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포석도 중반도 서로 만만치 않았다. 후반은 내가 유리해 좀 안일하게 뒀는데 제대로 뒀으면 쉽게 이겼을 것이다." - 백홍석 9단의 국후총평 중
우승문턱에 다가선 백홍석!
바둑판 위에 서너 개의 돌을 올리며 패배를 시인한 당이페이. 기분이 상한 듯 복기없이 바로 돌을 들어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바둑평론가는 말했다. "돌을 뜯는 것인가, 마음을 뜯은 것인가?"
5월 15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4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3국에서 백홍석 9단이 당이페이 4단을 상대로 241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형세는 시종일관 팽팽했다. 해설에서도 유불리가 매 순간 바뀌었던 난전이었지만, 종반을 견뎌낸 백홍석 9단이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송태곤 9단은 "마지막 서로 어려운 중앙싸움에서 백이 174로 이은 것이 패착이었다. 흑의 손이 중앙을 향하며 미세하나마 흑승이 결정되었다. 백홍석 9단이 괴로운 순간이 많았는데 계속해서 잘 버티면서 역전에 성공했다."고 해설을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 3국을 5번기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표현하지만, 특히 역대 BC카드배에서는 3국을 제압한 자가 모두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번은 어떨까?
백홍석 9단은 "다음 대국도 지금처럼 즐기며 재미있게 두겠다. 다른 준비는 없고, 4국도 내 스타일을 지키겠다."며 여유있는 임전소감을 남겼다.
당이페이의 습관적인 '째려보기'에 대해서도 "중국의 어린 기사 중 가끔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이 있다. 이미 익숙해져 있어 신경쓰이지 않았다. 오늘 대국에서는 바둑판만 바라봤다."고 말했다.
결승 4국은 16일 오후 1시부터 허영호 9단의 해설과 함께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중계된다. 아이폰ㆍ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에서도 <오로바둑> 앱을 통해서 중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금(총상금 약 8억 3천만원)을 자랑하는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세계 최초의 컷오프 상금제 대회를 도입했으며 국내외 프로, 아마추어 등 모든 바둑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전면적 오픈제 방식을 채택한 세계대회다. 제한시간으로 각자 2시간에 초읽기 60초 3회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