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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전투도 괜찮았고, 이후 왕시의 무리한 공격을 응징하며 승기를 잡았다. 많이 유리하다고 보고 물러섰는데 하변에서 백이 잘 뒀으면 위험한 바둑이었다." - 최철한 9단의 국후소감

3연승으로 탄력받은 왕시의 날렵한 행마에 최철한이 묵직한 철퇴를 내렸다. 11월 30일 서울 농심본사 도연관 19층에서 열린 제14회 농심辛라면배 본선 9국에서 최철한 9단이 253수 만에 흑불계승 하며 중국연승을 끊고 한국 쪽으로 흐름을 돌렸다.

확실히 '육박전'은 최철한이 강했다. 포석 후 바로 벌어진 좌변 몸싸움에서 반면이 거의 정리돼 첫 승부처였던 중앙 전투에서 흑이 주도권을 잡자 반면에 변화의 여지가 많이 없어졌다.

아직 몸이 덜 풀렸는지 중반이후 최철한 스타일의 강력한 공격은 없었다. 또 우상변에서 석 점으로 늘어 안정을 택한 수가 승패를 떠나 의문이었다. 휘청하던 중앙 백대마의 숨통이 트이고 계가 바둑의 흐름이 되면서 한때 백도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백이 우하변에서 붙여 수를 내러 간 것이 화근으로 오히려 백이 대손해를 보며 이곳에서 흑승이 확정됐다.

마지막 부분이 아찔했는지 1승한 최철한의 복기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주요대국에서 패한 것이 컨디션에 영향을 줬는지 묻자 최철한은 "진 것은 진 것이고, 농심신라면배는 단체전이라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왔다. 뒤에 박정환 9단이 있지만, 최하 3연승은 해줘야 내 몫을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나이로는 내가 주장이지만, 랭킹도 박정환 9단이 더 높고, 최근 컨디션이 저조한 것이 부담되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2차전 출전이유를 밝혔다.

최철한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주장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이다. 무라카와에 대해 최철한은 "일본에서 요즘 상승세인 기사로 알고 있다. 기보를 봤는데 일본바둑답지 않게 힘이 좋은 바둑이라 느꼈다. 그러니 초반에 힘으로 눌러주겠다."고 평했다.

이 대국도 이겨 3차전까지 최철한이 나온다면 중국 측은 상대전적에서 강한 천야오예 9단을 출전시킨다는 설도 검토실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최철한은 "껄끄러운 상대지만 연승전은 먼저 1승을 한 것이 심리적으로 중요하다. 상대가 천야오예라도 기세를 이어 1차 목표인 3연승까지 할 것이다."는 임전소감을 남겼다.

12월 1일 서울 농심본사에서 벌어지는 2차전 마지막 대국도 오후 2시부터 열린다. 본선 10국도 사이버오로에서 생중계하며 대국실 해설은 이지현 3단이 맡았다.

농심辛라면배는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한다. 총규모는 10억원, 우승팀 상금이 2억원이며, 본선대국자가 3연승하면 연승상금(1,000만원 : 3연승 후 1승을 더할때마다 1,000만원 추가)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이며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3개국(한중일) 대표

한국 : 박정환 9단(93년), 최철한 9단(85년), 김지석 8단(89년), 이호범 3단(92년), 이동훈 초단(98년)
중국 : 셰허 9단(84년), 장웨이제 9단(91년), 천야오예 9단(89년),탄샤오 7단(93년), 왕시 9단(84년)
일본 :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90년), 안자이 노부아키 6단, 후지타 아키히코 3단(91년),다카오 신지 9단(76년), 이다 아쓰시 3단(94년)

▲ 왕시의 3연승은 최철한의 손에 막혔다.

▲ 최철한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이다.

▲ 본선 10국은 12월 1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최철한, 중국연승에 '철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