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이페이 4단은 복기를 짧게 하고 나서 한국기원 지하의 바둑TV라운지로 내려와 중국 시나바둑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중국에서 당이페이는 헤이마(다크호스)로 불린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도 지난해까지 세계대회 활약이 거의 없었던 당이페이의 결승 진출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중국 당이페이 4단이 백홍석 9단의 결승 상대가 됐다.
후반 들어설 때까지 완패의 위기를 맞고 있던 당이페이 4단은 끈끈한 승부호흡으로 박문요 9단의 심장을 흔들었고, 박문요 9단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끌려가다 대마를 잡히며 자멸했다.
1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4강전에서 당이페이 4단이 183수 만에 흑불계로 승리하며 마지막 무대까지 나아갔다.
목진석 9단, 이세돌 9단, 탄샤오 9단, 박영훈 9단 등 한중의 정상급 기사들을 꺾고 오른 당이페이 4단은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주목받아왔다.
그가 꺾은 기사 중 이세돌 9단과 탄샤오 5단은 한ㆍ중의 랭킹 1위들. 중국 국내에서조차 변변한 우승기록이 없던 당이페이 5단은 올해 패배를 잊은 듯이 달려왔고 박문요 9단을 자신의 세계대회 16연승의 제물로 삼았다.
중반부터 내내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승리를 눈앞에 두고 놓친 박문요 9단은 ‘멘탈붕괴’ 상황에 빠졌다. 이 바둑을 바둑TV에서 해설한 유창혁 9단은 “박문요 9단의 완승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지막 순간 보여준 수순들은 어이없는 착각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이페이 4단은 국후 “실리를 중시하다 두터움을 상대에게 내줘 불리했었다. 박문요 9단이 끝내기에서 승부를 보자고 했으면 내가 불리했을 것이다. 오늘 승리한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면서 “결승에 오기까지 겨뤘던 한국기사들에게 거둔 승리는 매번 역전승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백홍석 9단과 마주할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은 하루밖에 없으니까 휴식을 취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바둑팬 여러분께 좋은 바둑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5번기에 앞서 11일 오후 5시부터 웨스틴조선호텔 2층 오키드룸에서 기자회견이 열리며 12일부터 17일까지 결승5번기를 통해 네 번째 비씨카드배 우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결승1,2국은 5월 12,13일(토, 일)에 열리고, 하루 휴식을 가진 후 결승3국부터는 15,16,17일(화,수,목)에 벌어진다. 백홍석 9단과 당이페이 4단은 아직 한 번도 겨뤄본 적이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금(총상금 약 8억 3천만원)을 자랑하는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세계 최초의 컷오프 상금제 대회를 도입했으며 국내외 프로, 아마추어 등 모든 바둑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전면적 오픈제 방식을 채택한 세계대회다. 제한시간으로 각자 2시간에 초읽기 60초 3회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