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형상은 본래 두텁다 (4)
문용직의 두터움 특강(4) - 기본정리 2
|
||||||||||||
문용직 박사가 을미년(乙未年) 설을 맞아 ‘두터움’에 대한 6편의 강연을 사이버오로 회원을 위해 기고했다. 설연휴 기간 하루 한 편씩 연재한다. - 편집자 주. 특강1 - 두터움은 신비한 세계가 아니다 ☜ 바로보기 클릭특강2 - 형상과 감성에서 두터움이 나오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3 - 형상과 변주를 오가면서 인식을 확장하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4 - 단순한 형상은 본래 두텁다 특강5 - 중앙에서의 가벼운 세모, 만드는 이치 특강6 - 두터움과 세모의 확장이 포석의 길이다 ![]() 설연휴 특집 - 두터움 특강(4) 기본 정리(2) 단순한 형상은 본래 두텁다 1. 수법 이전에 태도, 태도 이전에 안목 “말하자면 두터움이란 이런 것이다.” 이 글의 수준은 그리 말함에 그친다. 그렇다면 의문이다. 그 정도 수준이라면 과연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두터움이란 것은 다른 수법과 달리 합리적인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는 맥의 훈련과는 다르다. 맥이나 묘수의 훈련은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한 것으로 숙달에는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린다. 물론 지침이 없다면 두터움의 숙달은 더하다. 실로 프로 수준이 되어서야 두터움을 다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지침만 있다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세력만 해도 그렇다. 1930년대 이전에는 누구도 세력을 잘 쓸 수 없었다. 포석 단계에서 4선이나 5선에 돌을 놓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1930년대 신포석 시대에서 세력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가 얻어졌다. 그 후 이제는 아마추어 3급도 세력의 힘을 안다. 바둑이란 그런 것이다. 세상의 다른 지식 체계와 다를 바 없다. 알면 전문가요, 길을 잘못 들면 10년 해도 초보자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신비한 지식도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잠시 옆길 하나 돌겠다. 주역을 한 번 공부해 보았는데…, 참으로 다른 세계와 다를 바 없었다. 다만…, 세간은 대개 스스로 ‘신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을 죄는 것을 참 좋아하는 듯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주역 연구자는 대개 ‘신비로운 현상’과 ‘신비’를 구별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구별하기 저어했다. 알아도 모르는 걸 선택하는 듯했다. 바둑에서도 그런 경향 적지 않다. 『적정론』이라는 책 있다. 청나라 때 나온 것이든가. 별로 볼 게 없는 책이다. 『현현기경』『망우청락집』등에서 이것저것 모아 만든 것이다. 그 속에는 주역의 효사(爻辭)를 바둑 문제와 결부해서 설명한 것도 적잖은데 말도 안 되는 연결이었다. 바둑 알고 주역 아는 자는 한눈에 그 허실을 알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옛사람이 썼다니까 뭔가 있는 것으로 믿고 싶어 하는 분들도 없지 않다. 아쉽지만 없다. 마음 편하게 갖자. 우리도 잘 할 수 있다. 바둑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말이 많았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겠다. 이런 말씀하실지 모르겠다. 이거. 구체적인 거는 하나도 없고 이론적인 것만 하네! 그러하다. 그렇지만 넓게 보시라. 몇 개 구체적인 거 알아서 어디에 써 먹을까? 그것이야말로 그 장면이 나오지 않으면 하나도 써먹지 못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아, 바둑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것이다. 그것이 바둑을 대할 때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태도가 변화되면? 그러면 수법의 선택에 힘을 얻는다. 왜냐하면 안목을 갖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최고의 활용법은-수법에 있어서-안목을 갖추고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이제 형상과 감성을 함께 새길 수 있는 작업을 할까 한다. 좋은 방법은 두터운 수법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모아보는 것이다. “아, 이런 것이 두터운 수법이라고 불리는 형상이구나.” 분류하여 구별해 보면 “아하, 바둑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그런 이해 얻는다. 그것만 알아도 큰 힘이 된다. ‘두터움은 어렵다’는…, 잘 모르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만 사라져도 그 얼마나 시원해질 것인가. 나이가 들면 인생을 알게 되듯이, 역사를 연구하면 지혜를 얻게 되듯이 두터운 수법의 분류에 고개를 끄덕이면 안목이 높아진다. 2. 두터움을 제고하는 기본적인 형상 - 분류 두터움은 급소와 행마, 포석과 관련해서 힘이 되고 쓰임새가 있는 개념이다. 물론 끝내기에도 두터움 표현 쓴다. <1도>는 1970년대 한국에 큰 영향을 주었던 사까다의 『끝내기의 묘』에 나온 것으로 “아, 두터움이란 것은 이런 데에서 나오는 거구나!” 감동 주었던 장면이다. 1도 (사까다 끝내기의 묘, 두터운 끝내기) 먼저 우상변을 보자. 이 경우엔 형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다만 백△로 두면 뒤에 힘이 붙기에 보기보다 큰 끝내기다. 그래서 “두텁다”고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변에는 백A가 남아 흑집이 사라진다. 반대로-, 하변 그림처럼 흑1을 당해 백2로 넘고 나면 이후 백B, 흑C가 된 후에라도 아래 <1-1도> 흑1, 3에 젖혀잇는 것이 또 크다. 차후 흑a 백b는 흑의 선수이므로 백은 나중에 c와 d를 또 이어야 한다. 사까다가 보여 주었던 장면이 실전에 나오기도 했지만, 집중하는 깊은 자세, 수가 없는 곳에서도 수를 내는 집요함, 반상이란 것이 넓다는 믿음, 그런 것을 배웠다. 그런 것이 곧 안목으로, 그 안목을 만나면서 비로소 우리는 반상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그 태도가 한국의 바둑을 살찌웠다. 형상을 기준으로 보면 두터운 수법은 다음 5 가지로 요약된다. 1. 호구, 또는 꽉 잇는 수 2. 세모나 네모를 이루는 한칸 또는 두칸 3. 중앙으로 한칸 뜀 4. 꼬부림 5. 후수의 선수가 되는 자리 - 나란히 서는 수, 빵따냄 등 대체로 이 정도인데,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다음 한 구절로 요약될 수 있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지켜두어라." 3. 다섯 가지 형상의 예 2도 (호구와 잇는 수는 두텁다) 언제나 우리가 두는 수들이다. 그렇지만 가볍게 여기지 말자. 저 형상에서 “두터운 감성” 느껴야 한다. 못 느낀다? 처음에는 그렇다. 그러나 자신에게 알려주도록 하자. “음, 튼튼하여 뒷맛이 좋구나. 공격당해도 집 만들기 좋구나. 이런 것을 두고 두텁다고 하는구나.” 음악도 미술도 감상을 반복해야만 심미안과 감성이 풍부해지지 않던가. 3도 (세모나 네모를 이루는 한칸) 실전에서 정석 또는 정형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형태들이다. 한칸, 호구, 세모를 함께 섞었는데, 호구와 세모는 함께 통용된다. 호구가 세모의 대표적인 형태 아닌가. 좌하귀 흑19는 A, 우하귀 흑5는 상황에 따라 B도 좋다. 4도 (세모를 이루는 한칸을 둘러싼 공방) 하변의 진행은 고전. 외워두면 힘이 된다. 땅을 3년 묵혀두는 것은 땅심을 기르는 방법이고, 구름 속에 오래 머물러야 큰 번개 일어난다. 상변은 프로들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나의 세모는 넓히고 상대의 세모는 좁히느냐, 그 고민을 잘 보여준다. 상변 백12는 A도 좋다. 하변에서 흑9와 백10을 특히 유의하자. 만약 저 자리를 상대에게 빼앗기면 순간 세모는 사라지고 두모(선분으로 형상화된 돌)만 남는다. 안정은커녕 발전에 필요한 근거 또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자. 근거가 없다? 그거야말로 두터움의 반대 개념인 “엷다”는 것의 내용이다. 5도 (두모-선분-로 되어 쫒기는 형상) <5도>는 그 점을 잘 보여준다. 하변은 서로가 두모로 되어 근거가 없지만, 백이 머리를 내밀고 있어 흑이 더 괴롭다. 상변은 흑7이 얼마나 급소인가를 잘 보여준다. 6도 (중앙으로 한칸 뛰는 수는 ‘대체로’ 두터운 수법) 하변 백1 침입은 좌측이 강할 때 유력하다. 상변 백6은 침입이 아니라 삭감이다. 하변 백5 이후 흑A는 백B 계속해서 먼저 머리를 내민다. 그것이 요령. 여기 하변 백은 두텁지 않다. 다만 중앙으로 한칸 한칸…, 그러면 안전하다. 상변 백10은 C도 D도 좋다. 백6, 백8이 받침대를 이루니 그러하다, 그런데 백10은 좁지만 두터운 수로 다음 백E 급소 찌름을 노리고 있다. C나 D는 그 급소를 뒷받침해주는 힘이 약하다. 7도 (꼬부림은 두텁다) 무엇이 꼬부림인가? <6도> 상변 흑9 대신에 여기 흑▲가 바로 그것이다. 이 수 다음은 백A, 흑B, 백C인데, 이 흑은 의외로 두텁다. “의외로”란 말이 좀 그런데, 여기 흑▲의 힘을 체감하는 것은 좀 어려워서 그리 표현했다. 그러나 하변 백5는 자주 만나는 꼬부림으로 두기가 어렵지 않다. 백5대신 백D 한칸도 많이 쓰이나 여기 백5 꼬부림도 좋다. 두터운 수법으로 백1, 백3, 백5가 하나의 세모를 이루고 있음을 놓치지 말자. 백5는 E, F, G도 둘 수 있는데-애용되지는 않지만-역시 백1, 백3을 기반으로 하는 한칸 또는 두칸임을 유의하자. 이런 수는 다 두터운 수의 계보에 속한다. 8도 (후수의 선수가 되는 자리) 흑1, 백2 모두 “후수의 선수”라고 불리는 수법의 대표적인 정형이다. 만약 실전에서 흑백 모두 흑1, 백2를 두었다면 인내를 갖는 것이 좋겠다. 두 대국자 모두 대단히 두터운 기풍일 테니 승부가 당장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로 좌상귀는 한때 많이 유행하던 정석의 마무리 상황이고, 우하귀는 요즘도 가끔 볼 것이다. 9도 (후수의 선수를 소홀히 하면) <8도> 흑1과 백2를 두지 않았을 때 초래되는 상황을 보자. <9도> 좌상귀 백1이 급소로 백3 젖힘이 또 연관된 맥. 다음 흑A부터 백D는 필연인데 흑은 웅크려들었고 백의 발전성은 높다. 우하귀 백4로 먼저 움직이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흑5 미는 수가 강하고, 흑9가 특히 좋은 수로 백은 엷다. 하변 백은 앞길이 흑9로 인해 막혀 있는데, 다음 백10을 두더라도 이하 흑19까지 흑만 두터워진다. 해서 <8도> 백2로 먼저 웅크려 두는 것이다. 후수의 선수! 대략 이런 정도다. 반상에서 두터운 수법으로 여겨지는 형상은 이상의 5 가지 범위를 넘지 않는다. 하나 남은 것은 중앙에서의 세모 형성인데, 이에 대해서는 언제 기회를 보겠다. 4. 익히는 방법은 이해와 반복 의문 든다. 아, 저거야 뭐 사례인데, 실전에는 딱 저리 아니 나오잖아? 그렇긴 하다. 그러나 돌아보시라. 세상 어느 분야에서든 전형(典型)이나 범례(範例)라는 게 있고 나머지는 숙련을 통해서 익숙해지지 않던가. 기본을 이해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숙달이라는 게 온다. 오래 하면 기본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책 없는 10년 바둑, 잘 두던가? 그러면 어떻게 공부하면 될까? 1. 앞서 보여드린 형상들이 두터운 형상의 대표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면 불안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아, 두터운 것이라는 것이 대략 이 정도를 말하는 것이었구나, 하고 그 한계를 정하게 된다. 한계를 정하면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다. 공포를 반복해서 돌아보고 또 생각하는 것, 그것을 불안이라고 하니 불안도 수그러든다. 2. 익숙하도록 반복해서 본다. 정석을 외우듯이. 반복해서 저 몇몇 형상을 어루만지듯 본다. 보면 이해된다.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자꾸만 보면 이해된다. 이해란 것은 익숙해지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3. 실전에서 비슷한 형상 나오면 두어본다. 과감하게. 틀리면 어쩔까, 그런 심정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다 따져서 살아갈 수 없듯이, 해보는 것이 좋다. 경험 없이는 이해 또한 없는 법.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감히 두어볼 생각도 못하고, 또 그 불안 속에서 주춤주춤 하는 사이에 기회는 지나가고 반상은 저만치 멀어진다. 그러면 후회가 남고 자책감이 더해진다. 그 결과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통제하지 못하고 두려움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는 자책감이 앞서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생각 속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4. 수법이 너무 좁은 듯한데? 두터운 수법에 속하는 것은 그 벌림이 좁다. 호구 아니면 한칸, 아니면 나란히 세워두는-후수의 선수의 대표격-수 정도니 뭔가 미숙하고 발전적이지 못할 거 같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 앞서 정의에서 이야기했듯이, 안정과 힘이라는 두 가지가 두터움의 내용이다. 그것을 기초로 발전한다. 10도 (좁지만 놓칠 수 없는 급소) 조치훈이 명인이 된 후 서울에서 조훈현과 기념대국한 것. 조치훈이 저 좁은 상변에서 흑1 두었을 때, 많은 기사들이 감탄 겸 탄식을 금치 못했다. 명인도 이리 조심하는가 했고, 또 저리 느려서 과연 이길 것인가, 그 점을 의심했었다. 프로들도 두터움에 대해서는 이런 양가(兩價)감정 갖고 있는 판이니, 아마추어야 더하리.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세력도 몰랐을 때에는 프로들도 어려워했다. 문제는 대면하느냐 않느냐, 그뿐이다. 11도 (두모는 좁아도 세모로 만들어야 - 중앙에서) 한때 많이 유행한 정석인데 초점은 백3이다. 저 수가 그렇게나 두터운 수로 프로는 저 수를 놓치지 않는다. 왜 그럴까. 12도 (세모로 만들어두지 않으면 두모 되어 쫓긴다) <11>도에서 백이 손을 빼면 여기 흑1이 맥점이다. 이 수로 백은 두모가 되어 근거를 잃는다. 이후 흑A, 백B가 선수이니 백은 고달프다. 13도 (널리 쓰이는 침입에 대한, 두터운 호구) 백10이 대단히 두터운 수로 한 수의 가치를 충분히 보장한다. 백10이 있으면 우변 흑은 허약해진다. 좌변에서 하변까지 두터운 세모 형상이 해안선 따라 펼쳐지고 있다. 백10을 손 빼면? <12도>의 맥이 작렬한다. [계속] 특강1 - 두터움은 신비한 세계가 아니다 ☜ 바로보기 클릭특강2 - 형상과 감성에서 두터움이 나오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3 - 형상과 변주를 오가면서 인식을 확장하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4 - 단순한 형상은 본래 두텁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5 - 중앙에서의 가벼운 세모, 만드는 이치 ☜ 바로보기 클릭 특강6 - 두터움과 세모의 확장이 포석의 길이다☜ 바로보기 클릭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