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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신라면배 지난 대회 마지막 대국은 박정환 9단(오른쪽)과 스웨 9단(中)의 대결이었다. 중국의 승리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제16회 대회를 맞아 한국 대표 5명 박정환, 김지석, 강동윤, 안성준, 변상일이 한국의 통산 12차례 우승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간다.

‘단체전 불패!’ 한국바둑의 이 명성은 다소 힘을 잃었다.

중국바둑이 맹위를 떨치면서 상대적으로 예전 강성하던 때의 모습은 아니다. 한국ㆍ중국ㆍ일본이 겨루는 대표적인 국가대항 단체전, 농심신라면배는 15차례 진행되는 동안 11차례나 우승한 한국이 중국 3차례, 일본 1차례보다는 앞서고 있지만 근래 2011년 12회 대회부터는 ‘한 → 중 → 한 → 중’ 순으로 한국과 중국이 번갈아 우승하고 있다.

제1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20일 중국 베이징 쿤룬(昆仑) 호텔에서 막을 올린다. 이날 개막식과 기자회견을 열고 21일부터 24일까지 1차전(1~4국)을 주중한국문화원에서 벌일 예정이다. 박정환 9단, 김지석 9단, 강동윤 9단, 안성준 5단, 변상일 3단까지 한국 5명의 대표는 이날 막강 태극군단의 모습을 되찾고자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김지석은 국내선발 결승에서 탈락했지만 후원사 와일드카드를 받아 태극호에 승선했으며 나머지 4명은 선발전을 통해 대표가 됐다. 김지석은 이 대회에 다섯 번째 출전이다. 11회 대회 3연승, 13회 대회 4연승을 포함 통산 8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랭킹 2위이며 최근 컨디션도 좋아 와일드카드로 낙점됐다.

박정환은 14회 대회 첫 출전한 이래 3년 연속 출전한다. 랭킹1위의 무게감으로 14회와 15회 대회에 주장으로서 마지막 순번으로 나왔다. 14회 때는 중국의 셰허 9단과 장웨이제 9단을 연거푸 꺾으며 한국 우승을 이끌었다. 15회 때는 중국의 탄샤오 7단과 저우루이양 9단을 꺾는 활약을 펼쳤지만 중국 주장 스웨에게 졌다.

강동윤은 이 대회에 3차례(7회, 10회, 15회) 출전했다. 10회 5연승, 15회 2연승을 포함해 7승3패를 기록 중. 최근 랭킹4위, 다승랭킹 5위, 승률 76%(50승16패)라는 좋은 컨디션을 자랑한다.

안성준과 변상일은 비록 첫 출전이긴 하지만 타이틀 보유경험이 있거나 보유하고 있고, 상승세다. 안성준은 대표선발전 결승에서 나현을, 변상일은 김지석을 꺾었다. 한국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 중국과 일본의 대표들
중국은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주장으로서 중국 우승을 견인한 에이스 스웨 9단을 필두로 몽백합배 선수권자 미위팅 9단, LG배 선수권자 퉈자시 9단, 이 대회에서 역대 6승4패를 거둬 온 왕시 9단, 항저우의 강호 렌샤오 7단이 대표로 나온다. 스웨ㆍ미위팅ㆍ퉈자시까지 3명이 시드를 받았고, 왕시와 렌샤오는 자국 선발전을 거쳤다. 이 중 미위팅과 롄샤오는 이 대회 첫 출전이다.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이 눈에 띈다. 일본 최강이면서도 자국 대회 일정과 겹치는 등 여러 사정으로 13회 대회부터 15회 대회까지 나오지 않았던 그다. 이야마 유타는 11회ㆍ12회 대회에 출전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일본으로선 이야마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

14회(2012~2013) 대회 때 다카오 신지를 제외하곤 모두 신예들로만 팀을 꾸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일본은(결과는 평작에 그쳤지만) 15회 때 대만 출신 일본기원 소속기사 장쉬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일본은 이야마 유타, 고노 린 9단, 이다 아쓰시 8단,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 이치리키 료 7단이 출전한다. 역대 성적을 보면 이야마 유타 2패, 고노 린 3패, 이다 아쓰시ㆍ무라카와 다이스케 1패씩. 이치리키 료는 첫 출전이다.

사이버오로는 1국부터 4국까지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1차전의 모든 대국을 상세한 해설과 함께 생중계한다. 먼저 1국은 근래 '초단 돌풍'을 일으켰던 화제의 주인공 박창명 초단이 맡는다. 2국은 정상급 기사들이 혼비백산하게 하는 ‘반항아 바둑’ 김진휘 2단이 해설 마이크를 든다. 신예들의 신선한 눈으로 정상급 대결을 해부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어서 3국은 ‘상남자 짐승재’ 김승재 6단이, 4국은 ‘레전드 폭풍’ 송태곤 9단이 해설한다.

생중계는 21일부터 매일 오후3시(한국시각)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펼쳐진다. 데스크톱 PC에서 감상한다면 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우측 상단의 ‘대국실 입장하기’ 버튼을 눌러 대국실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에선 구글플레이라는 앱장터에서,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에선 애플 앱 스토어를 통해 ‘오로바둑’을 내려 받아 이용하면 된다.

■ 만약 박정환 또는 김지석이 선봉으로 나간다면?
보통 선봉으로 신예&막내를, 주장으로 맏형&에이스를 내보낸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큰 뒤쪽 순번에 경험과 노련미, 실력을 두루 갖춘 사람이 필요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첫 출전인 변상일이나 안성준이 선봉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창명 초단은 “두 사람은 2, 3연승쯤은 충분히 해줄 전력이다. 안성준 5단은 대세관이 좋고, 변상일은 형세판단과 수읽기가 충실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송태곤 9단은 “변상일 3단이나 안성준 5단이나 잘 해주겠고 경험이 풍부한 안성준 5단이 좀 더 기대된다.”고 한다.

한편 허를 찌르기 위해 선봉으로 박정환이나 김지석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실제로 12회 대회 때 이세돌 9단이 선봉으로 깜짝 등판한 바 있다. 그때 중국 왕시 9단과 일본 이야마 유타 9단을 꺾으며 2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곧바로 셰허 당시 7단에게 져 연승에 제동이 걸리자 한국이 불리한 입장에 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박정환이나 김지석이 선봉이 되면 어떤 상황이 될까.

“일단 가능성이 너무 낮다. 0 퍼센트 아닌가?”라던 송태곤 9단은 이내 “그러나 막상 두 사람 중 한 명이 선봉으로 나선다면 ‘홀로 전승 우승’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물론 ‘모험이지만 잘 풀린다면’이 전제된 얘기다). 박정환 9단이 선봉으로 나오겠다고 하면 다들 뜯어말릴 것 같고, 맏형인 김지석 9단이 선봉 의사를 표명하면 ‘형이 한번 보여주시라’라고 할지도 모른다.”며 웃는다.

각국 선봉이 누구일지, 어느 나라 대 어느 나라의 대결로 시작할지는 모두 20일 저녁 개막식에서 밝혀진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표 5명씩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격돌하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이 후원한다. 총 규모는 10억원,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을 지급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다.

◆ 일정
한국 : 박정환 9단, 김지석 9단, 강동윤 9단, 안성준 5단, 변상일 3단
중국 : 스웨 9단, 미위팅 9단, 퉈자시 9단, 왕시 9단, 롄샤오 7단
일본 : 이야마 유타 9단, 고노린 9단, 이다 아쓰시 8단,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 이치리키 료 7단

◆ 명단
본선 1차전 (중국 베이징)
10월 20일(월) - 전야제
10월 21일(화) - 1국
10월 22일(수) - 2국
10월 23일(목) - 3국
10월 24일(금) - 4국

본선 2차전 (한국 부산)
11월 28일(금) - 5국
11월 29일(토) - 6국
11월 30일(일) - 7국
12월 1일(월) - 8국
12월 2일(화) - 9국
12월 3일(수) - 10국

본선 3차전 (중국 상하이)
3월 3일(화) - 11국
3월 4일(수) - 12국
3월 5일(목) - 13국
3월 6일(금) - 1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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