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주먹'의 사나이는 비씨카드배 정상을 밟을 수 있을 것인가?
그 중요한 고비가 5월 9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다.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준결승, 백홍석 9단(韓 86년생) -후야오위 8단(中 82년생)의 대결이다. 다른 준결승 1판은 중국기사인 박문요 9단과 당이페이 4단의 대결로 10일에 같은 장소에 열린다.
'돌주먹'의 진가는 이번 제4회 BC카드배에서 더 크게 드러났다. 이세돌, 이창호, 최철한, 박영훈, 김지석 등이 우수수 떨어질 때 돌주먹 백홍석만이 중국기사들을 연파하며 준결승까지 치고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바둑의 위기'라는 바둑계 안팎의 진단도 백홍석에게는 부담이자 기회다. 백홍석이 준결승까지 홀로 진출했지만 바이링배 통합예선과 LG배 통합예선에서 한국의 저조한 성적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열성 바둑팬들은 '한국바둑의 위기'에 대해 더 큰 소리를 냈다.
5월 9일 한국 바둑계의 기대가 백홍석 한 사람에게 집중된 까닭이다. 돌주먹의 백홍석 또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백홍석은 지난 4월 17일 8강전에서 저우루이양을 이긴 후 "4강 이후에도 강자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계시니 다시 한 번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이라고 준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따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기적이란 다름아닌 '우승'을 말하는 것일게다.
백홍석의 컨디션은 올해 상당히 좋다. 한국리그와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등에서 패배를 입은 게 있지만 23승 6패로 다승과 승률 부문 베스트 5내에 있다. 게다가 장기인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돌주먹스러운 공격에 끈질긴 끝내기를 BC카드배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바둑계는 준우승만 9번을 한 백홍석이 이번에는 '한'을 풀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기에 너무 좋은 스토리라인이 펼쳐진다는 것, 적어도 결승 시리즈까지는 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 후야오위
백 9단에게 메이저 세계대회 4강은 지난 2006년 제11회 삼성화재배 4강 이후 6년 만이다. 물론 이벤트 성격이 강한 세계기전인 제23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의 준우승기록을 제외했을 때다. 백홍석은 공식 세계기전에서 중국 선수들과 29번 만나 18승 11패를 기록 중이라 중국 선수들에겐 대체로 강한 면모를 유지해왔다. 달리 '돌주먹'인가?
돌 주먹 반대편의 후야오위는 '이창호 저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저우허양과 비슷한 기풍이다. 두텁고 끈끈해서 휘어지기는 해도 잘 넘어지지는 않는 스타일이다. 세계대회 4강은 2007년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4강 진출 이후 5년 만이다.
백홍석은 9일의 대결에서 한국바둑의 '자존심'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백홍석 9단과 후야오위 8단의 준결승전은 9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사이버오로에서는 이현욱 8단이 인터넷 중계해설을 맡는다. 박문요 9단과 당이페이 4단의 4강전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BC카드배의 우승상금은 3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