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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궈 대회’ 프로·아마추어의 벽을 단숨에 허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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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국 체단주보] “火锅赛”：一举打通职业业余壁垒？ 제1회 자싱(嘉兴) 저우란위배(周懒予杯)는 독특한 대회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대회명은 ‘신예오픈전’으로, 참가 자격은 남녀 프로 신예기사는 물론 아마추어 강자까지 아우른다. 남녀 신인왕과 아마추어 오픈전을 하나로 합친 형태로, 다양한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훠궈 대회’라 할 만하다. 이 대회는 남녀 프로 신예와 아마추어 고수들이 대규모로 한 무대에서 겨루는 경기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참가 자격은 중국바둑협회 소속의 만 18세 이하 남자, 만 20세 이하 여자 프로기사와 전국 7단 이상의 아마추어 기사들에게 주어졌으며 총 119명이 최종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는 남녀 프로기사와 아마추어 기사가 대부분 부문을 나누어 경쟁했지만 이번 저우란위배의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참가자가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한데 어우러져 실력을 겨룬다는 점이다. 다만 최종 성적을 집계할 때만 부문별로 순위를 따로 매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왜 남녀 프로와 아마추어 강자들이 대회를 나누어 치렀을까? 가장 큰 이유는 실력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리 방식은 폐해도 있다. 한정된 바둑계의 자원은 분산되고, 여자 기사와 아마추어 기사들은 성장이 정체된 채 ‘그들만의 리그’에 갇히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어쩌다 통합대회라도 열리면 여자 기사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전 중국 국가대표팀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었다. 당시 루이나이웨이(芮乃伟), 양후이(杨晖), 화쉐밍(华学明), 장쉬안(张璇) 등 걸출한 여성 기사들은 남자 기사들과 똑같이 훈련하고 경쟁했으며 그 어떤 우대도 받지 않았다. 그 결과, 이들은 남자 기사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고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남자 최정상급 기사를 꺾은 기록을 남겼다. 분리 개최의 폐해는 여자 기사들의 전반적인 실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둑계가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의 주객전도라는 기현상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는 매년 100개가 넘게 열리지만 정작 젊은 저단 프로기사들이 출전할 대회는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급기야 프로 입단이 곧 ‘대국 없는 프로’의 시작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결국 저우전위, 천양, 왕이신, 판원쥔, 허신 등 유망주들이 프로의 길을 접고 아마추어로 돌아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단 프로, 특히 여자 기사들을 사실상 별다를 것 없는 전국 아마추어 오픈 대회에 참가시키지 못하는 걸까. 대회명에서 ‘아마추어’라는 꼬리표만 떼면 대회를 유치하는 지방 단체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현재 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이런 우려에서 나온다. ‘남녀 저단 프로들이 아마추어 대회에 발을 들이는 순간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는 것 아닐까?’, ‘아마추어 강자들의 밥줄이 끊기는 것 아닐까’ 그러나 제1회 저우란위배 6라운드까지의 결과를 보면,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음이 드러난다. 총 119명의 참가자 중 상위권에 포진한 예창신 7단과 저우쯔이 5단은 모두 중국 갑조리그의 주축 선수들로, 이들이 제1그룹을 형성했다. 하지만 제2그룹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모호하다. 쉬이디 6단, 추위란 6단, 마징위안 6단, 싱훙청 4단, 우이밍 6단 같은 남녀 갑조리그 소속 프로기사들과 양쥔충 아마7단, 마톈팡 아마8단, 차오루쉬 아마7단 등 아마추어 최강자들이 한데 뒤섞여 경쟁하고 있다. 전승을 달리고 있는 예창신과 저우쯔이를 제외하면 다른 강자들 사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혼전이 펼쳐졌다. 심지어 서로 물고 물리는 연쇄 구도까지 형성되었다. 프로 리쓰쉬안 6단이 한모양 6단을 꺾는가 하면, 아마추어 강자 마톈팡 8단이 프로 다이치가오 5단을 잡았지만 그 마톈팡은 다시 프로 인청즈 4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또 그 인청즈는 프로 우이밍 6단에게 졌다. 이 밖에도 아마추어 양쥔충 7단이 프로 황추쉬안 5단을, 아마추어 차오루쉬 7단이 프로 추위란 6단을 꺾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이번 대회의 결과는 한 가지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프로기사의 참가 자격을 5단 이하로 제한한다면 남녀 기사를 불문하고 아마추어 최강자들의 실력은 완전히 백중세라는 것이다. 심지어 아마추어 강자 중 상당수가 프로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은 이미 희미해졌다. 결국 현실적인 필요성이든 실제 운영상의 문제든, 프로와 아마추어의 벽을 허물기 위한 전제 조건은 이미 모두 갖춰진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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