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이는 사라졌다 . <원 공포>가 시작될까. 끝없는 야욕의 중국 구리 9단(왼쪽)을 맞아 원성진 9단은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구리 9단을 상대로 맞이해 상대의 빈틈을 꼭 찾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원성진 9단이 프로 데뷔 13년 만에 세계대회 첫 정상 등정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 중국 구리 9단과 맞선다.
오는 5일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1국이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에서 열린다. 휴식 없이 연속 진행되는 일정으로 6일 2국, 7일 3국까지 펼쳐진다(2-0이 나올 경우 6일 종료).
세계대회 7차례 우승으로 경험이 풍부한 구리 9단과 세계대회 4강 2번 진출(2002ㆍ2004년 LG배)에 그칠 뿐 한 번도 우승해 본 적이 없는 원성진 9단의 승부 예상은 구리 9단의 우세설에 무게가 실린다.
이른바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 따위의 경력을 중시하는 분석이다. 그러나 새 스타 탄생의 가능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세계대회 결승에 8번 올라 7번 우승을 만들어 낸 세계대회 우승제조기 구리 9단이라지만 그도 초기엔 ‘국내용’이라고 조롱받았다.
상대전적에서는 구리 9단이 3승 2패로 약간 우세하지만 최근 2번의 승리를 원성진 9단이 거뒀다(2008년 한중천원전).
또 원성진 9단은 지난해부터 꾸준한 상승 곡선을 보인다. 지난해 말 GS칼텍스배 우승을 차지한 이래 한국랭킹은 한때 2위까지 치솟았으며, 현재 3위에 올라 있다(구리-중국 4위). 승률랭킹 3위, 다승 5위다.
한국 팬들이 원 9단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9차례 우승으로 강세를 보이다 지난 2년간 중국에 삼성화재배 패권을 넘겨 준 한국은 이번 기에도 아주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었다. 한국의 투톱 이세돌ㆍ이창호가 8강에서 줄줄이 탈락했고 중국은 구리ㆍ콩지에ㆍ천야오예 등 한국 기사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기사들이 고스란히 살아남았던 것.
원성진 9단은 묵묵히 전진하며 본선에서 리쉬엔하오ㆍ왕타오ㆍ박영훈ㆍ천야오예를 꺾었다(구리 9단은 한국기사만 5명(박지은ㆍ이영구ㆍ이창호ㆍ김지석ㆍ나현)을 제압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결승행을 확정지은 후 원 9단은 “구리 9단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또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있으며, 구리 9단은 “원성진 9단에게 당한 지난 2번의 패배는 아팠다. 마음을 가벼이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생일대 중대한 승부를 맞이한 원성진 9단은 혈전보를 전해올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오(한국시각)부터 벌어지는 1국을 사이버오로는 <사이버오로대국실>에서 띨띨한박사 7단★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해설 및 중계는 모바일 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OS계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관전할 수 있다.
중앙일보와 한국방송이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보험이 후원하는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60초 초읽기 5회다.
