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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국 복기를 마친 이세돌(왼쪽)과 구리는 시상식장으로 이동했다. 트로피를 받은 후엔 기자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지독한 승부근성으로 우승한 이세돌 9단도 대단했고,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구리 9단의 플레이도 인상 깊었다.

한국과 중국의 바둑 영웅 이세돌과 구리가 라이벌 대결의 진수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었고, 한중의 해설자들은 예측을 불허하는 변화에 땀을 흘렸다. 과연 명승부였다

13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에서 펼쳐진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3국(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에게 270수 만에 흑반집승을 거두면서 종합전적 2-1로 우승했다.

이세돌과 구리는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40세 아니 50세 60세가 되어서도 일류의 대결을 펼치자고 약속했다.


이세돌

- 여전히 구리 9단과 만나면 흥분되고 이기고 싶은 마음인가?
“이기고 싶은 마음이라기보다는 설레고 기쁘고, 그런 마음이다.”

- 40살 넘어서도 일선에서 뛰겠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일류기사로서 말인가?
“40살 뿐 아니라 환갑 넘어서까지 활동하고 싶지만 그건 무리인 것 같고, 40살까지는 일류기사로서 활약하고 싶다.”

- 결승을 앞둔 기자회견 때 구리 9단은 술 한잔 하고 싶은 친구라고 했는데 언제 권하겠는가?
“이번 대회에서 구리 9단과 2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내용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비겼다고 할 수 있다. 구리 9단이 나중에 우승하면 제가 중국으로 찾아와서 술을 사 주고 싶다.”

- 바둑에서 더 강해지고 싶은 분야는?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가장 약한 부분은 초반이다. 오늘 대국 후반에 집중력이 약해진 걸 느꼈는데 체력 때문인 것 같다. 체력 보강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느낀다. 구리 9단과 앞으로도 많은 승부를 해야 할 텐데 거기에 대비해야 하지 않겠나.”

- 어떤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특별한 운동을 하고 있지 않다. 조깅이라든지 등산을 계획했었는데 사실상 지금 하는 것은 아니라서 앞으로는 다양하게 체력 보강을 위해 운동을 하려고 한다.”

- 이세돌 9단이게 ‘바둑’이란 무엇인가?
“바둑은 ‘지극히 지적인 게임’이며 ‘두 사람이 만드는 작품’이다”


구리

- 1국에서 3국까지 모두 우세한 내용을 보여주고도 결국 우승을 놓친 이유는 무엇인가?
“3번의 대국에서 전반적으로 제 실력을 잘 발휘한 것 같은데도 진 걸 보면 역시 이세돌 9단보다 내가 한수 낮은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열심히 공부하겠다.”

- 결혼식 소식은?
“이세돌 9단은 40살까지 활약하고 싶다고 하는데 저는 40살 뿐 아니라 50, 60살 때까지 이세돌 9단과 바둑으로 겨루고 싶으니 어쩌나. 그러자면 결혼식을 빨리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 이번까지 이세돌 9단과 세계대회 결승에서 3번 만났다. 또 언제 만날 것 같나?
“60살 때까지 승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으니 그렇게 보면 지금은 초창기다. 개인적으로는 이세돌 9단과 100판 정도 바둑을 두고 싶다.”

- 체력 보강을 위해 운동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수영이나 축구를 한다. 상반기에 몸 관리를 못하다 보니까 성적도 떨어졌던 거 아닌가 싶다. 하반기에 체력보강을 잘하면서부터 성적이 좋아졌다. 앞으로는 체력 관리를 성실히 해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잘 거두겠다.”

- 자신에게 ‘바둑’이란 어떤 것인가?
“저는 8자로 표현하곤 한다. 천변만화변화무쌍(千變萬化變化無雙)이 그것이다.”

▲ 상금보드를 든 이세돌과 구리. 가장 왼쪽은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 가장 오른쪽은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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