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바람은 바둑계에 절호의 기회!
인성교육 바람은 바둑계에 절호의 기회!
양종호 바둑교육아카데미 소장에게 들어본 '바둑인성교육'
[인터뷰] 정용진  2015-06-21 오전 10:16   [프린트]
▲ 인성교육 바람이 불면서 인성바둑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양종호 바둑교육아카데미 원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인성교육, 낯선 인물 양종호 소장을 만나 인성바둑과 바둑교육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지난해 12월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있다.

▶ ‘인성교육진흥법’은 대통령의 명령인 시행령에 의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강제 사항이어서 내년부터 일선 초ㆍ중ㆍ고에서는 의무적으로 수업에 반영해야 하며, 사범대와 교대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인성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 바둑계도 ‘바둑인성교육연구위원회’를 만들어 바둑이 인성교육의 적합한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느닷없이, 이 시점에, 왜 새삼스레 인성(人性)인가?

어학사전은 ‘인성’을, 이렇게 풀이한다.
[명사] 1. 사람의 성품. 2.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

유교 철학의 정수 『중용(中庸)』의 첫 구절은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곧 성(性)이요, 성에 따르는 것이 도(道)이며, 도를 수양하는 것이 교(敎)"라는 뜻이다. 삶의 철리(哲理)가 '성(性)'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 태권도 용어정보사전,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뭐 골치 아프게 말할 것 없이, 사람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인데 이것을 후천적 교육으로써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고 그리하면 더 살기 좋은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인성교육이 필요한 이유와 목표하는 바가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바둑 또한 인성을 바람직하게 길러줄 수 있는 적합한 과목이라는 게 바둑계의 생각이다. 본시 요순임금이 어리석은 왕자들을 깨치게 할 공부 도구로 만든 게 바둑이라지 않은가. 5,000년 전 신화시대부터 바둑이 왕도의 학문으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교육적 효용이 그만큼 크다는 말씀.

그런데 사이버오로가 보도한 인성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 가운데 (극소수이긴 하나) “바둑이 무슨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냐” 투의 의견을 대놓고 말하는 이도 있다. 심지어 바둑의 10가지 덕목은 고스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이도 보인다. 바둑은 잡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견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고 보니 명지대 바둑학과가 생긴다고 했을 때 모 일간지 논설위원이 “그럼 고스톱 학과도 만들지 그러냐?”고 비아냥댔던 칼럼이 겹쳐진다. 바둑을 좋아하고 즐기는 마니아들조차 이러할진대 바둑에 관심이 없거나 전혀 모르는 이들이야 오죽할까 싶어, 한국기원 바둑교육아카데미 양종호 소장을 만나 ‘바둑과 인성’을 중심으로 바둑교육 현실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에 바둑교육의 방향타를 맡으셨습니다. 장래 바둑을 생각할 때 실로 중요한 자리지요. 이런 중책을 바둑계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히든 페이스’에게 맡길 땐 그만큼 소장님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얘기이고 기대가 크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81학번이면 전형적인 386세대인데, 정치권(국회)에 오래 몸담으시다가 바둑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인연부터 들려주시죠?

“예전엔 ‘그냥 바둑팬’이었죠. 수는 하수지만 많이 좋아했어요. 기력은 오로 4단 정도인데 정작 바둑계에 와서는 너무 기가 죽어서 도저히 바둑을 둘 수가 없네요. 하하.

학원강사를 하다가 재야출신 선배들이 정치권에 들어가 세상을 바꿔보겠다며 도움을 청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만날 길거리에서 구호 외치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 미우나 고우나 세상을 바꾸려면 정치권력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겠다, 그때는 14대 총선만 도와주고 나오려 그랬는데 그 길로 20년 세월이 지났네요.”

- 20여년 정치권에 계셨으면 다음 행마로 의당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해볼 법도 했을 텐데요.

“그것이...국회의원 하겠다는 꿈이 없었어요. 이런 꿈이 없으면 (보좌관이란 자리가) 월급쟁이는 가능하지만 인생 재미는 없지요. 무엇을 할까 검색하다가 바둑학과를 알게 되었고, 제가 책 읽는 거는 좋아하니까, 여기(대학) 한번 가 보자. 이렇게 된 거죠. 하하. 2005년 명지대학원(바둑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했으니 바둑계 인연 딱 10년 되었네요.”

한국바둑의 제도화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분야가 ‘교육’

- 바둑계에서 인문학 독서모임을 주도하셨지요. 모임이름이 ‘난가서원(爛柯書院)’이던가요?

“바둑 고수가 되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공부해야 한다. 같이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여의도에 오피스텔을 하나 얻어 놓고 바둑인들 누구나 여기 와서 나하고 책 읽고 글을 쓰자고 했죠. 읽기와 쓰기를 줄여서 모임이름을 ‘읽쓰’라고 불렀죠. 정식 명칭은 난가서원이고요. 2006년부터 시작한 일입니다. 처음엔 바둑학과 멤버들이 주축이었는데 알음알음 연구생들도 들어오고 그러다 양건, 김효정, 안성준 사범 등 프로기사들도 참여하게 되었죠. 여자기사는 무여회 멤버가 많습니다. 바둑계도 그렇지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한 듯합니다.”


▲ 바둑계 읽기쓰기 모임인 [난가서원] 활동모습. 여성기사들이 참여해 양종호 소장과 함께 '열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월간바둑>


▲ 양종호 소장의 인문학 강의도 곁들인다. <사진제공/월간바둑>

- 올 1월 ‘바둑교육아카데미’가 만들어졌습니다. 한국기원이 초대 소장으로 모신 것은 20여년 국회에서 일을 하는 내내 교육분야에 관심이 많았는 데다 명지대에서 바둑학을 전공한 점, 게다가 인문학 독서모임까지 이끈 행보를 눈여겨봤기 때문일 텐데요.

“바둑계 직함이라곤, 대학원 마치고 나서 능력과는 별개로 그저 나이가 좀 있다 보니까 바둑학회 정책위원장을 맡은 게 전부인데요...그러던 차에 한국기원 박치문 부총재의 제의가 왔죠. 박 부총재께서는 무엇보다 바둑교육의 체계를 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신 겁니다. 시스템을 갖춰야겠는데, 강사 자격증 발행이나 교사양성, 커리큘럼 개발도 그렇고 모든 게 너무 주먹구구식 아니냐, 해서 바둑교육아카데미란 기구를 만들었고 주변에 수소문해 추천하신 거죠.”

- 2006년에 쓰신 석사논문이 <한국바둑의 제도화 과정>입니다. 시스템을 체계화한다는 게 이를 테면 제도화를 말하는 것일진대, 그렇다면 제대로 적임자를 찾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성기원에서 스포츠화에 이르기까지 한국바둑의 역사와 시스템 과정을 연구했어요. 사회학에 이러한 제도화 과정이 있어 그와 같이 바둑도 살펴보았습니다. 인성교육 또한 태권도 쪽을 많이 참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동네바둑’이라고 부르는 단계가 있는 것처럼 태권도도 처음엔 다 동네 수준이었죠. 그러다 자리를 잡고 국기원이 생기고 제도화시켰듯이 바둑도 한성기원을 세우면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온 거죠.”

- 한국바둑의 제도화 과정을 연구한 전문가 시각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는다면?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단연코, 교육제도 부문입니다. 바둑이 인기도 끌고 대중화도 되고 가시적인 성과도 올렸지만 교육적인 측면은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프로 시스템만으로는 제도화에 한계가 있지요. 월드컵 때면 전 국민이 밤을 새우며 응원하지만 막상 축구장에 가는 팬은 얼마 없습니다. 바둑도 조훈현 이창호 승전보에 열광하지만 정작 기원은 다 사라지고 인터넷사이트엔 만날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갤럽에서 바둑인구 조사를 할 때 ‘바둑을 아느냐?’란 문답으로 하면 1천만 명이 나오지만 ‘지난 1년 동안 둔 적이 있느냐?’라고 물으면 글쎄요, 몇 명이나 될까요?

제도화는 곧 저변인데, 저변확대는 뭐가 관건일까...이것은 바둑종목의 특성과 연결되는 건데, 그럼 바둑교육밖에 없다, 이것이 바둑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백년대계를 위해선 바둑교육의 기틀을 세우고 투자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적재적소란 표현대로 양소장님이야 말로 시의적절할 때 적임자로 온 셈입니다.

“한국기원의 사무처나 기전 관계 일은 하고 싶어도 제 관심 밖이니 할 능력이 안 되지요. 그나마 교육 쪽은 제가 조금은 아는 분야이고 관심이 많으니 주저하다 ‘예스’한 겁니다.

교육의 제도화 관점에서 보면 일본이나 중국도 아직 전무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도사 자격증이란 것 자체가 우리가 최초이자 유일하니까요.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만, 중국도 자체 시스템이 없다 보니 명지대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우리나라 지도사증을 주려고 한 적이 있었지요. 한국서 지도사증을 받아오는 건 중국의 지역바둑계에선 최고의 자격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스킬’만으로는 안되고 ‘인성’을 가르쳐야 하는 시대

- 지도사 자질도 예전엔 바둑을 잘 가르치기만 하면 무난했지만 이제 인성교육이 대두된 마당에 ‘스킬’만으로는 힘들게 됐습니다. 요즘 바둑교육아카데미의 최대 현안 역시 인성에 맞춰 있는 것 같더군요. 바둑의 교육의 정착과 제도화를 위해 어떤 행마를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지금까지 체계가 좀 부족했다 하더라도 와서 보니까 나름대로 잡혀 있더군요. 이를테면 바둑의 방과후교실이 그렇습니다. 여타 수십 가지 방과후 과목과 비교해 봐도 현재 종사하고 있는 강사의 인원뿐 아니라 돌아가는 시스템 등이 모든 방과후 과목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습니다. 일단 한국기원 같은 협회가 있는 종목이 거의 없지요. 협회 같은 조직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입니다.

다만 우리 기대치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얘기지요. 프로 시스템은 오랫동안 세계를 제패할 정도로 막강한데 교육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욱 모자라 보이는 게지요. 당장 입시교육이 사라지지 않는 한 바둑이 정규교과목에 들어가는 건 기대하기 어렵죠. 그나마 방과후가 약진하고 맹활약해준 성과가 있어요. 이거라도 좀 튼튼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특기적성이 왜 중요하냐? 어릴 때 접한 것은 추억의 형태로든 일부분이라도 머리에 남죠. 성장한 뒤, 가령 미생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예전 초등생 때 바둑을 배웠는데, 하는 감회가 생길 것이고, 또 자기 자식에게 선뜻 바둑을 권유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미술, 음악, 바둑 등 특기적성 몇 과목을 놓고 선택지를 가져왔을 때 바둑을 아는 부모라면 모르는 부모에 비해 거부감이 훨씬 적겠죠. 바둑을 권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지 않겠어요?

그럼 이렇게 되기 위해 해야 할 기본적인 게 뭘까. 강사 자질, 커리큘럼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아카데미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 더불어 지도사 자격증 발행에서부터 지도사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체계화하여 일선 교육을 뒷받침하는 역할이 필요하죠.”


▲ 바둑교육아카데미 연구위원들의 열띤 토론.

바둑을 어디 1~2년 배워서 되느냐는 핑곗거리

- 대놓고 말하면, 그간 바둑 방과후는 자생적, 자가발전적으로 성장했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 방과후시장은 한국기원이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간 상태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 유치바둑과는 달리 방과후 현장은 새삼 틀을 잡기에 시기를 놓친 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급박하게 떠오른 인성교육, 그렇지만 의무적으로 반드시 소화해야할 인성교육입니다. 그러자면 바둑인문학이랄까요, 바둑에 깃들어 있는 인성적 요소를 마치 팥죽을 잘 저어 먹듯 강사가 더 공부(연구)하고 수업준비를 하여 아이들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할 텐데요. 자생적, 생계형으로 현장을 뚫은 강사들이 막말로 이제껏 내 방식대로 해도 돈벌이가 됐는데 내가 왜 제도권 틀에 들어가고 재교육을 받아야 해? 이런 반발도 예상됩니다. 약발이 잘 먹히지 않을 거란 말이죠.


“동감합니다. 한국기원이 바둑의 아우라를 키운 역할은 컸지만 방과후에서의 역할이 미미했던 게 사실입니다. 사실 이 대목을 논의하자면 먼저 우리나라 특유의 방과후 형태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방과후는 미국, 일본이 시작한 모델입니다. 양국이 방과후 수업을 뒷받침하는 방식, 그러니까 강사 공급이라든가 이런 시스템이 약간 다른데, 우리나라는 나름 양쪽의 장점을 조금씩 따오려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호하고 질적으로 많이 떨어지지요. 미일 전문가들이 와 우리나라 실태를 분석해보면 겉으로는 꽤 활발해 보이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교육은 아니라고 말들 합니다.”

- 미국식과 일본식의 차이점은 뭔가요?

“미국은 학교 밖의 교육전문가들이 모여 재단을 만들어 강사를 교육하고 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요. 각급 학교들은 재단을 신뢰하고 맡기죠. 일본은 지역사회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학교장의 재량권이 많지요. 학교의 특성,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방편이겠지만 한편 한계점을 안고 있는 게 한국형 방과후지요.

방과후를 대하는 학교의 자세도 짚어봐야 합니다. 사회분위기가, 아이들을 늦은 시간까지 붙들고 있어야 하니까 방과후교실을 운용은 하죠. 그러자면 관리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늘어나는데 가뜩이나 업무가 버거운 교사와 학교 입장에선 힘들어지지 않겠어요? 자연, 사고만 안나면 되니까...이런 자세를 견지하게 되는 거죠.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러할진대 바둑강사가 축이나 단수 열심히 잘 가르쳐 고수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감 같은 걸 떠안을 이유가 없죠. 물론 그렇지 않은 강사가 많이 계십니다. 애초에 사명감 같은 걸 기대하기 힘든 구조, 환경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밥 잘 먹었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예절게임이라 해서 예의를 지켜야 된대, 바둑 잘 두는 거보다 바둑을 배우더니 인사성이 밝아진 우리아이, 이거면 대다수 학부모는 더 바랄 게 없거든요.

한국형 방과후의 치명적 한계입니다. 방과후 선생이 성심성의껏 가르쳐 아이에게 바둑의 깊이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그렇다고 누가 뭐라고도 않고. 입시경쟁이 지상과제인 나라에서 초등 3~4학년만 되면 국영수 학원을 가야하기에 때마침 바둑을 그만 둔단 말이죠. 생각해 보세요. 5~6학년이 될 때까지 몇 년이나 바둑을 배운 아이가 여전히 축, 단수에서 헤매면 부모가 고개를 갸웃거릴 터인데 1~2년 하다가 그만두니 핑곗거리가 있잖아요. 바둑이 어디 1~2년 배워 되나요? 금방 느는 게 아닙니다. 이런 핑계. 그러니 이 정도 수박 겉핥기 수준만으로도 바둑이 방과후 업계에서 몰락할 이유가 없지요. 이건 비단 바둑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지금까지의 과정을 다 부정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군붙투하면서 바둑교육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니다. 만약 미국이나 일본 같았으면, 이 정도 했는데 왜 실력향상이 이 모양인가요? 부모들에게서 문제제기라도 나왔겠죠. 이 모든 게 어찌 보면 준비가 부실했건 시스템의 미비였건 어쨌거나 바둑계 입장에서 보면 한편 다행이고 한편 불행이기도 합니다.”

- 이 정도의 수업의 질, 교사법 수준으로도 방과후 과목으로서의 바둑에 대한 이미지, 호감도를 유지해 왔다는 게 다행이고, 한편 이 좋은 기회를 좀더 알차게 꾸려오지 못하고 흘려 왔다는 게 불행이라는 말씀이로군요.

여하간, 그간 방과후로 대표되는 어린이바둑교육에 무관심했지만, 이제라도 체계화해 질을 높이고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커리큘럼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바둑의 본질을 맛보게 할 수 있는 깊이와 폭을 이끌어내자. 이런 틀로 전환하기 위해 바둑교육아카데미 가 설립되었고 소장님이 부임해 박차를 가하는 역할을 하고 계신 거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군요.


“그런 면에서 인성이 더욱 중요해졌지요. 인성이 없었으면 방금 정리하셨던 그런 취지를 구현할 도구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바둑의 인성적인 부분을 잘 정리하고 전달해 강사들이 그에 맞는 교수법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어시스트를 해야 하는데, 이게 먼저 마련되지 않고 인성교육만 강조한다면 바둑선생들만 다그치는 꼴이 되는 거죠. 선생들이야 뭐 지금껏 이 정도 갖고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왜 이렇게 괴롭혀, 이런 볼멘 반응이 나오지 않겠어요? 이제 블랙홀처럼 인성에 빠져드는 흐름은 피해갈 수 없을 겁니다. 모든 교육에 인성이 붙었기 때문에 방과후업계도 인성의 ‘인’ 자라도 시늉하지 않으면 퇴출당할 것입니다. 바둑계로선 절호의 기회입니다.”


▲ 올해부터 바둑이 전국소년체전 종목으로 들어감으로써 학원바둑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등학교 방과후 바둑수업은 더 관심을 받게 된 만큼 교육의 질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 시점, 어찌하여 ‘인성교육’ 호들갑일까?

- 그나저나 왜 이 시점에, 느닷없이 국가적으로 인성교육이 대두된 겁니까? 원래 교육이란 게, 학교에서 당연히 가르치고 배워야하는 게 인성 아닌가요? 그런데 국가 차원에서 새삼 학생들에게 인성적인 면을 잘 가르쳐라, 그것도 강제적인 조항까지 만들어서 강제하고 있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우리 의 현 교육이, 학교가 전혀 인성 덕목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시인하는 격인데요. 배경이 궁금하네요.

“작년 말에 국회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된 건 아시죠? 이 배경을 고찰하려면 1995년, 딱 20년 전까지 거슬러올라가 살펴봐야 합니다. 당시 YS정권(김영삼 대통령)이 교육방향에 일대 전환을 꾀합니다.

문민정부의 최대 슬로건이 국가경쟁력이 아닙니까. 세계화, 글로벌이란 말이 그때부터 나왔죠. 노태우정부 때까지는 세계화란 개념과 말이 없었어요. 세계화는 핵심이 경쟁력인데, 세계화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말하면 신자유주의를 말합니다. 모든 분야, 부분이 국가경쟁력 이쪽으로 가는데, 교육은 뭐냐? 이런 질문을 대통령이 던진 거죠. 국가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교육의 경쟁력이 커져야 하고, 교육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나 학생, 선생, 학부모 다 경쟁력 가져야 한다....그때부터 민사고, 특목고가 생기고 이명박정부 때의 자사고까지 이 흐름으로 쭉 옵니다.

그런데 20년 결과가 뭐냐? 아시다시피 입시지옥만 심화된 겁니다. 그러니 진짜 우리나라 교육이 국가경쟁력을 가진 거 맞느냐? 이런 반성에 이르게 됩니다. 이거는 이제 보수까지 인정하고 있지요. 아...교육은 아닌 거 같다. 이대로 가다간 망한다.

인성교육진흥법은 드물게 국회입법으로 통과된 법안입니다. 원래 입법부(국회)가 입법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통법부잖아요. 행정부에서 던져주고 국회서 꽁꽝, 통과. 이런 게 행정입법이잖아요. 우리나라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법이 90%를 훨씬 웃돕니다. 이런 나라 없어요. 최소한 반반은 하죠. 그런데 국회서 그것도 여당의원 몇 명이 주동하고 야당도 맞다 맞장구쳐서 여야 화기애애하게 만든 국회입법이란 말이죠. 이렇게 많은 의원이 합의해 통과한 예가 없어요. 그만큼 우리 교육현실이 심각하다는 걸 말해주는 겁니다.

조항을 보면 ‘7월21일부로 각급 학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인성에 관한 교육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을 실시하여 한다.’ 각급 학교란 유치원에서 고등까지를 말합니다. 대학부터 성인까지는 의무는 아니죠. 인성교육진흥법은 의원들이 잘한 대표적인 법안이긴 하지만, 제 솔직한 심정으로는 사람의 인성을 법으로 규정해서 강제조항으로 적용한다는 게, 참 안타까운 현실이고...웃지 못할 코미디 같은 우리네 자화상이죠.

그렇지만 코미디이거나 말거나 바둑계로선 굉장히 좋은 기회입니다. 국가적 차원의 이런 안간힘, 브레이크라도 없다면 교육은 궁극적으로 입시경쟁, 달랑 이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일만 남을 테니까요. 바둑에 대해 사람들이 환상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제가 농반진반, 반은 환상 반은 실상이라 말하지만, 가만히 보면 바둑 문외한들이 오히려 더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40대 이하는 기원서 카드나 내기바둑, 뭐 이런 어두운 면을 못 본 세대죠. 언론이 쏟아낸 이창호, 이세돌 같은 기사들의 활약에 좋은 이미지만 품고 자란 사람들이고, 지금 이 세대가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었다는 건 상당한 프리미엄입니다."

- 바둑이 갖고 있는 인문정신을 아이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어떤 걸 논의하고 준비하는 건가요?

“저희가 바둑인성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출해야 합니다. 인성진흥교육법 시행령은 나왔는데 아직 시행기관이 정해지진 않았어요. 시행규칙에 따라 ‘바둑을 인성교육 과목으로 인증함’ 이런 도장을 받아야 하지요. 검인이랄까요, 환경마크 찍듯이...물론 그거 없다고 해서 방과후 못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식품 매대에 진열된 물품이 온통 환경마크가 찍힌 것들인데 그거 못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소비자 시각엔 건강식품 보증을 못받은 제품으로 비치지 않겠어요?

바둑이 인성과목으로 인정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 아니고요 도장을 받느냐 못받느냐 싸움이죠. 그걸 준비하는 겁니다. 태권도를 비롯한 그간 예체능 활동으로 활발했던 과목들을 안 찍어줄 리는 없겠죠. 그런 거 안 해주면 할 게 없겠죠. 다만 어필을 해야 하니까 신경 쓰고는 있는데, 그간 바둑만큼 활발한 과목이 없었는데 찍어 주리라 낙관합니다.”


▲ 자, 여기 컵 안에 물이 들어있습니다. 종이로 만든 컵과 물이 반쯤 찼다는 기본적인 사실만 알면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바로 알지요. 하지만 바둑에 담긴 인성은 바로 보이지 않지요. 종이컵에 보이는 물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데 바둑에서는 내재적, 해석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깐 이걸 보려면 볼 수 있는 '안경'이 필요합니다.

바둑 안의 인성, 고스톱의 인성

- 인성을 얘기할 때 바둑을 고스톱에 빗대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격분하는 팬도 있습니다만,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설득력을 잃겠지요. 한도 끝도 없겠습니다만, 바둑이 왜 인성인가? 대저 인성이란 게 뭔가? 한두 자락만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인성이란 사전적 의미는 ‘사람은 본성’인데...철학교과서만 펼치면 나오는 유명한 성인들, 이 분들은 다 본성론자들이죠. 수천년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의 논쟁이 끊임없었지요. 사람이 타고날 때 본성이 있다, 이걸 잘 보존하고 키우면 세상살이가 아무 문제 없는데 그게 안되다 보니 시끄럽다. 또 반대쪽의 영국의 경험론자들은 이렇게 말하죠. 그런 게 어디 있냐, 사람은 백지상태로 태어난다. 다만 정신이 점점 발달돼가고 있는데 인성교육을 잘 시키면 훌륭한 인생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피폐해지는 거다.

어차피 증명할 수 없는 문제니까, 이거나 저거나 좋은 인성을 갖고 갈 수 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또 인성이라는 게 있다, 일단 다들 이렇게 얘기하잖습니까? 그렇다면 이걸 기본으로 볼 때 제 생각은, 인간이 태어나 삶을 유지해가면서 만들어지는 모든 문화적 산물이 인문이다. 인문, 그러니까 문화적 산물들 속에 인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물론 문화적 산물들 중에는 전쟁처럼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것도 포함돼 있죠. 왜 그런 걸 만들었을까? 분명 문화적 산물인데 말이죠. 어쨌거나 인정하자 이거죠. 사람의 인성 안에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유전자 때문에 이런 산물이 만들어지는 것일 수 있겠고요. 침팬지와 사람은 98% 유전자를 공유한다잖아요. 둘 다 공격적인 유전자는 사라지지 않죠. 사람은 지혜, 지성, 교육이란 것 때문에 억누르는 문화가 있어 좀 다를 뿐이지.

그렇다고 보면 고스톱에도 인성이 있다. 전쟁이란 행위에도 인성이 개입되는데 사람이 만든, 어떤 연유에서든 필요가 있어 만들었을 테니까 고스톱도 문화의 산물이고 그 속에 순간 판단력이나 집중력 등 인성이 없을 수 없죠. 그렇지만 이렇게 다 넓혀버리면, 인성이 대단한 게 아니잖아? 그걸 뭐 법까지 만들어? 이렇게 범위를 넓혀버리면 논의를 할 수 없게 되지만, 고스톱의 인성 어쩌고저쩌고 하는 거 굳이 폄하할 필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바둑이 전쟁의 포진법에서 나왔든 천체관측을 하다가 만들어졌든 이같이 화투도 만들 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사람이 살다가 필요에 의해 만들어냈는데 그 안에 인성이 들어 있지 뭐가 들어 있겠습니까? 게임적인 면만 놓고 보면 바둑만큼 풍부하진 않을지 모르지만 고스톱을 정말 좋아하고 체계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이걸 ‘인문고스톱’으로 가르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도박 이미지가 걸림돌이 되겠지만.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원론이고요. 요점은 구체적으로 그 안에 든 인성을 끄집어내야 하는데, 이걸 찾고 체계를 잡는 게 관건인 게지요. 전 이걸 ‘안경론’이라고 하지요. 바둑 두는 걸 옆에서 이렇게 쳐다보며 인성을 느낄 수 있냐? 어떤 안경을 쓰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보는 거죠. 우리는 ‘바둑’ 하면 승부, 승패라는 안경으로만 봐 온지라 흑이 유리하네 불리하네 위주로 봅니다. 그렇지만 인성이라는 안경으로 바라보면 승패를 떠나 그 안에 든 본성, 문화적 산물을 볼 수 있습니다.

자, 여기 컵 안에 물이 들어있지요. 이게 보이니? 물어보면 누구나 아, 물이네요,라고 바로 대답합니다. 물이 반쯤 찬 종이로 만든 컵이라는 기본적인 사실만 알면 보이는데 바둑에 담긴 인성은 바로 보이지 않지요. 종이컵에 보이는 물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데 바둑에서는 내재적, 해석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깐 이걸 보려면 안경이 필요하다, 인문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바둑 속에 아무리 바다처럼 드넓은 인성이 넘쳐난다 한들 끄집어내지 못하는 거지요.

모 바둑인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둑에는 인문이 없습니다. 소장님, 인문이 있다 그런 얘기하지 마세요. 바둑은 어디까지나 승부입니다. 그러니깐 스포츠입니다. 해서 제가 물었죠. 그러면 야구, 축구에는 인문이 없냐? 어려서부터 승부를 중심에 놓고 공부해오니 인문을 볼 수가 없다. 인문을 공부해보라. 보일 것이다고 말한 기억이 나는군요. 인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안에 인성이 있는데, 인성이라는 안경을 통해서 내 안의 인성을 볼 수 있다는 걸 배워본 적이 없으니 볼 수 없는 겁니다.

바둑 안에도 인성이 분명 있지요. 그런데 어려서부터 승부 중심으로 배워가지고 알 수 있느냐? 없지요. 인문이라는 게, 인성이라는 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방대하겠지만, 사람의 본성이 인성이요 우리 삶 자체가 곧 인문이지요. 한번 농경시대를 생각해 보세요. 그 시대의 삶은 굳이 뭘 전공하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다는 행위 자체가 우주였고 그대로가 인문학이었죠. 그렇지만 이 시대는 입시교육 위주의 경쟁시대입니다. 인문학 열풍이 부는 이유도 농경시대와 같이 자연적인 삶이 없다보니 인위적으로 주입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바둑을 통해서도 인문을 깨치고 인성을 도울 수 있는 거지요. 여러 방편, 매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농사를 짓는 행위를 수행하면서 ‘아, 이거 내가 몇십년 하면 인성이 풍부하겠지’ 하는 생각은 안하잖아요. 안하고도 자연스럽게 인문적 소양을 얻습니다. 가령 학교 문턱도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듯한 농사꾼과 얘기 나눌 때, 혹간 웅숭한 우물에서 끌어올린 정수처럼 생각 깊은 말에 깜짝 놀란 경험 같은 것, 있지 않으셨나요? 이들에게 학문적 체계는 없을지 모르나, 자연의 법칙에 따라, 흐름에 따라 살아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체득하는 거지요.

그렇지만 바둑은 좀 다릅니다. 바둑은 문화적 산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바라보는 혜안이랄까, 안경이 있지 않으면 이 속에 내재된 인문과 인성적 요소를 해석하고 빨아들이기 힘듭니다. 바둑을 수행만 하다보면 이기고 지는 거밖에 안됩니다. 인문교육이란 게 뭔지 아는 사람이 바둑을 통해 인문교육을 한다는 거죠. 제가 학생한테 인문학 책 한권을 들고 가 ‘얘야, 우리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인문정신을 키우자’고 하는 거나 바둑판을 가져가서 ‘얘야, 바둑에 인문이 없는 거 같지만 그렇지 않아’ 이러면서 인문 인성의 덕목들을 바둑과 연결하고 설명해주면서 가르쳐주는 거나 뭐가 다르냐는 거죠. 이럴 때 안경을 쓰는 사람이 교육자, 선생 강사인 거죠. 바둑교육에 이제 이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바둑이 아무리 인문이나 인성과 잘 어울린다 해도 승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 눈에는 이게 보일 리 없죠. ‘인성교육의 도구로서 바둑이 훌륭하다’는 말을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컵 안에 들어 있는 물이 보이지 않으니까 ‘헛소리 하고 있네’ 투로 오해한다 이거죠. 자기가 안 보이는데 내재적, 해석적으로 들어 있다는 걸 학생에게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나요? 이걸 체계화하고 다져나가는 게, 포장이고 욕심이라 해도 좋습니다만, 바둑교육아카데미의 역할이겠지요.”

- 전반적인 윤곽은 그려집니다만 좀 알기 쉽게 구체적인 바둑의 예로 설명해 주신다면?

“저희 아카데미 위원회에 박사가 5명인데 다들 분야가 있지요. 먼저 바둑이 지닌 덕목들을 인문적으로 해석하자. 인문적 교육은 교과서가 그리 가야 하는 거잖아요. 가령 ‘배려’란 항목을 가지고 설명해 보죠. 배려의 사전적 의미와 인문적 의미가 조금 다른데, 배려에 대한 인문적 의미를 설정해 놓고 이 배려가 바둑하고 어떻게 관련 있나, 이런 식의 접근이 가능하겠죠. 차후 교재도 만들고 프로그램도 선보이겠습니다만, 우린 바둑이니까 배려에 대한 바둑적 정의를 세워야겠죠. 6집반의 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거냐. 또 접바둑이 있잖아요. 11명이 뛰는 축구나 9명이 나서는 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거잖아요. 선수를 접어주고 경기할 순 없으니까. 고스톱은 한번 쉴 수 있나요?

바둑기술인성에는 조화라는 항목이 있어요. 정석은 조화의 집적이죠. 흑백 간 조화. 전개할 때 한칸도 아니고 세칸도 아니고 두칸, 일립이전을 합니다. 이게 효율이죠. 기술인성은 바둑의 기본을 통해서 습득하고 깨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게 말이 쉽지 방대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견강부회라는 소리를 들어선 안되잖아요. 그런 식이면 세상에 인문이 아닌 게 어딨냐는 화살을 날릴지도 모르죠. 제가 가끔 ‘견강부회가 너무 견강부회해요’라는 말을 하는데, 갖다 붙이는 게 뻔한데 갖다 붙이는 게 문제가 되는 거지 그게 맞으니까 갖다 붙이는 건 견강부회가 아니죠. 이런 걸 좀 조심하면서 바둑인성교육의 기틀을 세워 가고 있습니다.

비록 정부에서 인성교육을 황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휩쓸려 바둑인성 부문이 대두되긴 했지만, 이 시점에 이런 체계를 제대로 잡을 때 바둑의 명맥 유지는 물론 침체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둑의 비상탈출구는 교육입니다. 강제하는 인성교육으로 우리 교육의 만성적인 고질이 해결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바둑한테는 기회입니다.”


7월1일 오전10부터 2시간 동안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바둑인성교육 토론회'가 열린다. 누구나 토론을 지켜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이니 관심 있는 바둑인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급선봉 |  2015-06-24 오후 9:07:00  [동감0]    
벌집을 건들인 것 처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급선봉 |  2015-06-24 오후 9:02:00  [동감0]    
국회에서 인성법을 통과 시킨것은 작금의 상황이 인성 부재의 심각한 상황을극명하게 보여 준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제 생각은 견강부회란 말은 좀 어려우니까 순수한 우리말로 억지 춘향 이란 용어를 쓰는것이 나같은 무식쟁이 한테는 더 와 닿을 것이다 요는 초등학교 중학교 에는 도덕 과목이 있고 고등하교에는 윤리 과목이 있고 대학 대학원에는 철학과가 있는데 이 분야 들이 바둑이 인성 교육의 한축을 담당 하겠다고 나선다면 좋은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더 말할수 없이 좋갰지만자기들 영역을 침범 한다고 생각하여 들고 일어 난다면 억지 춘향을 만들려다가
살나세 |  2015-06-22 오후 2:47:00  [동감0]    
인성교육 강화 ㅡ 참으로 잘 한일입니다. (만시지탄)
일절 |  2015-06-22 오후 1:25:00  [동감0]    
열정과 능력있는분이시다라는 첫 모습의 인상이었는데요 준비잘하시고 노력응원합니다.
도장 꼭받아내시고 기회를 살리고 키워 주시길 바랍니다.
초저녁별빛 |  2015-06-22 오후 12:06:00  [동감0]    
바둑 고수들인 프로기사 집단이 일반인 집단보다 인성이 낫다는 근거가 있는가?
스스로 실토한 대로 견강부회, 무리한 발상으로 보여진다.
한국기원은 뒷구녕으로 스포츠토토나 기웃거리는 꼬락서니에 인성교육 운운하니 삶은 소
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高句麗 저는 프로기사들이 어느 분야보다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어느 스포츠나 다는 종목 어느 분야보다 프로시가들에게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갑니다  
minsi |  2015-06-22 오전 11:48:00  [동감0]    
한국기원이 오랜만에 바둑계에 참 의미있는 정책을 내놓았군요! 바둑과 인성의 접목은 바둑의 가치를 한껏 높여주어 바둑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바둑교육아카데미 화이팅!ㅎ
niccolas |  2015-06-22 오전 11:13:00  [동감0]    
양종호 소장을 영입한건 한국기원이 잘한거 같습니다. 바둑계 평판이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사진으로 보니 인상이 참 어질군요.
급선봉 |  2015-06-22 오전 9:41:00  [동감0]    
아무리 흉악한 부모라도 그자식이 흉악하게 되는것을 바라지는 않을것이다 그렇지만 자식들은 부지불식 간에 부모의 행동을 따라 배운다 남한테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바둑과 인문학의 연관성을 이야기 하자면 물론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생각한다 그렇지만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바둑은 바둑이요 인문학은 인문학 이라고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바둑 고수가 철학 교수가 될수 있겠는가
高句麗 바둑을 인생철학관련된 연구하면 바둑인생철학이 만들어 질수 있고 바둑과 병법에 대해 연구하면 바둑과 병법도 만들어 질수 있다고 봅니다 바둑이 인성교육에 많이 도움이 되는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왜 바둑의 장점을 스스로 깎아내리려 하는지  
박타령 |  2015-06-21 오후 10:33:00  [동감0]    
양종호 바둑교육아카데미 소장님, 말씀이 장황하긴 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분으로 보입니다. 바둑을 인성교육의 하나로 키워보겠다는 소망은 바둑팬이라면 대개 찬성할 것입니다. 다만 몇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1) 바둑이 최근 스포츠로 성격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성숙한 인간의 바둑에서 최근에는 이기면 장땡인 경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인성교육으로서 바둑은 상반됩니다. 이걸 잘 풀어야 합니다. 2) 국가가 자격증을 주는 게 아니라면 사적으로 바둑 교육하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바둑 교사의 국가 자격증 취득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래야 교사를 제대로 양성할 수 있고, 그 교사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습니다. 3) 초, 중등학교에서 협조해야 합니다. 교육과정 안에 들어가려면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그 점을 고민해야 합니다.
대자리 |  2015-06-21 오후 6:41:00  [동감0]    
인문 또는 인문학의 개념부터 알고 야기하자.``바둑이 인문학의 보고``(?)라는 무식으로 바둑과 인문(학)을 말하고 거기에 인성을 얹으려니 무슨 말이되나.그럼 자연과 자연학을 하는 사람들은 인성이 제로가 되나?바둑과 인성만 야기해도 여기저기 걸리는 게 많은데 너무 무리하지 말고 소박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본다.
원술랑 |  2015-06-21 오후 6:03:00  [동감1]    
모든 길은 교육으로 통한다! 사이버오로 글쟁이, 정용진 기자의 글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번 글은 꽤 실망스럽다. 다소 횡설수설하는 데다 길게 늘여놓아 10분 동안 읽느라 지루했다. 그래도 의미 있는 글이다. 몇 년전 존 스튜어트 밀의 <自敍傳>을 밑줄 그어 가며 정독해 보니까 왜 어릴 때부터 東西古今을 많이 읽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감이 밀려오더라. 일단 긍정적이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가 인문학적 배경지식과 棋的 性理을 배우고 익혀 大韓民國 國體의 臟器가 될 날도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나 또한 碁板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우주의 秘密한 攝理가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棋的 性理의 오묘한 참맛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 基本 人性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부단히 向上시키고 부모에게서 배우고 학교에서도 배우는 것이다. 그것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는 새로운 바둑人(여기서 말하는 바둑인은 프로기사가 아니라 새로운 사고체계, 바둑적 패러다임의 인간을 말함이다)이 될 수 없다. 절대로 저- 棋的 性理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만큼 어린 아이를 새로운 바둑人으로 養成하기란 실로 혁명적 각오없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급선봉 |  2015-06-21 오후 4:08:00  [동감2]    
옛말에 꼰 둘줄 아냐 장기둘줄 아는가 바둑둘줄 아십니까 이말을 상기해 보면 바둑에 대한 선조들의 개념을 살필수 있고 또 규방사우라 해서 금기서화 가야금 바둑 글씨 그림을 부녀자들의 교육 과목으로 채택 했었던 것은 지금 바둑을 인문학과 병행 한다고 해도 새삼 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능력자 |  2015-06-21 오후 3:20:00  [동감1]    
인성 바둑교육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는 바둑교육 아카데미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하이디77 |  2015-06-21 오후 2:21:00  [동감1]    
방과후 바둑이 자생적으로 성장했다는 표현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학원장들이 잘 나갈때 단합해서 교육체계를 정립했다면 좋았을텐데 그 시기를 놓쳐 버리고, 방과후 교육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흐름이 넘어간 거죠. 한국기원이 이런 현상을 잘 파악해서 이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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