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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승 “예전엔 아침이 두려웠죠”
여자상비군 조한승 코치 과감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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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바둑팬이면 ‘2%’가 무얼 뜻하는지 안다. 보통은 ‘2%가 부족하다’는 형태로 쓰였는데 원래는 음료수 광고카피였다. 바둑계에서는 조한승의 별명으로 붙어 안타까움을 의미하는 말로 쓰여왔다. ‘거의 흠잡을 데가 없는데 치열함이 부족해 최정상에 못 오른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농심신라면배가 열리던 부산에서 기자는 일본 프로기사와 기자에게 조한승의 별명이 ‘2%’라고 말해주었다. 이유를 묻기에 별생각 없이 2%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당연하게도 일본 프로는 “부족한 정도가 2%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아차, 이들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의미를 모르지….’ 2%의 2는 당연히 실제 수치를 나타내는 게 아니니 저들에겐 은어다. 우답현문이 일어난 것은 내가 설명을 잘못한 탓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대화는 다시 한 번 2%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가령 2%를 정말 2%라 치자. 그럼 거꾸로 뒤집으면 조한승은 98%의 실력을 지닌 셈이다. 어디 세상에 완벽이란 게 있나. 그렇게 보면 ‘98’은 엄청난 거지. 이세돌ㆍ이창호도 완벽하진 않다. 그렇게 따지면 2% 부족하단 말은 대단히 높은 수준과 동의어다. 한편으로 거의 다다랐고 2%만 남았다는 얘기도 된다. 결국 2%란 상서로운 닉네임이요, 최상의 칭찬이다. 실제로 조한승은 뛰어나다. 늘 국가대표급이었고 정상권에 있었다. 다승왕도 2번했고 국내타이틀도 2번 땄다(박카스배 천원전, GS칼텍스배). 병영 생활 중에 잠깐씩 나와 치른 시합에서도 성적이 좋았다. 지난해엔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병역 혜택을 받아 거의 자유롭게 시합에 출전할 수 있는 몸이 된 지금도 그의 성적은 꾸준히 좋다.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해 가고 있다. 그의 바둑 내용은 프로기사들 사이에선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무리하지 않으며 깨끗하고 부드럽게 이긴다. 그런 방식으로 매번 이길 수만 있다면야 마다할 프로기사는 없다. 조한승은 그런 걸 구현하는 재능이 있다. ▲ '국가대표에서 여자상비군 코치로' 조한승이, 초빙 강사 이세돌과 여자상비군의 검토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조한승은 병역 혜택을 받았고 요즘은 여자상비군 코치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상비군이었던 여자 기사가 성적을 내면 그걸 ‘상비군 효과’라고들 한다. 작년 상비군 출신이었던 기사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상비군 효과는 톡톡했다고 평가됐다. 이에 지속적으로 여자 기사들의 실력을 향상시키자는 목적으로 여자상비군이 상설되었는데, 조한승이 자원해서 여자상비군의 코치를 맡아 여자 기사들의 실력 향상에 보탬이 되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이제 조한승을 만나려면 한국기원 4층으로 가야 한다. 한국기원 4층 특별대국실 옆에 바로 여자상비군 연구실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하자 조한승은 반갑게 인사로 맞아 주었다. 연구실 바로 옆 본선대국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여자상비군 코치 조한승 - 상설된 여자상비군의 코치를 자원했다고 들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가 되어 여자 기사들과 대표팀 훈련을 하면서 여자 기사들은 조금만 도와주면 확실히 실력이 늘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코치직에 자원했다. 남자 기사들과 달리 여자 기사들은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이번 여자상비군 훈련의 목적은 순수하게 기량을 늘리는 것이다.” - 코치 해보니 어떤가? “처음에 내 포지션이 약간 애매하다고 느꼈다. 상비군 리그를 시작했는데 여자 기사들이 리그를 치르는 동안 내가 할 일이 없었다. 심지어는 한쪽에서 인터넷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더 좋은 방법을 찾다가 아예 내가 리그에 들어가 여자 기사들과 바둑을 두기로 했다.” 아침 10시 30분부터 제한시간 각자 1시간짜리 바둑을 두고 오후 1시 30분쯤 함께 밥을 먹으러 간다. 2시 30분쯤 다시 돌아와서 복기를 하거나 그 주의 주요 대국을 검토한다. 복기와 검토는 보통 3~4시간 걸린다. 아직 초기라 그런지 코치 역할이 실감 안 난다. 결실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코치 외 다른 남자 기사도 초빙하나? “마침 오늘(10일)부터 외부 강사가 온다. 매주 1명씩 초청하기로 했다. 보통 내가 섭외에 많은 구실을 하고 여자 기사들의 의견이나 여러 고려 사항을 조합해 누구로 할지 결정한다.” - 모르고 약속을 잡았는데, 외부 강사와 여자 기사들이 검토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게 됐다. 내가 운이 좋다.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더구나 오늘 강사는 이세돌 9단이다 ㅎㅎ” - 지금까지 초빙이 정해진 강사로는 누가 있나? “박영훈 9단은 확실히 오기로 했다. 전에도 여자 기사들에게 많이 도움을 줬다. 그런데 다른 기사들은 섭외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저마다 연구회에 속해 있어 다들 바쁘고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다. (그럼 머릿속으로 생각해 둔 후보는?) 주로 상위랭커들이겠다. 최철한 9단, 원성진 9단, 허영호 9단 등이다. 이렇게 인터뷰 때 말해 놓았으니 섭외 때 좀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하하).” - 여자상비군 코치로 활동하느라 바쁘겠다. “여자상비군 훈련이 있는 화ㆍ목요일만 바쁘고 그 외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4월부터는 더 바쁠 것 같다. 중국갑조리그(씽청찌화다오 팀)에서 뛰기로 했다. 지난달 중순께 제의를 받았다. 중국 바둑을 경험하고 싶어서 선뜻 하겠다고 했다.” - 화ㆍ목요일 외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외출하고 사람들 만나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땐 인터넷 바둑을 둘 때가 많다. 적게는 5판에서 많게는 10판 정도다. 안 둘 때는 정말 안 둔다. 전에는 1년 동안 안 둔 적도 있었으니까…. 온라인게임도 좋아한다. ‘워크래프트3 카오스’란 게임이다(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라자드 社에서 만든 작품).” - 여자 기사들이 전체적으로 세졌다고 한다. “맞다. 지난해 김윤영 3단이 여류기성을 차지했고, 박지연 2단이 여자 기사로선 처음으로 삼성화재배 본선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데가 많다.” - 어떤 것들인가? “지나친 전투지향, 외적 고민, 자신감 부족 등이 그것이다. 여자 기사들은 대체로 전투적인 기풍이 많은데 좀 지나친 나머지 쉽게 처리해야 할 부분에서조차 너무 전투적일 때가 있다. 그 때문에 상대에게 기회를 뺏기기도 한다. 실력이 부족하니까 완급 조절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반론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생각엔 단기간에 교정할 수 있고 그 중 내가 도와줄 부분도 있을 거라 본다. 또 여자 기사들은 바둑 외적으로 고민이 많다. 바둑에 집중해야 할 때에도 잡다한 생각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바둑에 집중하기 힘들다. 그리고 주눅이 들어 있다. 큰 무대에서 떠는 걸 본다. 남자기사들과 대결할 때 어차피 자신이 더 약하다고 생각하여 지레 포기한다. 그래선 안 된다. 자기가 약한 걸 인정한다 해도 승부는 승부다. 내가 어려운 장면은 이세돌ㆍ이창호 같은 기사에게도 역시 어렵다는 걸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같이 어려운 장면인데 기죽을 필요 있겠나. 나에게는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등과 큰 무대에 출전하면서 쌓은 경험이 있다. 그것을 전수해 주고 싶다. 여자 기사들이 보다 담대해지길 바란다.” 나는 군인이었다 - 병역 기간에도 기전 성적이 좋았다. 바둑 공부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나? “바둑 공부를 하려면 할 수는 있다. 주말에 시간을 내면 된다. 하지만 막상 만만치는 않다. 모처럼 시간이 생겼다는 생각에 다른 걸 하고 싶어진다. 또, 일과를 마치고 나면 쉬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 - 그럼 바둑TV 시청은 가능한가? “내가 있을 때는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우리 부대(강원 화천 27사 이기자부대)는 새로 지은 막사라서 시설이 좋다. 지은 지가 1년쯤밖에 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복귀하니 ‘쿡TV’가 들어와 있었다. 지금은 장병들이 케이블 방송을 볼 수 있다.” - 입대 전과 지금, 무엇이 변했나? “전에는 좀 게을렀다고 할 수 있다. 군기가 빠져 있었다. 아무래도 군대에 가면 사회에서는 없던 고생을 해 보게 된다. 그게 약이 되었다. 그리고 힘들었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추억으로 남는다.” - 군대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이었나? “좀 예상 밖으로 들리겠지만 ‘달리기’였다. 처음부터 힘들었다. 수색대니까 많이 뛰고 체력이 강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내가 약한 부분이 달리기였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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