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좋아하고 무엇보다 시원해서 짧은 머리스타일을 계속 유지한다." -박문요 9단의 국후 인터뷰 中"
치킨게임! 타협 없는 수읽기싸움은 절벽을 향해 치닫는 질주와 같았다.
16일 오후 5시에 시작된 제4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 두 번째 대국에서 박문요 9단이 천야오예 9단을 상대로 19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초반 잠시 포석을 하는가 싶더니 박문요의 신수로 서로 돌이 얽히기 시작한 이후에는 서로의 수읽기내공을 겨루는 사활과 맥의 향연이 펼쳐졌다.
목진석 9단이 승착으로 지목한 좌변 붙임 =>
흑돌과 백돌로 상변만을 빼곡히 채운 후 하변에서는 천야오예가 '발빠름'을 박문요는 '두터움'을 각각 선택했다.
후반 천야오예가 도처에서 실리를 챙겼지만, 박문요는 참고 참다가 단 한 번 칼을 빼서 천야오예의 흑대마를 도륙한다. 발버둥쳤지만 결국 20개가 넘는 흑돌이 잡혔고 승부도 바로 끝이었다.
바둑TV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 천야오예 9단은 약이 바짝 오른 모습인 데 비해 박문요 9단 덤덤하다. '무표정의 킬러'라 불러야겠다. 박문요9단이 백142로 붙여 놓은 수가 오늘의 승착이다. 초반부터 볼거리가 많았고 깊은 수읽기를 필요로하는 내용이 많아 프로기사들이 연구소재로 삼을 만한 대국이다."는 멘트를 남겼다.
박문요 9단은 국후인터뷰에서 "비씨카드배에서 첫 4강이라 기쁘다. 준결승에서 만나는 당이페이는 중국내에서 최근 2년간 성적이 아주 좋은 신예기사다. 많이 두어보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10시부터 백홍석-저우루이양의 8강이 벌어지고, 씨에허-후야오위의 대국이 5시부터 이어진다. 4강과 결승 5번기는 5월 9일부터 17일 사이에 일정에 잡혀있다.
이세돌, 구리, 콩지에, 박영훈 등 과거 세계정상에 올라섰던 기사들은 줄줄이 탈락했다. 4강에 진입한 세계대회 우승경력을 가진 기사는 지난 15회 LG배에서 우승했던 박문요뿐이다.
저우루이양과 과 당이페이는 세계대회결승 경험조차 없지만, 한국의 백홍석은 제23회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 콩지에), 후야오위는 제11회 LG배(대 저우쥔신), 씨에허는 제8회 춘란배(대 이세돌) 준우승자로 이번 남은 8강전도 각자의 '우승한풀이'를 위한 치열한 대국이 예상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금(총상금 약 8억 3천만원)을 자랑하는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세계 최초의 컷오프 상금제 대회를 도입했으며 국내외 프로, 아마추어 등 모든 바둑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전면적 오픈제 방식을 채택한 세계대회다. 제한시간으로 각자 2시간에 초읽기 60초 3회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