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리는 순간이 왔다. 한국바둑은 어디로 갈 것인가. 삼성화재배는 그 자체가 한국에겐 배수진을 칠 곳이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했던 이세돌(오른쪽)은 중국의 절대 고수 천야오예와 32강 1회전에서 대국한다.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 강동윤 1승씩
상하이에서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펼쳐진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 1회전에서 한국은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 강동윤까지 5명이 1승을 거뒀다. 4일 1승을 추가하면 바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중국은 우광야, 추쥔, 구링이, 스웨, 탕웨이싱, 리쉬안하오, 창하오, 뉴위텐, 천야오예, 구리까지 10명이 1승씩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이 밖에 일본 고마쓰 히데키가 에릭루이(美)를 누르고 1승을 거뒀다.
사이버오로는 4일 박정환vs구리의 승자전을 오로대국실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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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지난 속보)
신(臣)에게는 아직 삼성화재배가 남아 있나이다
한국바둑은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바둑에서 세계최강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수많은 인재들을 바탕으로 말달리며 추격하는 중국에 떠밀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18년 만에 무관으로 전락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올해의 위기는 근년의 양상과는 또 다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몇 개 기전을 중국에 양보하면 다시 힘을 추스러 다른 기전에서 힘을 내곤 했다. 그러나 2013년 한국은 응씨배, LG배, 백령배, 춘란배 등에서 속절없이 우승을 놓쳤다. 급기야 6월의 LG배와 8월의 몽백합배에서 한국은 ‘16강서 전멸’이라는 궤멸적 파국을 맞이한다.
이제 남은 기회는 삼성화재배뿐이다. 이세돌이 전날 “나와 한국바둑은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고 했던 것은 이런 비장한 심정 속에 나온 것이다.
자, 이제 시작됐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32강 더블일리미네이션 1회전 열여섯 대국이 3일 정오(현지시각 오전 11시)에 중국 상하이 창펑 메리어트 호텔 특별대국장서 출발했다.
사이버오로는 모든 대국을 수순 중계하며 이 중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세돌-천야오예 판을 아이즈 7단★의 촌철살인 해설과 함께 생중계한다.
지난 대회부터 우승상금을 3억원으로 증액한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최고 반상(盤上) 스타인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이 ‘세기의 대결’을 벌인 끝에 이9단이 2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세돌 9단은 1국과 최종국에서 반집승하는 등 도합 1집으로 삼성화재배 사상 최초로 네 번째 우승에 성공,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삼성화재배 본선출전 기사명단
한국(13명 출전) : 이세돌 9단‧박정환‧최철한 9단(이상 전기시드), 김지석․강동윤․조한승 9단, 안성준 5단(이상 국가시드), 박영훈․송태곤 9단, 한웅규 5단(이상 일반조), 서봉수 9단(시니어조), 이민진 7단, 오정아 2단(여자조)
중국(15명 출전) : 구리 9단(이상 전기시드), 천야오예․저우루이양 9단(이상 국가시드), 스웨․추쥔(邱峻) 9단, 뉴위톈(牛雨田) 7단, 우광야(鄔光亞) 6단, 구링이(古靈益)․탕웨이싱(唐韋星)․랴오싱원(廖行文) 5단, 리쉬안하오(李軒豪)․판윈뤄(范蘊若)․커제(柯洁) 4단, 퉈자시 3단(이상 일반조), 창하오 9단(와일드카드)
일본(3명 출전) : 다카오 신지․유키 사토시 9단(이상 국가시드), 고마쓰 히데키 9단(시니어조)
미국(1명 출전) : 에릭 루이(Eric H. Lui) 아마7단(월드조)
1신/ 이세돌 천야오예 '속기인가?'
마치 제한시간이 없는 바둑리그나, 10분 40초 3회의 지지옥션배 또는 한국물가정보배를 보는 것 같다. 한국형 속기 수준의 빠르기로 이세돌vs천야오예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50수 즈음해서 서로 잘 어울린 형세라는 아이즈 7단★의 판단.
● 이세돌 ○천야오예 (47수 진행)
2신/ 이세돌, 우세 확신?
"한 칸을 뛰나?"
흑의 75수를 본 아이즈 7단★이 낮은 톤으로 혼잣말했다. 조금 우세를 확신해서는 도저히 둘 수 없는 수. "예전의 이세돌 9단이라면 형세가 아무리 좋아도 저런 수는 두지 않는다."고 아이즈 7단★은 덧붙인다. 천야오예 9단은 '어유 다행이다'라는 듯이 냉큼 76으로 좌하를 보강한다.
● 이세돌 ○천야오예 (75수 진행)
▲ 대국에 앞서 박정환이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 32강 더블일리미네이션 1회전이 펼쳐지고 있는 대국장.
▲ 랴오싱원(中)와 맞붙은 박정환(왼쪽).
▲ 구리(中)의 대국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민진이 기권하면서 32강 유일의 여자기사가 된 오정아(왼쪽)가 창하오(中)와 대국하고 있다.
▲ 판윈뤄(中)와 맞서는 강동윤(왼쪽).
▲ 백령배 챔프 저우루이양과 대국하고 있는 박영훈(왼쪽).
3신/ 이 시간 현재 32강 우리 기사들 대국 현황(한국시각 오후 2시 50분)
박정환vs랴오싱원 : 박정환이 실리도 좋고 양곤마도 공격해 희희낙락의 형세다.
●박정환vs○랴오싱원
송태곤vs리쉬안하오 : 송태곤이 실리로 앞선다. 변수는 중앙. 리쉬안의 중앙이 갑자기 불어날 수도 있다.
●송태곤vs○리쉬안하오
한웅규vs추쥔 서로 간 집을 중시하는 바둑. 우변이 승부처가 될 것 같다.
●한웅규vs○추쥔
김지석vs커제 김지석이 초반 전투에서 실패해 커제의 좌변이 커졌다. 우변 공격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게 김지석 스타일. 이런 바둑도 잘 이긴다.
●커제vs○김지석
최철한vs퉈자시 구리 하면 힘 천야오예 하면 타개 이런 식으로 선이 뚜렷하지만 퉈자시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다. 이것이 퉈자시의 장점이기도 하다. 중앙 삭감을 성공한 퉈자시가 반면 10집의 우세를 지켜갈 것으로 보인다.
● 퉈자시vs○최철한
조한승vs뉴위텐 서로 상대 진영을 쳐들어가 타개에 성공했다. 아직 먼 바둑. 좌상귀 패맛이 변수다.
● 뉴위텐vs○조한승
안성준vs스웨 스웨가 상변에서 선수로 타개에 성공해 집으로 앞선다. 하지만 전투의 주도권은 안성준이 쥐고 있다.
● 스웨vs○안성준
오정아vs창하오 오정아가 이변의 주인공이 되려면 중앙 타개를 아주 잘해야 한다.
● 창하오vs○오정아
강동윤vs판윈뤄 강동윤이 타개에 자신감을 가졌다. 실리도 앞서고 기세싸움에서도 앞섰다.
● 강동윤vs○판윈뤄
4신/ 꼭 잡아야 한다
이세돌vs천야오예 대국은 중반이다. 천야오예가 약간 비세를 느끼면서 우변에서 실리를 지키며 버텼다(133). 이 때문에 천야오예의 좌중앙 백 대마가 몹시 위험해 보인다. 그리 큰 차이가 아닌 상황에서 천야오예가 한 번 버텼기 때문에 이세돌은 반드시 잡으러 가야한다. "잡지 않고서 이기기는 만만치 않다"는 아이즈 7단★의 분석.
● 이세돌 ○천야오예 (134수 진행)
5신/ 이세돌, 시간패
천야오예와 대국하던 이세돌이 시간패했다. 이세돌이 천야오예의 대마를 잡으러 가던 도중이었다. 잡지 못하면 이세돌이 지는 형세였고 변화는 복잡하지만 잡기는 어려운 장면이었다.
끝난 판이 여럿 더 있다. 서봉수가 우광야에게 졌고, 송태곤이 리쉬안하오에게 졌다. 한편 중일전을 보면 구리가 유키사토시에게, 구링이가 다카오신지에게 이겼다.
남은 대국을 보면 한국의 전체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강동윤이 판윈뤄에게 이겼고, 저우루이양과 대국하는 박영훈은 유리하다. 조한승, 김지석, 최철한도 유리한 형세다. 박정환은 타개가 승부고, 창하오와 대국하는 오정아는 국면이 엷어서 승리까지는 어려울 듯하다. 안성준과 한웅규는 형세가 좋지 못하다.
6신/ 한국 줄줄이 이어지는 승전보
김지석, 박영훈, 박정환이 추가로 승전보를 전해왔다. 조한승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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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ㅣ 월간바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