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왕시가 바로 일본기전에서 뛰면 3관왕 이상은 하지 않을까?" - 지난 27일 후지타 아키히코와의 바둑을 보던 중 검토실의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이어진 7국에서 한국의 김지석에게도 완승을 한 왕시는 29일 다시 일본의 안자이 노부아키 6단과 대결한다.
안자이 노부아키는 85년생으로 최철한 9단과 동갑이고, 왕시 9단보다는 한 살 어리다. 세계대회 예선전에 자주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본선진출에 성공한 적이 없고 일본 내에서도 신인왕전 준우승 외에는 내세울 성적이 없는 기사다. 이미 2004년 삼성화재배 결승까지 올라 이세돌과 번기승부를 가졌던 왕시와는 기록 면에서도 격차가 크다.
지난 7국까지 왕시는 농심신라면배에 총 8번 출전해 5승 3패 했다. 2005년 중국주장으로 나와 이창호 9단(승)과 최종국을 가졌었고, 2007년 제9회 대회에서는 홍민표, 고노린, 조한승을 연파하며 3연승도 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왕시의 우세는 선명하다.
이변이 있을까? 한국팬들 입장에서는 오늘의 승패보다는 내일의 출전선수가 더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박정환'일까 아니면 '최철한'일까? 원래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는 농심배 우승경험이 있는 최철한 9단이 유력했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이 29일 현재 중국 허베이(河北)에서 갑조리그 대국을 두고 있다는 점이나 최철한이 28일 검토실에서 끝까지 왕시의 대국을 지켜본 정황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는 최철한이 본선 9국에 출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전반적인 검토실 분위기도 '최철한'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14:20 - 왕시의 흑번
돌가리기에서 왕시 9단 흑을 잡고 우변에 중국식포석을 펼쳤다. 안자이 노부아키는 좌하변에 소목날일자 굳힘, 좌상변은 화점걸침에도 날일자로 받아주었다. 백은 바로 우상변 삼삼에 침투한다. 대국실 해설을 하는 한상훈 6단은 "이 배석에서 삼삼은 최근 한국바둑에서 자주나오는 진행이다."라고 말한다.
●왕시 ○안자이 노부아키 42수 진행 - 초반진행은 상당히 빠르다
14:50 - 백의 장고
우중앙에서 전투가 이어지지만, 배석상 흑이 유리한 접전이다. 안자이는 다음 한수를 두고 10분 정도 장고후에 백50을 착점했다. 우하귀의 맛을 노리기보다는 중앙으로 진출해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무난히 타개한다면 흑진을 깬다는 의미도 있지만, 만약 흑이 강공으로 나오면 과연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선택권은 이제 흑에게 돌아갔다. 한상훈 6단은 "백이 좀더 변화를 구해야한다. 서로 무난히 집을 굳히면 흑이 좋은 형세다."는 평이다.
●왕시 ○안자이 노부아키 50수 진행 - 흑이 주도권을 잡은 흐름이다
15:20 - 한상훈의 형세판단
71수까지 진행된 반상을 보고 한상훈 6단은 "백은 하변 10집, 우상귀 9집, 좌상 6집 가량에 좌하귀를 15집 이상으로 보면 40집이 두텁다. 흑은 좌변을 덤이라고 보면 하중앙 10집, 상변도 30집 가까이 난다. 집으로만 비교해도 우하귀 흑집만큼 백이 불리하다."고 형세판단했다.
●왕시 ○안자이 노부아키 71수 진행 - 덤을 제하고도 10집 이상 흑이 유리하다
15:40 - 대변화
좌상귀 패싸움과정에서 백은 중앙의 대마를 내주는 변화를 선택했다. 이제 집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형세다. 왕시의 무난한 3연승이 예상된다.
●왕시 ○안자이 노부아키 104수 진행 - 흑이 남은 끝내기를 모두 받아줘도 10집이상은 남는 형세다
16:20 - 왕시 3연승
●왕시 ○안자이 노부아키 159수 흑불계승. 왕시 9단이 2007년에 이어 다시 3연승을 기록했다. 한국기원은 30일 본선 9국에 출전할 다음 대국자가 최철한 9단이라고 발표했다. 자세한 소식은 종합기사로 전한다.
○● 제14회 농심신라면배 2차전 해설일정
대국장소 : 서울 농심 본사 도연관 19층
대국시작 : 오후 2시
11월 30일 제9국 : 해설 허진 2단
12월 1일 제10국 : 해설 이지현 3단
○●한중일 대표선수 명단
한국 : 박정환 9단(93년), 최철한 9단(85년),
김지석 8단(89년), 이호범 3단(92년), 이동훈 초단(98년)
중국 : 셰허 9단(84년), 장웨이제 9단(91년), 천야오예 9단(89년), 왕시 9단(84년),
탄샤오 7단(93년)
일본 :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90년), 안자이 노부아키 6단(85년),
후지타 아키히코 3단(91년),다카오 신지 9단(76년), 이다 아쓰시 3단(94년)
▲ 2007년에 이어 두번째 3연승에 성공한 왕시 9단
▲ 일본 4번째 출전자 안자이 노부아키 6단.
▲ 안자이 노부아키가 패해 일본은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 1명이 남았다. 토요일 10국에서 출전할 예정.
▲ 8국 검토인 천야오예와 씨에허. 왕시가 8국에서 이겨 2차전은 둘 다 대국할 필요가 없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