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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군 신민준의 하루
상비군 신민준의 하루
신민준 밀착취재로 본 국가대표 상비군의 24시
[기획/특집] 오로IN  2014-06-07 오후 10:53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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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신민준(가운데)이 기보를 살펴보며 활짝 웃고 있다. 한승주(왼쪽)과 신진서(오른쪽) 등도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 과정 중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바둑이 부진하면 사람들은 한국기원이 아니라 국가대표팀을 탓할 것이다.”

2014년 새롭게 출범한 국가대표ㆍ상비군을 이끌고 있는 유창혁 감독이 선수들과 훈련을 시작하는 첫 자리에서 한 일갈이다. 이 말이 국가대표와 상비군의 가슴에 아프게 꽂혔다. 전세를 역전시켜야 할 선수 한명 한명의 어깨엔 자부심에 앞서 책임감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한국과 중국은 세계바둑 패권을 다퉈왔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면 한국이 다소 밀리는 추세다. 한국기원은 2014년 유창혁 감독을 사령탑으로 삼아 국가대표ㆍ 상비군을 출범시켰다. 최명훈이 코치로, 이창호ㆍ이세돌ㆍ목진석은 기술위원, 김성룡이 전력분석관으로 나섰다. 여기에 국가대표팀과 상비군을 합친 29명이 5월8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일정은 빡빡하다. 주 5일 오전10시부터 5시까지 29명의 국가대표ㆍ상비군이 모여 한국기원 4층 훈련실에서 함께 머리를 맞댄 지 한달. 사이버오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유창혁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어떻게 끌어가고 있으며 이끌어 갈 것인지를 물었다. 또 상비군 신민준의 하루를 밀착취재하면서 상비군의 일상을 추적해 봤다.


● 기획/특집① 유창혁 감독에게 들어본 한국바둑의 오늘과 내일 ☜ 바로보기 클릭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에 임하는 상비군 자신들은 이 훈련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너무 고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또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할까. 바둑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느는 것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의욕이 넘치기에 자신감도 커지지 않았을까. 박정환 이후를 이어갈 유망주로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는 ‘양신(兩申)’ 중 한명인 신민준의 하루를 관찰하면서 상비군의 일상을 조명해 봤다.

◇국가대표ㆍ상비군
남자국가대표(7명): 박정환ㆍ김지석(주장)ㆍ이세돌ㆍ최철한ㆍ박영훈ㆍ강동윤ㆍ조한승
여자국가대표(4명): 최정ㆍ박지은ㆍ김혜민(주장)ㆍ조혜연
상비군A팀(89년 이후 출생자 8명): 나현ㆍ이지현ㆍ안성준ㆍ김정현, 류수항ㆍ한태희ㆍ안국현ㆍ김세동
상비군B팀(96년 이후 출생자 6명): 변상일ㆍ이동훈ㆍ신진서ㆍ신민준ㆍ김진휘ㆍ한승주
상비군 여자팀(4명) : 김윤영ㆍ오정아ㆍ오유진ㆍ박태희
※ 육성군(4명 - 국가대표나 상비군과는 별도): 김채영ㆍ설현준ㆍ최영찬ㆍ김명훈


신민준의 생활은 요즘 단순해졌다.

2014년 본격으로 출범한 국가대표ㆍ상비군 ‘유창혁호’에 승선한 뒤부터다. 중ㆍ고등학생들이 집과 학교를 왔다갔다 하듯 집과 한국기원을 다닌다. 국가대표ㆍ상비군의 훈련장소가 한국기원이다.

신민준이 집에서부터 출발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보라매역으로 갔다. 신민준은 훈련이 시작되는 아침 10시 이전에 한국기원에 도착해야 하기에 기자는 적어도 8시까지는 신민준의 집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6시50분에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한참을 가고 있는데 신민준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웬 전화지? 불안한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사이버오로 기자님이시죠? 오늘 취재 취소해 주실 수 없나요?”

‘평소보다 일찍 댓바람에 집을 나섰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놀란 마음을 다스리며, 이유를 물었다. 신민준의 어머니는 아들이 오늘 아침에야 취재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방금에서야 취재를 올 거란 말을 들었다고 했다. 청소도 안 돼 있고, 전혀 취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끄~응...’

신민준과는 일주일 전에 약속을 잡았다. 가족에게도 말해 놓아 달라고 당부를 해 놓은 터였다. 한데 신민준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어머니가 두 달 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개업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통에 이야기할 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다는 거였다. 차일피일 취재 이야기를 미루던 신민준은 당일 아침에서야 알렸다.

어머니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손님도 아니고 카메라를 들고 오는 손님인만큼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면 얼마나 곤란할 것인가는 잘 알 수 있었다.

“멘붕이에요”
신민준 어머니는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기자도 곤란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취재를 놓치면 스케줄이 온통 어그러진다.

“신사범 방이라도 촬영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제안을 했고, 결국 어머니는 취재에 응하기로 했다. 지금이라도 빠르게 준비를 하는 것으로, 그리고 기자는 어쩔 수 없이 ‘민폐를 끼치는 것^^’으로 낙착됐다.

보라매역으로 가니 신민준이 이미 나와 있었다. 걸어서 3분이 안 되는 곳에 신민준이 10년 이상 살아온 집이 나왔다. 마당이 있었다. 개를 키우지는 않았다.

AM 8시10분
참외와 수박을 정성스럽게 내온 어머니는, 신민준이 상비군이 되고 나서 좀 더 일찍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엔 7시30분에 기상했는데 지금은 7시 혹은 그 전에 깬다는 것. 일어나서는 곧장 샤워를 해 남은 잠을 날려보낸다고 한다. 부모 입장에선 아들이 규칙적으로 같은 시간에 훈련에 나가니까 마음도 놓이고 국가대표팀이 신뢰가 간다고도 했다.

신민준은 부모님께 상비군 훈련에 대해 이러쿵저렁쿵 한 번도 말해 본 적이 없다. 평소에도 집에선 말이 없다. 신민준의 아버지는 KBS 피디인데 달변가다. 어머니 역시 명랑한 성격으로, 거침없이 말하는 편. 유독 아들만 말이 적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는 “민준이가 평생 말할 총량의 대부분을 우리가 가져간 것 아닐까? ^^” 라고 농담을 한다. 부모도 아들에게 바둑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혹여나 성적이 나쁠 때 부담스러워할까 봐서다.

삼 면이 바둑책으로 꽂힌 신민준의 방을 둘러봤다. 나머지 한 면엔 책상이 있고 그 위에 두께가 얇은 바둑판이 놓여 있다. ‘바둑 외에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어머니가 “민준이에게 여자 친구가 있느냐?”고 오히려 기자에게 묻는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여기가 천신만고(?) 끝에 사진 찍을 수 있었던 신민준의 방.


▲ 죄다 바둑책이다. 중국에서 사온 바둑책도 있다.


▲ 신민준의 책상. 저기 저 문구는 이세돌이 지난해 3월~7월까지 신민준을 제자로 두고 가르침을 주던 때에 준 지침이다. '기자쟁선(棄子爭先)'과 비슷한 뜻인 모양이다. 이세돌은 지난해 7월 이후에도 가끔 신민준을 자신의 집에 불러 바둑 연구를 같이 하곤 했다. 지금은 기술위원과 상비군으로 있으니 따로 만날 필요는 없다.


▲ 4~5년 전 프로가 되기 전 시절에 풀던 문제집을 볼 수 있었다.


▲ 신민준이 연구생시절 공부하던 흔적이 엿보인다.


▲ 거실에도 바둑판이 놓여 있다. 신민준이 바둑을 놓아 보고 있고, 신민준 어머니가 과일을 가져 오고 있다. (실은 기자가 부탁한 연출이다. ^^;; ) 신민준은 평소에 굳이 거실에서 바둑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 신민준이 한국기원에 가려고 집을 나서고 있다. 어머니가 대문까지 따라나오며 배웅하고 있다.


▲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해 노량진을 걷고 있는 신민준.


AM 9시10분
신민준은 노량진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탄다. 지하철에선 보통 서서 가야 하는데 가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기보를 보거나 책을 본다. 책은 바둑책. 하루종이 들여다보는 기보를 아침 기찻간에서까지 보느냐고 물었더니 프로기사들은 특별히 의식해서 기보를 봐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본다고 한다. 지겨울 때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질린다’의 개념이 없고 ‘그저 본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기보와 멀어지면 감각과도 멀어진다.


▲ 신민준이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의 오로바둑 앱으로 기보를 보고 있다. 참고로, 국가대표 상비군은 훈련 첫날부터 훈련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코치진에게 맡긴다. 훈련집중을 위해 외부적인 방해요소를 철저히 차단하고 나선 코치진의 결정이다. 대신 오로바둑 앱으로 편하게 기보를 보며 연구하던 선수들의 불편 제기에 급히 태블릿피시 석 대를 대용품으로 사 제공했다.

상비군훈련은 월~금 5일, 아침10시부터 저녁5시까지다. 중국은 아침8시에 시작하고 저녁엔 5시에 끝난다고 하니(온라인 훈련을 포함하면 5시를 넘겨 끝난다고 볼 수도 있다) 중국보다는 훈련량이 적지만, 그간 자유롭게 개인생활을 하던 우리나라 프로기사에게 이렇게 꽉 짜인 일정은 무척 피로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해 신민준은 짧게 “할 만하다.”고 말한다.

한국기원과 가장 가까운 전철역인 상왕십리 전철역 승강장에서 내렸다. 마침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을 하러 가는 오정아를 만났다. 오정아도 상비군 훈련을 하면서 겪는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선 “그럭저럭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상비군 대부분의 체력이 바닥난 것 같아요.”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 전에도 기사들이 개인적으로 연구회를 다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훈련 형태가 살짝 변했을 뿐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았다.

개인 연구회에서는 몇 시간 공부하다가 쉬러 가거나 연구를 마쳐도 그만이다. 그러나 상비군훈련은 전혀 쉬는 시간이 허용되지 않는다(물론 몸이 아플 때 예외). 쉰다는 개념을 말해보자면, 그저 연구를 하다가 재미있는 순간이 나올 때 깔깔대며 피로를 푸는 정도? 그 정도가 그나마 정신적으로 쉰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바뀐 연구 환경은 기사들에게 혹독할 수 있다.

AM 9시45분
한국기원 4층에 도착했다. 4층에 상비군 훈련실이 있다. 최명훈 코치는 인원을 점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수가 지각한 경우는 두 번 있었다. 5분 지각 한 번, 1분 지각 한 번이다.

훈련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일찍 도착한 국가대표 및 상비군은 사물함에서 제본한 책이나 인쇄물을 꺼내어 사활문제를 푼다. 분위기는 아주 자유롭다.


▲ 신민준이 훈련 장소에 도착했다. 뒤에는 오정아.


▲ 국가대표와 상비군의 사물함.


▲ 신민준의 자신의 사물함에서 사활문제가 인쇄된 종이를 꺼내고 있다.


▲ 훈련 시작 전인데 다들 사활 문제 푸느라 바쁘다.


▲ 사활책 “왤케 두꺼운 거야?” ^^


▲ 모두 모였다.


▲ 유창혁 감독(왼쪽)과 최명훈 코치는 항상 의견을 공유한다.


▲ 유창혁 감독이 우선 공지사항을 말했다.


▲ 국가대표ㆍ상비군은 스피치 강좌도 받는다.


AM 10시
전체 인사를 한 뒤 유창혁 감독은 공지사항을 말한다. 주요 공지사항은 이것이었다. 6월9일부터 강릉에서 열리는 LG배 32강전의 기보기록을 공부차원에서 상비군들이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것을 없던 일로 하고 수련회 현장(강릉)에서 바둑 연구만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것.

다음으로 최명훈 코치가 상비군들에게 실전을 할지 연구를 할지를 물었다. 상비군들은 서로 의논을 하더니 연구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조례가 끝나자 리그 판수를 채워야 하는 상비군 및 국가대표는 일어나서 대국 채비를 했고, 연구를 원하는 국가대표ㆍ상비군들은 맞은편 큰 훈련실로 이동했다. 신민준은 한태희와 한 시간가량 대국을 한 뒤 연구회에 참여했다.


▲ 신민준의 먼저 한 것은 상비군 B조리그 대국. 한태희(오른쪽)와 겨뤘다.


▲ 여자상비군과 여자국가대표도 일부는 리그 대국을 치렀다.


▲ 목진석 기술위원(오른쪽)과 여자상비군, 여자 국가대표가 오전 연구를 하고 있다.


목진석 기술위원은 전체 연구, 팀별 연구를 막론하고 어디든 파고 들어가 같이 연구에 참가한다. 특히 여자국가대표와 여자상비군 연구에 각별한 도움을 주고 있다.


▲ '목진석 기술위원님의 경험을 완전히 소화해야지.'


▲ 신민준은 한태희와의 리그대국을 마친 뒤 바로 연구 모임 속으로 들어갔다.


▲ 최명훈 코치가 연구회 사이를 번갈아가며 살피고 있다.


▲ 최명훈 코치, 상비군과 국가대표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는 것 같다. 이러다 코치 접고 국가대표로 들어가게 되는 거 아닐까 ^^


이세돌 기술위원은 자신의 국내예선 대국을 마친 뒤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실로 향했다. 여자국가대표ㆍ상비군과 기보를 연구하고 있다.

PM 1시
상비군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근처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으러 가기 시작했다. 기자가 그 중 한 팀을 쫓아가려고 했는데 상비군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눈빛을 보였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누구나 소화가 안 될 것은 인지상정. 점심 먹는 사진은 직접 찍지 않고 신민준에게 점심 먹는 장면을 스마트폰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다.


▲ 신민준에게 '의뢰한' 스마트폰 사진.


PM 2시
점심을 맛있게 먹은 상비군 및 국가대표가 오후 훈련으로 들어갔다. 국가대표ㆍ상비군은 기본적으로‘연구 반 실전 반’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리그전은 상비군A, 상비군B, 여자 및 육성군의 3개조가 돌아가고 있는데 제한시간이 고정돼 있지 않다. 하지만 천원전을 비롯해 국내 예선이 많은 5, 6월은 일단 국내 예선이 주로 채택하는 제한시간 1시간으로 리그제한시간으로 정했다. 세계대회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선 2시간 안팎의 제한시간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연구의 비율이 좀 더 높았다. 국가대표ㆍ상비군 대부분이 두세 군데 무리를 지어 기보를 연구했다. 신민준은 갑조리그 스웨-탕웨이싱 전 등을 연구했다.


▲ 말이 없어 보이는 신민준. 동료들 사이에선, 그리고 바둑판 앞에서라면 할 말이 많아진다.


양신의 웃음. 훈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본인에게 달렸다. 너무 힘들다면 국가대표ㆍ상비군에 속했다는 자부심도 소용이 없다. 즐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중국이 주목하는 한국 신예 신민준, 신진서가 깔깔 웃으며 훈련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훈련 자체를 즐거워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국가대표ㆍ상비군은 둥그렇게 앉아 연구할 때 서로 의견을 활기차게 나눈다. 프로기사는 ,말하자면, 각각이 개인사업자다. 자기 연구를 모두에게 다 밝혀서 밑천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시대는 그보다는 자신의 연구를 내어 놓고 검증받는 게 더 중요해진 듯하다.


여자국가대표 최정이 밝은 표정으로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 뒤 달라진 점에 대해 말했다.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을 상비군 당사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대체로 할 만하고, 잘 적응된다는 분위기다.

남자상비군 이동훈은 “유창혁 감독님은 자신감을 가지라고 강조하신다. 훈련의 강도는 견딜 만하다.”고 말한다. 남자상비군 변상일은 “공동연구가 늘어나고 개인연구가 줄어들었다. 개인연구도 빠뜨리면 안 되기에 요령 있게 개인 연구할 시간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상비군 오정아는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다른 약속 장소가 있을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게 큰 이유다.”라고 한다. 혹시라도 연구를 게을리 할 여지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얘기기도 하다. 예전엔 영화ㆍ뮤지컬을 보러가는 등의 문화생활을 프로기사들은 아침에도, 낮에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적절히 누릴 수 있었는데 상비군훈련이 시작되고 그런 것은 사라졌다.

신민준은 “즐겁다. 항상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국가대표 최정은 “아침 일찍 나와 매일 균형잡힌 생활을 하게 좋다. 감독님이 신경 써 주시는 점도 좋고, 뭐랄까 목적의식이 강해졌다.”고 말한다.

목적의식이라…. 신민준은 미위팅을 목표로 삼는다. 힘이 강하고 예리함이 철철 넘친다는 게 이유다. 3살 연상의 중국 신예 미위팅은 몽백합배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이미 정상권에 있다. “경쟁자인가?”라고 기자가 물었더니, 신민준은 그렇게 볼 수 없고 자신이 넘고 도달해야 할 대상이라고 힘줘 말한다.


▲ 으흠. 오늘 기보 재미있는데... 변상일은 컵을 물었고, 류수항은 물끄러미 반상을 쳐다보고 있다.


▲ 상비군A, B팀의 합동연구회를 유창혁 감독이 이끌고 있다.





이날 최명훈 코치가 함께한 상비군A팀 연구회에선 전날 이창호가 한국물가정보배에서 최철한을 꺾은 게 화제가 됐다. 상비군들 사이에서 “어제 이창호 사범님 눈빛 봤어? 엄청나게 초롱초롱하시던데.” “바둑 내용은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니깐.”라는 말로 떠들썩했다. 이에 최명훈 코치가 “그것도 중요하지만 이창호 9단의 자세를 봐야하는 거야. 흔들림 없이 정좌한 자세가 배울 만하지.”라고 한다. 상비군A팀은 이창호-최철한 전의 한국물가정보배 기보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 상비군 사이에서 큰 화제. "이창호 국수님이 최철한 사범님을 이기셨다면서!"


▲ 그래, 이 기보를 빠뜨릴 수 없지!


▲ '우리 이창호 기술위원님, 완전 전성기신 걸'


▲ "초반부터 흥미로웠어."


PM 4시50분
하루 훈련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국가대표ㆍ상비군과 코치진은 서로 “잘 배웠습니다!”를 크게 외치면 공통의 일과를 끝낸다. 더 연구할 사람은 하지만 대체로 모두 귀가한다. 상비군 신민준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즐거운 하루였다고 한다. 그가 훈련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국가대표ㆍ상비군은 똘똘 뭉쳐서 연구하고 있다. 당장은 이들 앞엔 난관이 더 많이 기다릴 것이다. 중국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고 성적이 나쁠 때 바둑팬들이 던지는 질타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유창혁 감독은 국가대표ㆍ상비군 훈련의 성과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려면 3년은 걸릴 것이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판도가 달라지길 기대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한다. 당초에 이것이 간단한 일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을 앞서기까지의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지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아닐까.


국가대표ㆍ상비군이 서로 인사를 하고 하루 훈련을 종료했다.


▲ 집으로 향하는 상비군들.


▲ “오늘은 유난히 즐거웠던 하루다.” (신민준).


[취재 | 김수광ㆍ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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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句麗 |  2014-09-08 오후 10:07:00  [동감0]    
여자 기사들이 부럽다 최정예 기사들에게 배우니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
저러고도 시니어를 못이기면 이상한 거지 시니어 내년에 또 죽었다
高句麗 |  2014-09-08 오후 10:05:00  [동감0]    
이렇게 정보를 다 공개하면 다른 중국이나 다른 나라도 따라하고 대비책을 세울거 아닌가
기사가 너무 많은 것을 공개했다
제발 적당히 감출 것은 감추자
꿈의왕국 |  2014-06-09 오후 8:23:00  [동감0]    
생생한 기사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大竹英雄 |  2014-06-08 오후 1:39:00  [동감0]    
에전 한국최강시절은 이창호9단이 선두에서 유창혁9단 조훈현9단 서봉수9단이 백업을..
다음세대로 이세돌.최철한,박영훈등이 견디었지만 , 소견으로는 양신과 변상일등은 .... 글세요....
yoonpgaa |  2014-06-08 오전 10:02:00  [동감0]    
개인연구도 훈련이다
현학 |  2014-06-08 오전 6:57:00  [동감0]    
각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합니다 . 스피치 전문가를 초청하죠 .ㅠㅠ
충령산 |  2014-06-08 오전 5:29:00  [동감0]    
재미있고 정말 좋은 기사^^
민준아 화이팅!
eflight |  2014-06-08 오전 4:40:00  [동감0]    
신민준도 좋지만 신진서가 좀 더 진지하고 기재도 있어보인다.
일단 눈빛이 장난이 아니고.
만약 한국 바둑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을 유지한다면
그건 바로 신진서가 있어서일 것이다.
민준이도 물론 뛰어나다.
변상일도 아주 좋고.
세 명이 치고 받으며 일취월장하기 바란다.
최철한9단o |  2014-06-08 오전 2:33:00  [동감0]    
기사들이 여기서 스피치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이 나와있는데 그러면 박정환 이세돌 김지석같은 최정상급기사가 유창혁한테 강의를 듣는다는 말?? 설마.. 누가 누굴 가르치려드나..
빈지수 어휴~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질문을 하시네. 당연히 스피치 전문가에게 강의 듣겠죠. 물론 강의료는 예산에 포함되어 있고..스피치 능력은 대인관계, 인격형성에 중요한 덕목이니까 어느 조직에서나 중요한 강의 과목 중의 하나입니다  
술익는향기 |  2014-06-07 오후 11:12:00  [동감0]    
현장감 넘치는 생생 리포트 무척 흥미롭네요. 기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런 프로기사들의 주변 이야기를 좀더 자주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대표팀과 상비군을 지도하시는 감독과 코치님들의 땀과 수고가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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