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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 자신의 손으로 한국 우승을 결정 지을 뻔했던 김지석 8단이 나왔다.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7국 한국 3번째 주자 김지석 대 중국 2번째 주자 왕시 9단의 대결이 28일 오후 2시 신대방동 농심 도연관에서 시작됐다. 김지석은 왕시의 2연승 저지라는 임무를 맡고 나왔다.

입회에 차수권 6단. 돌을 가려 김지석이 백을 들었다. 검토실엔 정상급 기사들이 대거 몰렸다. 최철한 9단, 원성진 9단의 ‘황소’들과 이영구 9단, 이태현 4단 , 진시영 5단, 한웅규 4단, 박승화 5단 등이 바둑판을 앞에 두고 머리를 맞댔고 일본의 남은 선수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도 바짝 이들 곁으로 다가 앉았다.

역대 농심신라면배에서 김지석은 제11회 때 처음 대표로 선발됐다. 이때 선봉으로 나서 3연승(對야마시타 게이고, 딩웨이, 다카오 신지)을 거뒀고, 제13회 때 3번째 주자로 나와 4연승(對탄샤오, 야마시타 게이고, 퍄오원야오, 구리)을 거둔 바 있다. 이게 지난 대회. 중국 주장 셰허까지 꺾었더라면 한국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역전패 당하고 만다.

왕시는 제6회 때 첫 선을 보였다. 이때 주장으로 나와 이창호 9단에게 패배했지만 제9회 때 2번째 주자로 나서 3연승(對홍민표, 고노 린, 조한승)을 거둔다. 제10회 대회 때는 야마다 기미오 9단에게 패배해 단번에 탈락했고 제12회 대회는 선봉으로 나와 한국 선봉으로 나온 이세돌 9단의 제물이 됐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3번째 주자로 나서 하루 전 후지타 아키히코 3단에게 승리를 거뒀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을 오로대국실에서 안성준 4단의 해설과 함께 생중계하며 주요 대목은 속보로 전한다.

지난 대회까지는 각국 선수단은 대국 종료 후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다음 대국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번 대회부터는 당일 대국 종료 전까지 다음날 대국자 명단을 주최측에 제출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총규모는 10억원,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대표 선수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승패를 겨루는 농심신라면배는 1회 대회부터 6회 대회까지 한국이 6연패했으며, 7∼9회 대회에서는 일본, 한국, 중국이 한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졌고 10∼12회 대회는 한국이 3연패를, 13회 대회는 중국이 패권을 차지했다. 통산 우승 횟수는 한국 열 차례, 중국 두 차례, 일본 한차례다.

○●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서울 농심 도연관, 오후2시 시작
11월 26일 제5국 : 홍기표 5단
11월 27일 제6국 : 김영삼 9단
11월 28일 제7국 : 안성준 4단
11월 29일 제8국 : 한상훈 5단
11월 30일 제9국 : 허진 2단
12월 1일 제10국 : 이지현 3단

○●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한중일 3국 대표
한국 : 박정환 9단(93년), 최철한 9단(85년) 이동훈 초단(98년), 이호범 3단(92년), 김지석 8단(89년)
중국 : 셰허 9단(84년), 장웨이제 9단(91년), 천야오예 9단(89년), 왕시 9단(84년), 탄샤오 7단(93년)
일본 :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90년), 안자이 노부아키 6단(85년) 다카오 신지 9단(76년), 이다 아쓰시 3단(94년), 후지타 아키히코 3단(91년)

○●… 김지석 두터움, 왕시 실리 (71수 진행)
백을 든 김지석이 두텁게 판을 짠다. 대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대국 개시 후 30분 만에 70수를 넘기고 있다. 수읽기가 많이 필요한 장면인데도 두 기사 모두 망설임 없이 척척 둔다. 형세는 팽팽하다.

○●… 본격적인 전투 시작 될 듯(73수 진행)
좌하변에 김지석이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전운이 감돈다.

○●… "좋은 수네요" (76수 진행)
좌하변은 별일 없었다. 김지석이 우상변 쪽으로 손을 돌리는데(76), 안성준 4단이 찬탄한다. "좋은 수네요" 이 수로 흑을 납작하게 만들 수 있다. 이곳에서 득을 보면서 백이 집으로 득을 꽤 봤다.

○●… 다시 전투 (101수 진행)
전투는 좌변에서 다시 불붙는다. 두 사람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선수를 잡아 반상 최대인 상변을 차지하는 것. 하지만 좌변에서 너무 큰 상처를 입으면 안 된다.

○●… 두점 머리를 두 대나? (104수 진행)
김지석이 초실전적인 수를 들고 나왔다. 치받고 젖히는 수는 형태로만 봤을 때는 흑에게 두점머리를 두 대나 맞은 형태.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매우 적절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안성준 4단은 "생각지도 못한 수 이지만 좋은 수. 백이 잘 됐다"는 의견을 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