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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중국 선봉 퉈자시 9단이 22일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차전 2국에서 일본 이치리키 료 7단에게 215수 끝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이치리키 료의 2연승을 저지했다. 동시에 중국엔 첫승을 선물했다.

퉈자시는 세계대회 LG배 챔프로, 루키 이치리키 료와 ‘체급’이 달랐고, 그 때문에 중국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내용은 정반대였다. 냉정히 봐도 이길 기회는 이치리키 료 쪽에 더 많았다.

초반 이치리키 료는 우하 전투에서 무겁게 행마하다가 곤마 3개가 뜨면서 악전고투를 한다. 그런데 이내 퉈자시가 영문을 모를 실수를 연거푸 범하면서 열쇠는 오히려 이치리키 료가 쥐었다. 고생문이 훤했던 이치리키 료는 중원을 호령했고 퉈자시가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중국 검토진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이치리키 료는 그러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경험 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좌변에서 착각으로 후수를 잡았고 중앙 대세점을 놓쳤다. 우리 김지석 9단, 안성준 5단, 변상일 3단이 모인 우리 검토진에선 그래도 이치리키 료가 퉈자시의 흑 중앙 대마를 잡으러 가면 다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치리키 료는 잡으러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대로 퉈자시의 승리가 굳어졌다. 과감한 결단력 결여로 좋은 기회가 그냥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퉈자시는 중반에 고전했지만 후반을 편안하게 마무리했다. 오로대국실에서 해설한 김진휘 2단은 “퉈자시 9단이 초반 이해 못할 느슨한 수들을 두었다.”며 “중반엔 이치리키 료 7단이 좋았고, 이후 기회를 놓친 뒤에도 중앙 대마를 잡으러 갈 찬스가 있었는데 애매하게 타협했다. 그 뒤론 퉈자시 9단의 승리가 굳어졌다.”고 했다. 현지 검토진의 의견과 비슷했다.

▲ 제16회 농심신라면배 1차전이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 중국 사람들에게 이곳 찾아가는 길을 물으면 구멍이 숭숭 뚫린 것 같이 생긴 건물 옆에 있다고 대답해 준다. 오른쪽 건물 얘기다.

▲ 베이징의 아침 풍경. 아침이나 점심이나 저녁이 가까워올 때나 하늘은 늘 저 색이다.

퉈자시는 저단 시절 농심신라면배 선봉으로 나와 4연승을 거둔 바 있다. 중국은 기대만발이다. 한국은 23일 3국에 강동윤 9단이 나간다. 강동윤은 검토실에 나오지 않고 컨디션을 조절했다. 강동윤에게 한국 첫승에 대한 기대가 쏠린다. 3국도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김승재 6단이 이 대국을 오로대국실에서 해설할 예정이다.

농심신라면배는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한다. 총규모는 10억원,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 제1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 명단
한국 박정환ㆍ김지석ㆍ강동윤ㆍ안성준 / 변상일
중국 스웨ㆍ미위팅ㆍ왕시ㆍ롄샤오ㆍ퉈자시
일본 이야마 유타ㆍ고노린ㆍ이다 아쓰시ㆍ무라카와 다이스케/ 이치리키 료

▲ 자, 이쪽으로.

▲ 복기를 마친 퉈자시가 베이징TV 생중계에서 승부처를 해설했다.

▲ 이치리키 료. 비록 이치리키 료가 연승을 하지 못했지만 일본은 불만스러워 할 것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개막전 승리를 했으니 이치리키 료는 제몫을 다했다.

◆ 제1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일정
본선 1차전 (중국 베이징)
10월 20일(월) - 전야제
10월 21일(화) - 1국
10월 22일(수) - 2국
10월 23일(목) - 3국
10월 24일(금) - 4국

본선 2차전 (한국 부산)
11월 28일(금) - 5국
11월 29일(토) - 6국
11월 30일(일) - 7국
12월 1일(월) - 8국
12월 2일(화) - 9국
12월 3일(수) - 10국

본선 3차전 (중국 상하이)
3월 3일(화) - 11국
3월 4일(수) - 12국
3월 5일(목) - 13국
3월 6일(금) - 14국

종합/ 퉈자시, 고전 끝에 중국 첫승 일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