여기서 A로 패를 시작하지 않은 백4, 6이 훌륭한 콤비네이션이다. 최대의 장고를 투입한 흑7은 울며 겨자 먹는 심정. 16까지를 보라. 요석 △ 두점이 ▲ 석점을 잡고 부활했다. 실리는 대단치 않지만 웅장함을 뽐내던 주변의 흑세력을 무력화시켰다. 복잡한 패(패로도 백이 유망)를 피해 승세를 닦는 고등전략이 실로 말끔하다. 백20도 튀는 감각.




참고도3 (거의 완생)

△로 찔렀을 때 흑1로 타이트하게 받는 것은 공격을 포기하는 행동.
백6, 8로 안형을 위협하고 10으로 막으면 말이 패이지 거의 완생의 형태나 다름없다. 백A로 젖혀나가는 수도 흑에게는 여전히 눈엣가시.








참고도4 (패)

〈실전진행2〉 흑19는 필요한 가일수. 바쁜 판국에 1수 더 들여야 하는 건 불만이 아닐 수 없다. 방치하면 백1~7의 수순으로 간단히 패가 난다.
멋지다. 〈장면〉의 붙임수보다 그 이후의 솜씨가 압권이었다. ‘흑이 쫄딱 망했다’며 검토실은 일손을 놓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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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의아마 |  2005-02-25 오후 8:06:00  [동감0]    
다시 보아도 감탄뿐인 수순
우리은비 |  2005-02-25 오후 1:14:00  [동감0]    
진짜로 오래간만에 즐거운 설명듣습니다
참나이런 |  2005-02-25 오후 1:0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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